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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서영 Oct 22. 2022

Keep Calm and Surf

하와이 1

  인천에서 1월 6일 출발했는데 다시 1월 6일, 하와이에 도착했다. 다섯 살 때 하와이에 와 본 적이 있지만 구체적인 기억은 없고 노을이 지는 바다를 배경 삼아 찍은 어릴 적 사진이 있어서 알 뿐이다. 작년에 서핑을 시작한 후로 주위에서 모두 나에게 ‘니가 가라 하와이’를 외쳐대더니, 진짜로 왔다.


  짐을 찾고 게이트를 나오자 열린 공간이 있고 10 발자국 정도 걸어 나가면 공항 밖으로 이어졌고 길가에 야자수가 울창하게 늘어선 야외였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항공편이 나머지 가족들과 달라서 출발 편도 몇 시간 일렀던 동생이랑 나는 하와이에 먼저 도착해서 나머지 가족들을 기다리며 간단하게 아침을 챙겨 먹으면 되겠다 생각하고 나왔는데, 테이크아웃 커피 한잔 살 수 있는 곳조차 없었다. 사람들이 많이 움직이는 경로를 피해 짐을 내려놓고 아무 장애물에 자리 잡고 앉아있는데 사촌오빠한테 연락이 왔다. 야외로 이어지는 입구 앞에서 우리는 몇 년 만에 만났고 같이 온 예비 새언니 하고도 반갑게 인사했다. 이게 몇 년 만에 보는 거냐고, 서로의 안부를 묻고 근황을 나누고 있으니 시간은 금방 갔고 나머지 가족들도 다 도착했다. 그렇게 몇 시간을 공항에서 보내고서는 렌터카, 아니 봉고차를 타고 단체로 와이키키 해변 쪽으로 이동했다. 유명한 곳이라며 오빠가 미리 예약한 브런치 식당에 가서 점심부터 먹었다. 하와이 대표 음식인 로코모코를 비롯해서 프렌치토스트와 함박스테이크 등 다양하게 주문했다. 국물파인 나는 쌀국수가 제일 맛있더라.


  배를 채우고 숙소로 왔다. 숙소 또한 오빠가 예약한 에어비엔비. 2층짜리 주택으로 1층에는 부엌과 거실을 비롯해 방 3개, 2층에도 부엌과 거실 그리고 방 4개로 이루어져 있었다. 예약도 하고 이번 하와이 일정에 있어서 오빠가 대장이니까 방배정도 오빠가 하기로 정해지면서 어른분들이 1층을 쓰기로 하고 나는 2층으로 올라가서 방들을 한번 훑어봤다. 뒤따라 올라와 차례대로 방 한 개씩 보던 오빠는 복도 시작에 있는 오른쪽 방을 보더니 “여긴 김서영이 방이네. 서프 방” 하고 바로 배정해줬다. 높이는 낮지만 넓은 침대가 가운데 놓여 있는 방은 왼쪽 벽면에 큰 창이 있었다. 그 창 옆 벽면에는 작은 탁자가 놓여 있었고 그 탁자 위에는 “Keep Calm and Surf”라는 문구가 쓰인 큰 캔버스가 놓여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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