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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삣 Feb 20. 2020

소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재미

사는 맛 레시피(재미지는 맛

'밤의 해변에서 혼자'


영화를  소극장으로 개봉날 보러 갔다.


홍상수 영화는 독특하서 재밌 기다리다 개봉하면 꼭 찾아보는데 중적인 영화가 아니어서 그런지 개봉날 소극장에는 관객이 별로 없다.


 앞좌석에 여동생과 내가 앉고 그 옆에는 다른 관객인 대학생으로 보이는 한 청년이 앉았다.


영화 내용은 유부남을 좋아하는 여자의 불륜에 관한 이야기인데 유럽에서부터 강릉까지 배경으로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이야기한다. 영화를 보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들기도 했다.


사랑만 보면 여주인공이 동정이 가지만 세상은 혼자 사는 게 아니기 때문에 불편한 영화 일수도 다. 사랑해서는 안될 사람이기 때문에 더 안타깝고 간절할 수도 있는 그 심리가 영화에 잘 나타나 있화는 각기 다른 시각으로 보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린다.


정상적이지 않은 것의 끝은 허무이다.


동성연애를 그린 장국영 나오는'해피 투게더'가 그랬고 전도연 주진모 나오는' 해피엔드'처럼 불륜을 그린 역대의 영화나 치정 뉴스가 말해준다.


 건강하고 축복받는 사랑만이 떳떳한 것이다.


 거리나 음식점에서도 불륜커플은 금방 눈에 띄는데 선글라스를 끼거나 남 의식을 심하게 하며 눈치를 본다. 눈치 안 보고 자연스러우면 진짜 사랑이다. 이거야 말로 한 끗 차이인데  결국 한쪽에서 부끄러워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다.


차라리 결혼하지 말고  홀로 살며 자유연애를 하면 모르나 처와 자식이 생기면 불륜은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지만 처지가 다 다르니 내가 뭐라 할 바는 아니지만 분명한 건 남은 가족들은 상처 속에서 살 수밖에 없다.


 결혼생활은 연애가 아닌 또 다른 친구 같은 의리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연정보다 정으로 사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영화 속 등장인물성격은 대단한 능력자도 아니고 지질하고 쪼잔하고 잘난척하지만 뭔가 부족한듯한 우리와 많이 비슷하여 공감이 잘되는 것 같다.


영화 보는 내내 '킥 킥'거릴 수 있다.


술자리 씬이나  봉봉 방앗간의 커피 고르면서 갑자기 소리 지르듯 나누는 대화들 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이야기이다.


그런데 '왜 이리 졸리냐'

도소리가 자장가 소리같다.


옆에 혼자 영화 보러 온 청년은 벌써 반취 침 중이다."쿨 쿨"킬링타임용 영화로 보러 온 것 같은데 다 다르지 못하는 사랑 넋두리나 하고 있는 영화가 재미가 없었나 보다.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게 졸린 눈꺼풀이라 했던가


처음에는  영화값 본전 뽑아야지 하며 눈이 초롱초롱는데 그러나 슬슬 눈꺼풀이 내려온다.


영화의 거의 끝장면 강릉해변에  여주인공 배우 김민희모로  눕는다.


강릉의 바다 풍경이 보이고

파도 소리가 자장가처럼 들린다.



정적


'쉬이익 철얼썩' 파도소리


정적




" 일어나세요  큰일나요  일어나세요  이러다 정말 큰일나요"

하고 스크린 속에서 누워있는 배우에게 또 다른 배우가 한 말인데 앞좌석에 앉다 보니 비몽사몽간에 '깜짝이야' 하  뜨끔 했다. 


 옆좌석에서 쿨쿨 자던 청년이 침을 닦으며 "넵"하고 대답하면서 깨는 게 아닌가!


스크린 속 김민희가 일어나 모래 묻은 옷을 툭 툭 털고 한바탕 꿈꾼 듯 모래 가득한 해변을 빠져나간다.'그렇지 사랑이란 게 원래 한바탕 꿈이지'


잠에서 깬 청년도  영화가 끝나자 제일 먼저 극장 문을 열고 나간다.


큰 스크린, 음향, 이웃과 같이 보는 맛에 영화관 오 게 아닌다 싶다.


밤의 해변으로 혼자 영화는 감정에 솔직한 친구와 강릉여행을 하고 온 기분이 드는 영화다.


어찌 됐든 조만간 강릉에  한번 다녀와야 되겠다.


졸다가 잠이 드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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