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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coming Jane Oct 28. 2019

언젠가 여행자가 될 당신에게

너는 세계여행을 떠났을까? 



안녕 패트릭? 


나는 남편과 세계여행을 끝내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어. 너랑 만났을 때는 긴 여행에 시작점에 있었는데 200일을 내 마음이 이끄는 데로 돌고 돌아 다시 이곳으로 왔네? 너는 그렇게 원하던 세계여행을 떠났을까? 


우리에게는 예쁘다는 말로는 표현이 안 되는 퀘벡이라는 도시에 살면서도 넌 에어비앤비를 하며 돈을 모으고 있다고 했지. 세계여행을 가기 위해서. 아프리카를 떠나 가족 없이 그곳에 지내며 하나뿐인 방을 우리에게 내주고 거실에서 자는 너를 보면서 여행자가 되기 위해, 마음이 이끄는 대로 살기 위해 우리도 더 용기를 내야겠다고 마음먹었었어. 영어를 잘 못 하는 너와 불어를 못하는 우리, 그리고 귀여운 강아지 '씨씨'와 함께 했던 저녁 식사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순간일 거야. 지금 우리가 세계여행을 떠나온 용기와 세계여행을 가려고 하는 너의 용기가 현실을 넘어 서로를 껴안아준 마법 같은 순간이었거든.



우리는 요리를 패트릭은 와인을 준비했던 근사한 저녁식사 

 


그날 네가 주방을 내어준 덕분에 나는 닭가슴살 브로콜리를 요리했고 너는 퇴근하자마자 와인을 오픈했지. 분명 이곳에서 홀로 돈을 모으고 살아가는 것도 힘들 텐데 여행자인 우리에게 ‘내 집이 너의 집’이라고 말해준 너는 지금 여행길에 서 있을까? 우리 모두 떠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이유에 붙잡혀 있잖아. 하지만 그런데도 마음이 외치는 대로 먼 곳으로 떠났을 너를 위해 기도할게. 



Levis로 가는 배 위에서 보이는 샤토 페어몬트 호텔


다시 한국에 돌아왔지만 나는 분명 다른 사람이 되어있었어. 조금 더 불가능한 일에 도전하고 조금 더 마음에 소리에 집중하게 됐지. 너도 분명 그렇게 되었으리라 믿어. 혹여 지금 다시 현실에 묶여있더라도 언젠가 여행자가 될 너에게 응원을 보낼게. 다시 만날 수 없더라도 항상 건강하기를. 그리고 여행을 가고자 했던 그 마음을 잊지 않기를.






*Today's place : 캐나다, 퀘백


오늘 여행지는 드라마 도깨비에 나왔던 캐나다, 퀘벡이라는 도시입니다. 캐나다 동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토론토에서 버스나 기차, 비행기를 통해 갈 수 있습니다. 퀘벡주의 주도이며 프랑스어가 주로 쓰이고 있어 캐나다에서도 유럽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특별한 도시입니다. 음식도 맛있고 드라마에 나왔던 것 처럼 사진 찍기에도 예쁘고 로맨틱한 곳들이 많아서 커플 여행지로도 추천드리고 싶은 도시입니다. 사실 퀘백에 명물인 '샤토 페어몬트 호텔'을 제대로 바라보려면 Levis라는 곳으로 가는 페리를 타면 되는데 Levis라는 반대편에는 아무것도 없지만 그곳에서 바라보는 퀘백은 한번쯤 볼 가치가 있는 풍경이기에 올드퀘백에만 머물지 마시고 Levis로 가는 배를 꼭 타보시라고 권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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