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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키 Nov 09. 2023

신곡

단테 알리기에리

"단테는 호메로스, 셰익스피어, 괴테와 함께 꼽히는 세계 4대 시성이다. 그런 그가 조국 이탈리아에서 추방당해 방랑하던 시기에 무려 19년에 걸쳐 완성한 작품" _작품 소개



단테는 1265년 피렌체의 몰락한 귀족 집안에서 태어나 소년 시절 소녀 베아트리체와 운명적 만남을 갖게 됩니다. 1289년 당시 피렌체 공화국 확립에 공헌하여 공직생활을 시작하지만, 전쟁에 휘말려 유랑생활을 전전하게 됩니다. 그는 끝내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1321년(56세) 객지 라벤나에서 병사합니다.


&


내용은 지옥편, 연옥편, 천국편으로 나뉩니다.


지옥편

35살 되던 해 단테는 어두운 숲 속을 헤매며 번민의 하룻밤을 보낸 뒤, 빛이 비치는 언덕 위로 다가가려 했으나 3마리의 야수가 길을 가로막아 올라갈 수 없었습니다. 그때 베르길리우(BC 70년 ~ AC 19년)*가 나타나 그를 구해 주고 먼저 지옥으로 인도합니다. 지옥은 9단계로 나뉘었고 최종적으로 루시퍼를 만나게 됩니다.


* 단테가 존경한 고대 로마 최고 시인


웹툰 "신과 함께" 저승 편이 생각났습니다. 단테의 '지옥편'을 한국식으로 이미지화한 것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건 림보* 와 루시퍼가 물고 있던 3명의 배신자. 유다, 브루투스, 롱기누스입니다.


* 가톨릭에서 죽은 자(그리스도가 태어나기 이전 성인)들이 가는 변방의 영계(靈界)를 가리킨다


연옥편

베르길리우스와 단테는 지옥에서 빠져나와 다시 햇살을 받으며 걷다 연옥(煉獄)*의 불을 저장한 산에 도착합니다. 연옥은 7개의 구역으로 나뉘었고, 우여곡절 끝에 꼭대기에 이르자 베아트리체*를 만나 베르길리우스와 헤어지고 천국으로 향합니다.


* 가톨릭 교리에서 죽은 사람의 영혼이 살아있는 동안 지은 죄를 씻고 천국으로 가기 위해 일시적으로 머무른다고 믿는 장소

* 단테의 첫사랑이자, 죽을 때까지 자신의 생애 대부분과 작품을 바치며 사모한 여인


인간은 일생동안 일곱 가지 죄(교만, 질투, 분노, 탐욕, 나태, 인색, 애욕)를 짓습니다. 단테는 일곱 가지 죄를 속죄하며 죄를 깊이 뉘우치고 스스로를 정화해 갑니다. 죄는 용서받을 수 있습니다.


천국편

베아트리체의 인도를 받아 단테는 우주(천天)로 나아갑니다. 윌수금태화목토를 거쳐 항성천, 원동천을 지나 하나님이 계신 지고천(天)에 도착해 하느님과 만나게 됩니다. 단테는 그토록 간절히 원하던 최상의 행복을 얻게 됩니다.


단테는 이곳에서 삼주덕(믿음, 소망, 사랑)을 깊이 이해하게 되고 원형 춤, 찬송, 장미꽃, 면류관 등의 수많은 상징과 신비로 충만해 집니다.

 


내용이 쉽지는 않았지만 단테의 신곡을 읽음으로써 현대의 영화, 드라마, 만화, 문학, 예술 등에서 차용된 수많은 은유와 상징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어쩌면 르네상스는 단테로부터 시작된 것일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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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감상 - 정죄(지옥편) -> 참회(연옥편) -> 용서(믿음, 소망, 사랑) -> 구원(하느님의 빛, 최상의 행복)



단테의 신곡이 왜? 어려운 것일까?


생각해 봤습니다. 어쩌면 3개의 축이 맞물려 있기 때문일 겁니다.


첫 번째 축, 1300년대 당시 인식되고 있는 그리스로마신화 + 신비주의(그노시스 + 조로아스터, 고대유대교 등) + 중세 기독교적 세계관이 녹아 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축, 단테의 사심 가득한 내용 즉, 단테의 괴로운 해외도피 생활에 대한 현실 도피, 베르길리우스에 대한 문학적 사랑, 베아트리체에 대한 신격화 등. 최종적으로 스스로의 인생을 해피엔딩으로 만들고 싶은 강한 욕구의 반영이 독자에 대한 배려가 아닌 작가 중심의 작품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 근거로 『신곡』 속 주인공은 단테 자신입니다.


세 번째 축, 묘사가 기괴(지옥 묘사)하고, 수학적 은유가 넘쳐납니다. 9층 지옥, 7개의 연못, 10개의 우주, 7개의 죄, 중요 상징에는 숫자 3을 넣습니다. (예를 들어 "믿음, 사람, 소망", "지옥, 연옥, 천국", 삼위일체 등) 독자에 따라서는 심오함?을 느끼게 됩니다.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된 책입니다. 


20000 총.총.총.



§. 책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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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는 무릎을 꿇고 경건하게 기도하면서 진실로 참회하는 자의 표시인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큰 탓이로소이다.' 하면서 가슴을 세 번 두드리는 표시를 하였다. 그러자 천사는 그의 이마에 번쩍이는 칼로 일곱 개의 글자를 새겨 주었는데, P자로 새겨진 그 상처는 일곱 가지 죄악의 뿌리(교만, 질투, 분노, 나태, 인색, 탐욕, 애욕의 타락)를 상징하였다. 천사는, "이제 안에 들어가서는 차례로 이 상처를 씻어 낫도록 하시오." 하고 말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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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모든 선악의 뿌리가 되는 사랑에 대하여도 설명해 주시렵니까?"

"좋지. 먼저 사랑이란 언제나 선의 원인이 된다고 생각하면 과오를 범할 수도 있음을 기억하게. 사랑하는 성향을 타고난 인간은 물론 좋아하는 모든 것에 기울어지게 되지. 그러나 이것은 자연적인 사랑 혹은 본능적인 사랑일세. 이와는 반대로 마치 불이 타오르는 속성을 지닌 것처럼 영혼이 좋아하는 것을 향해 기울어지는 사랑이 있는데 이것이 이성적 사랑일세. 그러나 어쨌든 사랑은 갈망하는 대상을 소유해야 끝이 난다고 생각하기 십상이지. 쾌락주의자들의 잘못은 그와 같이 사랑이 채워지는 것을 무조건 다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 데 있다고나 할까?" 하고 베르길리우스가 대답하였다.


#신곡 #단테알리기에리






 책과 함께한 음악 디깅


-. Gregorio Allegri: Miserere 미제레레


Miserere(미제레레) "하나님 저를 가엾게 여기소서" 수많은 찬사가 있는 곡, 모차르트가 아니었으면 들을 수 없었던 음악을 기쁜 마음으로 상처 받은 당신에게 위안이 되기를 ... _위키피디아




이 곡은 너무 아름다워 교황청에 의해 100년 넘게 봉인되었던 음악으로 알려졌습니다. 단테의 신곡에서 거의 유일하게 나온(소개된) 음악입니다. 14세기에도 많이 알려진 음악 같습니다. "Miserere(불쌍히 여기소서)" <천국편>과 잘 어울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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