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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삣 Feb 07. 2020

어미까치의 마음

사는 맛 레시피(사랑의 맛)

꽃샘바람이 세차다.


봄이 오려는 길목에  나뭇가지들이 잠을 깨기 시작한다.'휘이잉 휘이잉'지난겨울에 떠나지 못한 마른 종이장 같은 낙엽 들이떨어져 나간다.


갈색 낙엽들은 '휘피리릭'메마른 땅바닥에 떨어지다 또 각을 꺾어 어디론가 날아간다.


바람이 세차게 부는 날 모든 나무들이 미친 빗자루처럼 춤을 춘다. 이리저리로 일렁이는 나뭇가지들이 서로 사스 락 거리며 부딪치는 모습이 나뭇가지로 칼싸움 하듯한다.


한참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데 한눈에 들어오는 장면이 있었다.


 바짝 마른나무 위의 한 마리 어미까치가 건너편 나뭇가지 위 까치집을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사방엔 아무도 없고 어미까치뿐이다. 바람은 더욱 세차게 분다.


사방 바람소리 가득하기만 하고 곧 비까지 내릴 것같이 우중  한데 혹시나 나뭇가지가 부러질까 새끼들이 바람에 날아갈까 걱정하는 어미까치의 모습이 바람 속에 묵묵히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정월이 지나면 까치들이 집을 짓는데 새끼를 낳고 나뭇가지로  쌓아서 그들만의 요새를 만든다.


얘네들도 낯선 이 가 쳐다보면 나뭇가지 쌓던 것을 멈추고 어디론가 날아간다. 그러다 무심코 지나면 까치 한 마리만 들어갈 수 있는 입구만 남기고 단단하게 까치집을 짓는 것이다.


그 속에 알을 낳 품고 알이 깨면 벌레 등의 먹이를 새끼 입속에 넣어준다."엄마 아빠 저 좀 더 줘요 깍까르르까꿍"서로 경쟁들이다. "그래 이 맛에 벌레 잡는 거지" 하며 부모 까치들은  또 숲 속으로 벌레 잡으러 간다.


새끼 새는 언젠가는 둥지를 떠난다. 홀로 먹이도 구해야 한다. 우리네도 다를 봐 없지만 어릴 적에 아동학대를 당하거나 부모로부터 상처를 받으면 용기가 없어 세상에 나가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새들의  날개를 다 꺾어 버리면 날아갈 수가 없는것같다고 생각이 든다.


자식에게 주는것은 먹이뿐만 아니라 먹이 구할 수 있는 법  삶과 잘 싸울 수 있는 창과 방패이다. 여기서 창과 방패는 교육과 사랑과 관심이다. 아니면 계속 싸워줘야 하거나 주저앉은 모습을 보고 살아가야 하는데 이게 보통 고통이 아니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것은 아픈 자식을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 이리라.' 혹시 까치 새끼가 잘못되어 바람에라도 떨어지면 어떡하지' 나까지 걱정이 되었다.


우리네도 아이 낳고 한밤중에 열이 나서 응급실로 달려가고 아이가 울면 어디가 아플까 하고 걱정과 근심 속에 아이들을 키웠다.


그 후

봄이 와서 꽃이 피고 여름 와서 숲이 울창해 까집은 보이지 않았고 가을로 접어들면서 서서히 보이 더니 겨울로 접어들어 나뭇잎이 옷을 벗으니 까치집이 선명히 보였다.


속 끓이던 어미 까치도 귀엽던 새끼 까치도 없고 봄의 그 까치집도 반파되었다. 둥지위로 살포시 눈이 내린다


까치 새끼가 성장해서 부모 품을 무사히 떠났을 테고  옆 나무에는 내년 봄에 또 다른 까치가 집을 짓고 새끼를 낳겠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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