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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coming Jane Nov 10. 2019

나의 두 번째 사랑, 베를린

그곳에선 당신도 예술가가 될 수 있어요. 



 파더보른이라는 평화롭고 작은 마을에서 남편 친구 부부와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독일의 수도 베를린으로 향했다. 에어비앤비로 잡은 숙소에서 걸음을 내딛자마자 펼쳐진 싸고 멋있기 까지 한 레스토랑과 카페는 먹지 않아도 배부를 만큼 스타일리쉬 했다. 일요일에만 열리는 마우어 파크에 주말 벼룩시장에는 예사롭지 않은 감각의 젊은이들이 곡을 연주하고 빈 지티 제품을 팔고, 예술을 그리고 있었다.  녹음이 우거진 거리와 가을에 문턱에 있는 9월의 따스한 햇볕 때문인지 "여기서 한 달 살고 싶다."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베를린 하면 떠오르는 분단이나 우울한 느낌들은 한순간에 사라지고 생생하고 젊은 에너지에 죽어있었던 세포까지 살아나게 했다. 내가 베를린을 좋아하게 된 가장 큰 계기는 숙소 주변 동네의 분위기가 제일 큰 역할을 했는데 ZIONSKIRCH PLATE라는 예전 유대인 게도 지역이 다시 활기를 띠며 예술가들이 좋아할 만한 레스토랑, 바, 커피, 부티크 가게들이 넘쳐나는 지역으로 발전한 동네였다. 심지어 가격까지 착해서 메인 2개, 음료수 2병이면 20유로 남짓 하는 괜찮은 식사를 할 수 있는 곳도 많았다. 



 그래서 관광객들이 많이 가는 UNDER DEN LINDEN은 한 번밖에 안가고 우리 동네에만 계속 눌러앉아 엽서를 사고 커피를 마시고 공원을 산책하며 일주일을 보냈다.  베를린에 오기 전 너무 많은 사람이 베를린이 추천해서 의아했는데 이젠 내가 베를린을 떠나고 싶지 않았다. 예술가들이 서유럽이 너무 비싸서 점점 동쪽으로 오다가 베를린에 정착했다는 말은 진짜였다. 그만큼 자유로운 영혼들이 주는 열정과 새로움이 그림으로 커피숍으로 음악으로 새어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정말 인상 깊었던 건 독일의 강인함. 강함이 아니라 강인함이었다. 많은 잘못이 있었던 과거를 ‘유대인 학살 추모공원’과 같은 장소를 전면에 내세우며 반성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과거는 숨기는 것이 아니라 배우고 되짚는 것이라는 엄청난 자존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캐나다에 5번이나 갔던 나는 한 나라를 깊이 보는 여행을 좋아하는데 독일은 나의 두 번째 사랑이 되지 않을까 싶다. 언젠가 이곳에서 6유로짜리 파스타를 먹으며 단편소설 한 권을 써보고 싶다. 







*Today's Place : 독일, 베를린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통일의 중심이었던 베를린이라는 이름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분단 국가로서의 오랜역사, 나치의 유대인 학살 같은 어마어마한 아픔이 우리 머리속에 각인되어 있지만 제가 여행했던 베를린은 분명 예술적이고 자유로운 도시였어요. 베를린 장벽과 더불어 역사적으로도 지적 자극을 채워줄 훌륭한 장소들이 많음과 동시에 음악과 감성적인 디자인들이 가득한 상점들, 끝내주는 커피숍과 저렴한 물가까지 젊음이 바라는 모든것을 가지고 있는 힙한 도시이기도 했습니다. 색다른 독일을 만나보고 싶으시다면 '마우어 파크(Mauer Park)'에서 부터 여행을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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