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 있는 스마트팜, 식물공장, 수직농장에 대한 생각
7월 4일 Urban Farmers 가 파산했다는 News가 전해지고 스마트팜, 식물공장, 수직농장이라는 다양한 이름의 차세대 농업에 관심을 두고 계신 전문가분들이 여러 의견을 제시하시고 계십니다.
https://www.thehagueonline.com/news/2018/07/04/urbanfarmers-declares-bankruptcy
사실 저는 Urban Farmers라는 회사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합니다.
Urban Farmes가 파산한 원인이 그들이 추구하는 비즈니스 모델에 문제가 있었는지 아니면 우리가 알 수 없는 내부적인 문제가 있었는지 알지 못합니다.
다만 그동안 그들의 홍보자료나 News를 통해 알려진 내용을 바탕으로 그들의 비즈니스 모델의 장단점을 검토해보고 과연 경제성 있는 스마트팜, 식물공장, 수직농장이 가능한가에 대해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Urban Farmers의 비즈니스 모델은 도심 속 건물의 옥상에 유리온실을 건축하고 아쿠아포닉 방식으로 엽채류와 물고기를 키우는 것입니다.
제가 첫 번째로 언급하고 싶은 것은 옥상 위에 설치된 유리온실입니다.
옥상 위에 유리온실을 설치할 것을 예상하고 지어진 건축물이 아닌 이상 옥상 위에 유리온실을 올리는 경우 온실로 인한 하중과 재배과정의 누수로 인한 방수문제 등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이 일반적인 유리온실 구축비용에 비교해서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두 번째는 언급할 것은 물고기의 배설물을 식물의 영양분으로 삼고, 식물재배과정에서 정화된 물로 물고기를 키운다고 하는 아쿠아포닉 방식입니다.
이 아쿠아포닉 방식은 일견 하기에는 식물도 키우고 물고기도 키워서 일석이조처럼 보이지만 그동안 비슷한 아쿠아포닉 방식을 운영했던 사람들의 결과를 보면 두 마리 토끼를 잡다가 둘 다 잡지 못하는 경우와 같습니다.
아쿠아포닉으로 양식된 물고기의 상품성은 제가 평가를 해보지 않아 모르겠습니다만 아쿠아포닉 방식으로 재배된 엽채류의 상품성은 일반적인 수경재배나 노지재배에 비해 상당히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정확한 영양균형에 따라 재배된 수경재배나 자신이 필요한 영양성분을 언제든 필요에 따라 흡수할 수 있는 노지재배에 비해 아쿠아포닉은 물고기 배설물에 유래한 영양분 외는 물고기 양식때문이라도 영양분 추가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상품성 부족한 상품(엽채류)은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2가지만 보아도 Urban Farmers의 비즈니스 모델에 명확한 한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옥상에 유리온실이라는 높은 투자를 하고 기존 시중에 유통되는 상품에 비해 상품성이 떨어지는 상품을 생산하는 구조는 분명히 수익을 창출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한계가 분명한 Urban Farmers의 이 비즈니스 구조에서 우리가 스마트팜, 식물공장, 수직농장이라고 부르는 비즈니스에서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많은 분들이 앞서 언급한 한계 구조에 비슷하게 과도한 투자비용과 경제성을 확보할 수 없는 엽채류의 상품 가격을 지적합니다.
사실 이 부분은 스마트팜, 식물공장, 수직농장에 관심이 있고 어느 정도 학습이 되신 분들은 대부분 공감하는 사실입니다.
물론 저도 당연히 공감하고 저 역시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는 이 스마트팜, 식물공장, 수직농장이라는 비즈니스를 직접적으로 하고 있는 당사자로서 그럼 어떻게 하면 이 한계를 넘어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1. 투자비용 문제입니다.
사실 이것은 이미 시간의 경과에 따라 점점 해결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제가 처음 식물공장을 설치했던 2011~2012년에 1.2m LED bar 1개에 10만 원대 였던 것이 현재 3~4만 원대로 떨어져 있습니다. 중국산이면 더 가격이 낮죠.
그 외 부수적인 자재들 역시 가격이 많이 떨어져 있고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투자비용의 이러한 자연적인 가격 하락 외는 방법을 찾자면 적정기술과 같이 스마트팜, 식물공장, 수직농장에 적용된 다양한 기술 중 필수적인 몇 가지를 기존의 비닐하우스 등에 적용하여 성과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아래 기사와 같이 분무수경재배기술을 적용하는 것입니다.
http://news1.kr/articles/?2754650
2. 상품성과 가격의 문제입니다.
어떤 분은 식물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엽채류 등)의 상품성(식감, 맛, 영영 성분 등)이 떨어진다고 하시는데 저는 이 부분은 동의할 수 없습니다.
이미 다양한 연구를 통해 오히려 소비자 기호에 따라 다양한 맛과 영양분의 채소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어 있고 여러 가지 기술로 인해 상품성은 충분히 검증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런 상품성을 얻기 위해 투입된 비용에 비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저는 이 부분 때문에 현재로서도 높은 투자비용이 요구되는 LED식물공장은 엽채류로는 경제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물론 개별적인 경쟁력을 갖추어 도매나 소매가 아니라 소비자와 직접 유통을 한다면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겠지만 상당히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소비자가 투입한 비용만큼의 가치를 인정해줄 수 있는 상품을 생산하는 것이 스마트팜, 식물공장, 수직농장의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일 것입니다.
그런 상품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저는 두 가지로 정리하였습니다.
하나는 기존의 채소에 소비자가 그 가치를 인정할 수 있도록 부가가치를 부여하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저 칼륨 채소나 수면유도 상추와 같이 재배과정에 특별한 재배방법을 활용하여 기능성을 부여한 채소를 만드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또 하나는 인삼이나 감초와 같이 약초나 의약품 원료로 사용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식물을 재배하는 것입니다.
일본의 경우 몇몇 식물공장 회사에서 흑자를 내고 있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은 잘 보고 확인해야 합니다.
첫 번째로 일본은 대부분의 식물공장이 많은 부분(50% 이상) 일본 정부의 보조금으로 지어져 투자비용에 대한 부담이 현저히 적습니다.
또한 규모가 우리나라와 비교하지 못할 정도로 커서 고정비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많이 작습니다.
두 번째로 일본은 채소의 가격이 기본적으로 높을 뿐만 아니라 엽채류라고 할지라도 투여된 비용에 대한 가치를 회수하는데 우리나라보다 부담이 없습니다. 거기에 이미 많은 유통기업들이 프리미엄 제품으로 상품화하여 유통하고 있어 유통판로가 명확합니다.
마지막으로 일본은 스마트팜, 식물공장이라는 시장이 형성된 지 이미 많은 시간이 흘러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은 채소, 깨끗한 채소라는 이미지가 명확히 인지되어 있습니다.
이런 배경을 확인하지 않고 일본이 흑자를 내었으니 우리나라가 곧 흑자를 낼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 될 것입니다.
저는 현재 국내의 스마트팜, 식물공장, 수직농장에 관심 있는 분들이 지금은 어렵게 보이는 이곳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새로운 방법들을 고민했으면 합니다.
사실 현재 고민 없이 이야기되고 있는 스마트팜, 식물공장, 수직농장에 대한 이야기는 접어두고 한계에 이른 한국농업에 여러 갈래의 선택지 중 하나를 추가할 수 있는 것이 스마트팜, 식물공장, 수직농장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스마트팜, 식물공장, 수직농장이라는 부분에 대한 정의가 명확히 필요할 것 같습니다.
도심 속 건물의 옥상에 유리온실을 건축하고 아쿠아포닉 방식으로 엽채류와 물고기를 키운 Urban Farmes에 대한 글을 쓰시며 엉뚱하게 LED를 이용한 식물공장의 경제성을 따지는 분이 계시는데 서로 많이 다른 부분이라 같은 이야기 일지라도 명확히 구분하여 언급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https://brunch.co.kr/@jupiter/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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