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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짱이아빠 Feb 16. 2024

미국 교육


회사에 입사 동기는 모두 10명이었다. 일이 힘드니 이 중 6명은 2년 안에 그만 둘 테고, 그러면 4명 정도 회사에 붙어 있겠구나! 하고 뽑은 인원이다. 그래서 10명이었다. 여기에 퇴사할 인원은 거르고 버티는 인원을 미국 본사 교육에 보내야 하니 회사는 교육 스케줄을 1년 후로 미뤘다. 하지만 1년 후 우리는 모두 생존했다. 기계 옆에서 멀뚱 서 있으며 말이다. 


신입 사원을 뽑아 놓고 할 일 없이 세워놓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회사 또한 본사 교육을 더 미룰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교육생 정원은 한 교육에 5명이었다. 그래서 동시에 교육을 보낼 수 없으니, 시험을 봐서 1차 교육, 2차 교육으로 나눠 가기로 했다. 입사 날짜로 나누는 것도 아니고 맡은 일의 긴급성에 따라서 나누는 것도 아닌 시험을 봐서 나눈다고? 알려준 것도 없이 선배 어깨너머로 배운 것뿐인데? 


하지만 시험에 대한 긴장은 눈곱만큼도 생기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매일 발생하는 밤샘 작업으로 내 개인적인 삶이 너무 힘들어 1차에 가든지 2차에 가든지 큰 의미 없었다. 경영진만이 이 시험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려 하는 것으로 보였다. 동기 사이에 경쟁심을 불러일으키려 했지만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다. 


시험 하루 전날 매니저로부터 이메일이 왔다. 내일 시험 볼 문제와 답안지였다. 나는 열어보지 않았다. 정의를 위해? 공평성을 위해? 아니다. 그저 너무 피곤했다. 그리고 답안지를 슬쩍 이메일로 찔러주는 수준을 보아하니 마음 쓰지 않아도 될 시험이구나 했다. 


결국 5명씩 나누어 교육을 갔다. 교육 강사는 한국에서 같이 일하는 선배다. 전문 강사가 아니라는 점, 그리고 3주 교육을 2주로 줄여서 하는 점을 들어 정말 체계적이지 않은 교육이라 생각했다. 지금까지 수많은 교육을 받았는데, 뒤돌아 생각해 보면 이 교육은 그저 구색 맞추기였다. 족쇄 채우기였다. 


미국 교육을 다녀온 후 2년 안에 회사를 나가게 되면 비행기, 호텔 비용 포함 모든 교육에 투자된 비용을 반환해야 한다. 회사를 그만두면 정말 회사가 반환 소송을 할 것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사회에 첫 발을 디딘 신입사원의 마음은 여러 가지로 불안하다. 회사는 이 점을 노렸고 족쇄가 알맞게 채워졌다.


첫 교육 이후로 정확히 2년간 교육은 없었다. 이러지 않아도 2년은 버틸 생각이었지만 아무튼 코가 제대로 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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