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달삣 Jul 13. 2024

취하선을 다시 보다가

재미 한알

취하선 영화를 다시 보니 그림 한 점이 눈에 들어온다.


붕어그림옆에 수심 가득한 여인이 앉아있는 모습이 보였다.


 장승업이 기생진홍에게 붕어그림을 그려주고 기약 없이 떠돌다가 잊을만하면 들이닥치고 해서 진홍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장면이다.


이 장면에서 김여진이란 배우도 다시금 보게 되었다.

김여진 배우는 사랑을 갈구하나 사랑받지 못하는 여인의 연기를 너무 잘하는 배우인 것 같았다.


취하선에서는 기생 진홍역으로  장승업의 사랑을 바라지만 사랑받지 못하는 걸 알고 다른 남정네에게 가버린다고 어깃장을 놓으며 장승업에게 돈이 되는 그림을 요구한다.


박하사탕에서는 김영호의 아내역인 양홍자로 나오지만 역시 남편에게 무시당하고 사랑받지 못하는 역으로 나온다.


토지에서는 첫사랑을 못 잊어하는 용이의  조강지처인 강천댁로 나오지만 악역으로 비치며 역시 남편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역이다. 용이는 바가지 긁는 마누라에게 정 붙이지 못하고 첫사랑월선이가 죽자 과부 임이네를 임신시켜 강청댁을 울린다.


  배역 모두 좋아하는 남자에게 사랑을 갈구하나 사랑받지 못하며 악다구니나 쓰는 여인으로 나왔다.


 끌림으로 시작된 사랑은 사랑해 달라고 떼쓴다고 되는 게 아닌 소통의 문제인 것 같다.


   하지만 윗캐릭 터 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상대를  일단 쟁취하는데 소질이 있는 여인들이다.


취하선을 다시 보니 장승업의 붕어그림이 동양화의 여백의미를  잘 나타내고 있는 그림이다.


'그깟 붕어그림'이

아닌 너무나 멋진 수작이다.


만일  기생 진홍이 붕어그림의 진가를 알아채고 장승업과의 사랑이 계속됐다면 어떻게 흘러갔을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좋은 영화는 볼 때마다 새로움을 발견하고는 한다.



이전 20화 나른한 오전 열한 시의 3호선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