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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삣 Jun 26. 2024

 귤 타임캡슐을 미리 개봉할 수밖에

재미 한알

'가르랑 찌이익'

 전자제품이 고장으로 가는 것들은 소리부터 이상하다. 연일 30도를 넘어선 폭염으집안이 후끈거렸지만  에어컨 켜는 것은 싫고 해서 선풍기만 켜고 지냈다. 처음엔 선풍기 소리인가 했지만 자세히 들어보니 오래된 냉장고소음이었다.

 늘 잔잔하게 돌아가는 소리가 아닌 '치이익 가르랑찌이익'

듣기 싫은 소리가 냉장고 쪽에서 계속 나도 있었다.

장고를 열어보니 냉감이 덜하고

냉동고를 열어보니 린 바나나가 슬슬 녹고 있었다.

아뿔싸 이것은 as로 될 문제가 아닌 것 같아서 그날 밤에  바로 인터넷으로 냉장고를 할부로 주문했다.

 

  다음날 남편은 as 부르자고 하는데 진즉부터  냉장고를 교체해야 했었다.


 냉장고 서랍의 플라스틱이 나가고 기우뚱거리는 다리에 나무조각을 받치고 해서 쓴 지가 벌써 십여 년이 넘었기 때문이다.


 마트에서 잔뜩 장 봐서 냉장고를 채운게 후회되는 순간이다.


냉장고는 4~5 후에 온다고 하는데 그동안  제발 멈추지 말길 바라고 있을 뿐이다. 


 냉장음식은

김치 냉장고에 보관하면 되지만  고기 생선 바나나 얼린 마늘등 냉동식 재료가 문제이 때문이다.

냉동음식부터 먹어볼 생각으로 냉동고를 뒤  보니

 냉동고 한구석에 주홍빛의 페트병이 눈에 들어왔다.


원래는 작년겨울에 귤이 흔할 때 얼려서 올여름 가장 뜨거운 태양이 내리 쐬는  여름 한복판에서 타임캐슐 개봉하듯 먹으려 했었다.

상하기 전에 얼른 마셔야지 하며 귤즙과 탄산수를 섞었다. 다행히 마실만은 했지만 언 걸 녹여먹으니 산뜻한 귤향이 덜했다.


 지금 밖에는 비만 '주룩주룩'


 인생이 생각대로 척척되면 좋겠지만 약간씩 어그러지는 묘미가 있다.

사람이 계획해도 어찌할 수 없는 일이 있다면 '그 나름대로 받아들여야지'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귤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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