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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키 Nov 30. 2023

인형의 집

헨리크 입센

아내나 어머니이기 전에 한 인간으로서의 자신을 찾아

허위와 위선 뿐인 ‘인형의 집’을 떠나려는 노라,

근대극의 선구자 헨리크 입센이 ‘노라이즘’을 탄생시킨 최초의 페미니즘 희곡 _책소개





저자 헨리크 입센(1828~1906)은 근현대극의 출발점에 서서 근대 사상과 여성 해방 운동에 깊은 영향을 끼칩니다. 총 25편의 희곡을 썼고, 초기는 민족적 낭만주의, 이후에는 사회문제라는 범주로 나눌 수 있습니다. 1864년부터 27년간 이탈리아와 독일에 머물렀고, 희곡은 물론 시인이자 화가이기도 합니다.


그는 자신의 소명을 "노르웨이 민중을 일깨우고 크게 생각하도록 가르치는 것"이라 굳게 믿었으며 평생 투쟁한 작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세계 GDP 5위 안에 드는 부국 노르웨이가 가장 자랑하는 시인이며 작가입니다.


&


내용은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북유럽 노르웨이의 한 가정

부유한 아버지에게 사랑받다 자신을 사랑한 헬메르와 만나 결혼한 노라. 헬메르는 변호사 일을 하다. 은행 총재 내정자가 됩니다. 그동안 살림이 넉넉지 않았지만 이제 은행 총재가 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게 됩니다. 헬메르는 노라를 지극히 사랑합니다.


나의 종달새여 _138p


노라에게는 노라를 사랑하는 세 명의 자식이 있었고, 헬메르에겐 의사 친구 랭크가 있습니다. 어느 날 남편과 사별한 노라의 옛 친구 린데 부인이 찾아와 노라에게 일자리를 부탁합니다. 노라는 헬메르에게 부탁해 린데 부인에게 새 일자리를 만들어 줍니다. 헬메르는 평소 눈에 가시였던 크로그스타드를 해고합니다. 크로그스타다드는 노라가 자신에게 돈을 빌렸다는 것을 폭로하는데 ...


타란텔라

크리스마스이브, 늦은 밤, 타란텔라를 연주하는 피아노 소리, 탬버린 소리, 타란텔라 음악에 맞춰 춤추는 이탈리아 의상을 입은 아름다운 여인(노라), 그녀를 향해 목소리를 높여 춤을 지도를 하는 남자(헬메르).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 카프리의 열기가 느껴집니다. 하지만 집 밖은 추운 겨울입니다.


나는 이 작고 귀여운 카프리 처녀를 _125p


화가 존 싱어 서전트가 카프리에서 우연히 본 광경, 타란텔라를 추는 여인과 템버린을 치는 남자의 그림이 연상된,

<지붕 위의 카프리 소녀>, (1878)


인형

노라는 남편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남편 몰래 돈을 빌리고, 거짓말을 해 돈을 갚기 위해 노력합니다. 한편, 세 아이의 어머니로서 아이에게 관심을 갖고, 때로는 아이들과 함께 장난도 칩니다.


사랑, 믿음, 순종, 남편과 아이들, 가족을 지켜왔고, 가족을 지키기 위해 죽음까지 생각한 노라, 문득 자신이 인형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가족은 있지만 '나'는 없는, 가족이 원하는 '나'만 있는 이곳, 인형의 집.





간결하고, 군더더기 없는 묘사와 행복한 일상 속에 사건도, 불행도, 알아차림도 갑작스럽게 찾아옵니다. 대단한 건, 생각을 망설임 (계획)없이 실행에 옮기는 노라. 그녀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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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감상 - “사랑스러운, 수다스럽지만 아름다운 목소리, 종달새. 그녀는 어느 날 (독거미) 타란툴라에 물린다. 타란텔라를 (춤)추기 시작하자 멈출 수 없는 노라, 각성한다."



아래쪽에서 문이 꽝 하고 닫히는 소리가 들려온다. _162p


귓가에 생생히 맴도는 표현입니다. 오늘의 현대인에게도 생생한 묘사. 에드워드 호퍼 (하기) 그림이 연상되면서, 가족을 남기고 집 밖으로 나간 (열린 결말의) 노라. 새로운 주체적 삶의 시작. 니체의 말을 빌리면 노라는 아모르 파티Amor Fati(운명을 사랑하라)를 한 것일지도,

Edward Hopper <Stairway>, (1949)


20000 총.총.총.



§. 책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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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단지 명랑했을 뿐이에요. 그리고 당신은 항상 저에게 아주 친절했지요. 하지만 우리 가정은 단순한 놀이터에 지나지 않았던 거예요. 여기서 저는 당신의 인형 부인이었죠. 결혼하기 전에 아빠의 아기 인형이었던 것처럼. 그리고 제게는 아이들이 인형이 되어 주었죠. 제가 함께 놀아 주면 애들은 기뻐했어요. 당신이 놀아 주면 저는 아주 즐거웠죠. 그것이 우리들의 결혼생활이었던 거예요, 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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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자신을 알려면 또 바깥세상을 알려면 제 자신의 힘으로 설 수 있어야만 해요. 제가 더 이상 당신과 함께 여기 있을 수 없는 이유가 바로 그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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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중엽부터 시작된 유럽의 근대적인 시민비극(bourgeois tragedy) 또는 시민극(bourgeois drama)을 완성하는 동시에 현대 연극의 출발점이 되기도 한 여러 희곡을 발표했다. 특히  《인형의 집》은 “아내이며 어머니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살겠다” 며 새로운 유형의 여인 노라의 각성 과정을 그려냄으로써 세계적인 화제가 되었고, 입센은 명실상부한 근대극의 제1인자가 되었다.


#인형의집 #헨리크입센






 책과 함께한 음악 디깅


▶ 리스트Liszt - 타란텔라Tarantella


곡 제목인 '타란텔라'의 어원은 두가지 설이 있는데, 하나는 이탈리아의 도시 타란토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고 다른 하나는 독거미 '타란텔라'한테 물렸을 때 춤을 춰야 치료가 된다는 민간요법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다. _나무위키



저처럼 클래식을 취향만 찾아 듣는 비기너에게 타란텔라는 격정적이고, 속도감 있어 좋아하는 곡입니다. 몇 가지 버전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리스트 버전을 추천해요.(극악의 연타와 지옥의 난이도로 악명높은) 『인형의 집』에서 미학적 부분을 담당하는 '타란텔라' 감상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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