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로 잠 못 드는 여름밤 보름인지 달이 그림을 뚫고 나올 듯 휘영청 밝다.
(월류정에 뜬 달그림)
베란다에 쪼르륵 모여있는 화분들이 달빛에 어스름하게 비치는데 시들어버린 애니시다 화분이 눈에 들어왔다.
'버릴까 말까'
새봄에 노란 꽃으로 기분 좋게 만들었던 애니시다 그 기억으로 시들어도 버리지 못했었다.
(네이버)
' 조금 기다리면 나아지지 않을까'
더 잘 자라라고 분갈이도 해줬는데 갈수록 노란 잎으로 변하며 잎을 떨구고
비실비실해져만 갔다.
노란 달빛에 선명하게 들어오는 애니시다화분이지만
볼 때마다 신경 거슬리는 것에 버리기로 했다.
'저거 치워야 되는데 그 좋은 기억이 뭐라고'
그 화분 흙속에 지렁이 한 마리를 애완용으로 키우는 게 아니면 말이다.
물건을 버릴 때마다 드는 생각이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의 홍상수감독의 영화제목이 생각이 난다.
화분에도 연이 있는 것 같다. 애니시다를 뽑아버린 그 화분에 다이소에서 산 발아시키고 있는 바질을 키울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