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 에세이 : 할 말은 많은데 나오는 건 한숨뿐
"학교 가기 싫다"
가 입버릇이던 학생 시절.
그냥 아침에 일어나고 학교 가는
그것 자체가 귀찮아서였는지
아니면 그냥 다들 그 말을 달고 살아서였는지
아니면 단순히 노는 게 좋아서였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나지만
어쨌든 그 시절에는
얼른 어른이 되고 싶고
그 하루하루가 그렇게 더딜 수가 없었다.
교복을 벗고
그렇게 바라 마지않던 사복과
자유로운 두발관리로 행복할 거라 생각했던
20대에 첫 발을 내딛고부터
남들보다 서둘러 시작해버린 사회생활에
차라리 교복을 입고 싶다는 생각과
면접 때마다 다시 검게 염색해야 하는 머리에
차라리 부담 없이 친구들과 뛰놀던 교정이
사무치게 그리웠다.
"출근하기 싫다"
가 입버릇이 되어버린 오늘의 나날들은
마치 급물살에 휩쓸리듯
정신을 차릴 때마다 나이가 한 살, 한 살 바뀌어있다.
우스갯소리로
내가 스물다섯이 될 줄 몰랐어하던 게
바로 얼마 전 같은데
이젠 스물다섯도 훌쩍 지나
서른을 코앞에 두고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르게 흘러가는 세월에
겁을 집어먹고 있다.
과거를 후회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지만
이렇게 빨리 흘러가는 세월이
단순히 젊음에 대한 아쉬움만은 아닌 이유는
내 뜻과는 다르게 흘러가버린 시간이,
여기까지 와버린 내 모습이 불만족스러워서일까
그 꿈 많던 시절 바랐던 내 모습과 너무 달라서일까.
아아, 나는.
내가 이렇게 나이들 줄 몰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