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소소 Sep 07. 2017

내가 이렇게 나이들 줄 몰랐어

캘리 에세이 : 할 말은 많은데 나오는 건 한숨뿐

"학교 가기 싫다"


가 입버릇이던 학생 시절.

그냥 아침에 일어나고 학교 가는

그것 자체가 귀찮아서였는지

아니면 그냥 다들 그 말을 달고 살아서였는지

아니면 단순히 노는 게 좋아서였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나지만


어쨌든 그 시절에는

얼른 어른이 되고 싶고

그 하루하루가 그렇게 더딜 수가 없었다.


교복을 벗고

그렇게 바라 마지않던 사복과

자유로운 두발관리로 행복할 거라 생각했던

20대에 첫 발을 내딛고부터

남들보다 서둘러 시작해버린 사회생활에

차라리 교복을 입고 싶다는 생각과

면접 때마다 다시 검게 염색해야 하는 머리에

차라리 부담 없이 친구들과 뛰놀던 교정이

사무치게 그리웠다.


"출근하기 싫다"

가 입버릇이 되어버린 오늘의 나날들은

마치 급물살에 휩쓸리듯

정신을 차릴 때마다 나이가 한 살, 한 살 바뀌어있다.

우스갯소리로

내가 스물다섯이 될 줄 몰랐어하던 게

바로 얼마 전 같은데

이젠 스물다섯도 훌쩍 지나 

서른을 코앞에 두고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르게 흘러가는 세월에

겁을 집어먹고 있다.


과거를 후회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지만

이렇게 빨리 흘러가는 세월이

단순히 젊음에 대한 아쉬움만은 아닌 이유는

내 뜻과는 다르게 흘러가버린 시간이,

여기까지 와버린 내 모습이 불만족스러워서일까

그 꿈 많던 시절 바랐던 내 모습과 너무 달라서일까.


아아, 나는.

내가 이렇게 나이들 줄 몰랐어.





매거진의 이전글 스물보단 서른이 가까운 나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