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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키 Dec 14. 2023

등대로

버지니아 울프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댈러웨이 부인>과 함께 2005년 타임지가 선정한 100대 영문소설" _책 소개 중



1882년에 영국 런던에서 태어나 학교를 다니지 않고 독학으로 지식을 쌓았으며 어렸을 적 의붓 오빠에게 성추행을 당했고. 1895년, 1904년 어머니, 아버지가 사망하고 1912년 레너드 울프와 결혼합니다. 1915년부터 작품 활동을 하였고, 예민하고 허약했던 버지니아 울프는 남편의 짐이 될 것이 두려워 1941년 3월 28일 자살로 생을 마감합니다. 『등대로』는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작업한 그녀의 대표작이자 초기작입니다.


&


*등대로 초고에는 '창, 세월이 흐르다. 등대' 라는 각 부의 부재가 없다고 합니다.


1부 - 창

(램지 가족은 외딴섬의 등대를 지키는 가족을 방문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날씨가 나빠 출발하지 못한 채 하루 동안 이웃들과 겪은 이야기입니다.)


램지는 늘 먼 곳을 응시합니다. 램지 부인은 조심스럽고 손으로는 붉은 빛이 도는 갈색 양말을 뜨개질합니다. 아이들은 집에만 있는 것을 갑갑해하며 등대로 놀러 가고 싶어 합니다. 릴리 브리스코, 젊은 탠슬리, 학자 뱅크스, 노인 카마이클 등 이웃은 교차로 램지 가족과 맞물렸다. 떨어지기를 반복합니다. 명확한 표현은 없습니다. 은은한 '그러한' 이라는 느낌으로 분노, 기쁨, 행복을 느낍니다. 마치 인상만으로 감정을 전하고 인상만으로 감정을 이해합니다.


2부 - 세월이 흐르다

(그로부터 10여 년이 흘렀습니다. 커다란 전쟁이 할퀴고 간 이 시간. 램지 부인은 밤중에 갑자기 죽고, 결혼한 딸 프루도는 아이를 낳다가 죽고, 촉망받던 아들 앤드루도 죽습니다.)


2부는 전체적으로 짧았습니다. 산문? 시?라 느껴지는 몽환적 아름다움이었습니다. 1부에서 의심스러웠던 버지니아 울프의 단단한 내공을 실감했습니다.


3부 - 등대

(살아남은 램지(남편). 그는 남은 두 아이와 함께 등대로 향했고 그 과정에 아이들과 일종의 화해(?)를 합니다. 릴리 브리스코(화가)는 램지 부인에 대한 강렬한 그리움 속에 그녀를 자신의 뮤즈로 영감을 얻어 그림을 완성합니다.)


램지 부인은 독특한 표현을 사용합니다. A ~ Z 라는 단계. 그리고 램지가 Z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램지는 늘 궁극의 무엇을 쫓았습니다. 반면 램지 부인은 작은 것에 행복해하며 램지를 배려합니다. 마치 Z의 단계인 것처럼. 램지는 등대를 향한 과정에서 처음으로 아이들에게 관심을 보였고 아이들은 좋아했습니다. 해피엔딩이 그려집니다. Z의 단계에 이른 걸까요? 모르겠습니다.

 


매우 까다롭습니다. 작품 해설이 없었다면 스토리 파악도 불가능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마치 눈앞에 꽃이 있는데 분명 잎과 줄기가 있고 생생한 색깔이 있는데 ... 아리송합니다. 하지만 향香을 맡았습니다. 『등대로』 만의 향香 말입니다.


-

#한줄감상 - “파도가 없는 바다. 램지 가족이 탄 배는 등대를 향한다. 갑판에는 시간이 흐르고 바람이 불고 숨소리가 소곤거린다. 시선이 움직인다. 예민하고 평평한 서사다."





1. 의식의 흐름이란 뭘까? 의식과 무의식의 뒤엉킴?


다시 생각(질문)을 확장해 보겠습니다. 꼭 서사가 있어야만 소설이 되는 걸까? 꼭 재미가 있어야 소설이 되는 걸까? 글(소설, 시 등)은 꼭 정해진 형식이나 방식이 있고 그것에 맞추어 써야 하는 걸까? 어쩌면 문학은 독자(읽는 사람)만의 영역인 것 갔습니다. 각자만의...


2. 문득 르네 마그리트의 '이미지 반역'이라는 그림이 생각났습니다. 파이프를 사실적으로 그리고 그 아래에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Ceci n'est pas une pipe'라는 글을 적었습니다. 대상(사물)과 언어(상징)의 지배관계를 말합니다. 『등대로』 를 읽었습니다. 서사를 지우자 무의식이 의식의 수면으로 위로 떠오릅니다. 관찰합니다.

르네 마그리트 <이미지 반역>, (1928)



* 마지막으로 ... 문득, 버지니아 울프의 마지막 편지가 생각났습니다.

버지니아 울프는 1941.3.28 정신질환을 비관한 나머지 강물에 빠져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_위키피디아


“사랑하는 당신, 당신께 말하고 싶어요. 당신이 내게 완전한 행복을 주었다는 것을. 그 누구도 당신보다 더 잘해줄 수는 없었을 거예요. 믿어주시겠죠. 하지만 나는 이걸 결코 이길 수 없다는 걸 알아요. 나는 당신의 삶을 소모시키고 있어요. 이 광기가 말이죠....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 병이 오기 전까지는 우리는 완벽하게 행복했다는 거예요. 모두 당신 덕이에요. 아무도 당신만큼 잘해주지는 못했을 거예요. 맨 처음 그날부터 지금까지. 그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에요.” _자살하기 전 남편에게 남긴 편지 中


20000 총.총.총.



§. 책갈피


-

부엌 식탁은 사변적이고 간결한 무엇이었고, 있는 그대로의 신뢰할 수 있는 꾸미지 않은 무엇이었다. 그것에는 색깔도 없었고, 모서리와 각도만 있었고, 완고할 정도로 평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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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라는 커튼이 집과 벡위스 부인과 카마이클 씨와 릴리 브리스코를 감싸서 그들이 그들의 눈 위로 여러 겹 겹쳐진 어둠 속에 누웠을 때 밤의 목소리가 다시 한 번 더 “이것에 만족하고, 이것을 받아들이고, 묵인하고 포기하는 게 어때?” 하는 말을 속삭이는 듯했다. 섬을 둘러싼 바다가 파도를 일으키면서 내쉬는 한숨 소리가 그들을 달래주었고, 밤이 그들을 감싸주었고, 새가 노래하기 시작하고 새벽이 희미한 목소리로 하얀 얼굴을 내밀고 짐수레가 덜거덕거리면서 지나가고 개가 어디선가 짖어대고 떠오르는 태양이 커튼을 밀어내고 그들이 그들의 눈을 덮은 베일을 벗을 때까지 아무것도 그들의 잠을 방해하지 않았고, 벼랑에서 떨어지는 사람이 풀이라도 움켜쥐듯 릴리 브리스코는 몸을 뒤척이면서 덮었던 담요를 거머쥐었다. 그녀가 눈을 크게 떴다. 아, 여기에 다시 왔구나. 일어나 침대에 똑바로 앉으면서 그녀가 생각했다. 깨어난 것이었다.


-

“우리는 모두, 혼자 죽는다” 


#등대로 #버지니아울프






 책과 함께한 음악 디깅


▶ 윌튼 트리오Wynton Kelly Trio Live At The Left Bank Jazz Society Baltimore (1967.11.12 Live / Morden Jazz)



깔끔한, 모던함이 풍겨나오는 모던재즈에요. 라이브이기 때문에 박수소리 관객들의 목소리까지 =) LP버전만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한번 감상해 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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