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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삣 Jul 26. 2020

'울지 마 청춘아'를 그리며

사는 맛 레시피(몰입의 맛)

청춘은 도전하기 때문에

힘들고 아픈 거야


도전하면  작은 잽부터 왕펀치가 날아오고는 하지

인생은 싸우라고 있는 거야. 그래서 파이팅!이라는 말이 있잖아

질 때도 있지만 벌떡 일어나야지

포기하면 약 오르지


언젠가는 왕펀치 날릴걸 생각하면

'움하핫'유쾌할 때도 있는 거야


한송이 꽃도 매미도 살기 위해 땅속 지옥 같은 어둠을 뚫고 오는 거래


새들은 한번 떠난 둥지는 절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나쁜 생각 들 때 울지 말고 돌아보지 말고  일어나  더 가보자

윗 그림은 청년들의 고뇌에 대한 크로키 작품이다. 연필과 갱지로 청년 모델을 그린 것인데 사람 몸은 얼굴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듯 몸도 그런 것 같다.


어깨가 좁고 처지면 왠지 소심하고 비열해 보이는 간신 같고 딱 벌어진 가슴과 큰 실한 허벅지는 왠지 자신감 있고 당당해 보인다.


청년 누드모델을 그릴 때 그의 여러 가지 이유로 울고 있는 고뇌가 느껴졌었다.


모델이 가운을 벗고 누드로 무대 위에 서면  크로키스트들은 마치 사격장에 선수처럼 먹이 찾는 매의 눈이 되고 온몸이 집중모드로 들어간다.


 시작 음악이 켜지면 죽어있던 세포들이 살아나며 "스삭스스삭"목탄이 갱 지위를 롤러스케이트 타듯  미 끌어 나가며 동세를 그린다.


몰입의 경지를 떠나 몰아의 경지로 들어간다.

연필과 스케치북과 모델의 포즈의 팽팽한 긴장감이 좋다. 첼로 현을 켜듯 갱 지위에 연필을 연주하듯 선을 그려댄다.


 그릴 때 배경 음악은 선을 따라가는 연필의 윤활유 같다. 먼저 모델의 중심점을 찾아내어 전체적 윤곽을 머릿속으로 그리고 재빠르게  모델의 몸 선을 따라 그려 가다 보면 모든 잡념은 사라지고 음악소리도 더욱 선명하게 들린다.


가장 나다울 때는 언제인가? 누워서 이리저리 뒤척이며 생각해 보니 '나를 알고 나답게 살자'를실천하는삶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한가 결론이 났다. 남에게 휘둘리지 않고 몰입하는 시간인데  나를  가장 나다울  때는 누드크로키 작업할 때이다. 


바느질을 가르치는 사감 선생님 성격의 친구는 누드크로키 작업을 한다고 하니

"어머 너 변태니?" 하는 거였다. 하지만 그건 예술을 모르고 하는 말이다. 고대부터  생명의 근원 알몸 조각품부터 누드화가 얼마나 많던가!몸은 영혼을 담은 그릇이고  특히 움직이는 몸은 아름답기까지 하다.


 인생은 살다 보면 아름다운 장면을 만나고 진 맛도 알게 되는데 그것은 몰입의 순간이다. 몰입하지 못해서 생겨나는 정신적 병폐가 얼마나 많은가  작업을 할 때는 마치 근심 정 없던 어린아이 시절로 돌아가는 기분이 든다.


기분이 좋아야 기운이 난다는데

크로키 수업을 받고 나면 기운이 난다. 장뇌삼 같은 보약 먹는 것보다 훨씬 나은 듯하다.


누드모델들의  조각상 같은 맨몸을 보다 보면 그 사람의 고단함 상처 열정 꿈들이 보인다.


 사람은 다존중되어야하며 어찌 보면 다평등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맨몸으로 태어나 맨몸으로 가는데  치렁치렁 한 욕심 같은 것들이 붙어서  몸은 무거운 짐 만 지고 어깨는 굽어간다.


돈이 많다는 이유로 갑질 한다던가 어리숙하다고 무시당하고 늙었다고 기죽고 하는 행위가 무슨 소용이 있는가 생각이 든다. 모두 맨몸인 대중목욕탕에서 느낀 것같이 크로키 수업을 할 때 똑같이 느낀다.


크로키 수업은 가장 유연하고 편안한  그저 맨발로 봄을 맞으러 가는 산책자의 마음이다.


기회가 된다면 어릴 적 아버지가 데리고 다니던 권투장에서 선수들의 몸동작을 크로키로 그려보고 싶다. 사각의 링위에서 맞기도 때리기도 하는 치열한 전투적인 장면은 생각만 해도 정신이 번쩍 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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