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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키 Dec 31. 2023

마담 알데라이드

장 에티엔느 리오타르

리오타르는 종종 모델들에게 이국적인 옷을 입혀 초상화를 제작하곤 했다. 터키 옷차림을 한 아델라이드는 한복을 입고 경복궁 앞에서 포즈를 취한 외국인처럼 낯설지만 흥미롭다. 그녀는 프랑스 루이 15세의 셋째 딸로 지적 욕구가 강해 외국어 공부, 독서, 악기 연주, 사냥 등에 열정적이었다고 한다. _작품 해설, 『365일 모든 순간의 미술』


*

(작가, 미술 기법, 역사적 배경 등 일체의 객관적 사실을 배제한 하루키의 감각과 추상표현으로 쓴 감상입니다.)

Jean-Étienne Liotard <Portrait of Adelaide of France in Turkish-Style Clothes>, (1753) 출처: Wiki



+ 하루키 감상

1753년 프랑스는 루이 15세가 직접 통치를 하던 시기. 그는 낯을 심하게 가렸고, 의심이 많았습니다. 한편 가족과 자식에게 대한 사랑은 지극했습니다. 자식들 중 가장 가깝게 지냈던 것은 셋째 딸 아델라이드. 그녀와 문학, 음악, 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면 시간 가는 줄 몰랐고, 종종 사냥도 함께 즐겼습니다.


어느 날 퐁파두르 부인*은 루이 15세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합니다. 그녀의 초상화를 제작하자고, 루이 15세는 그녀의 제안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등 전 유럽을 통틀어 딸 아델라이드를 가장 특별하게 그려줄 화가를 찾으라 명합니다. 퐁파두르 부인은 이탈리아 베니스를 여행하고 있는 장 에티엔느 리오타르Jean-Étienne Liotard를 추천합니다. 유럽의 귀족과 왕가에서 가장 핫한 초상화 화가이자, 오스만 투르크 제국(현재의 튀르기예(구, 터키))의 수도 이스탄불에서 오랜 시간 생활한 독특한 이력의 화가라는 소개와 함께.


* 퐁파두르 부인 - 루이 15세의 애첩이었던 그녀는 ‘왕관 없는 여왕’으로 불릴 정도로 다방면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 미술사학자들은 로코코 예술의 절정은 퐁파두르 부인의 후원이 없었다면 피어나지 못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혹자는 이 시대의 예술을 로코코 양식이라 또는 루이 15세 양식보다는 마담 드 퐁파두르 양식이라 불러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루이 15세는 리오타르를 파리로 불러 직접 만납니다. 그의 첫인상은 독특했습니다. 당시 유럽에서는 볼 수 없는 오스만 투르크식 옷차림. 아이 같은 눈동자와 아랍의 현자가 기를 법한 수염을 기른 채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먼저 인사를 건넨 리오타르는 유창한 프랑스어를 구사합니다. 그는 프랑스, 오스트리아, 오스만 투르크, 이탈리아어까지 다양한 언어를 네이티브 수준으로 구사했습니다. 루이 15세는 그에게 이전에 완성한 초상화를 보여줄 수 있느냐고 물어봅니다.


그는 가지고 온 초상화를 보여줍니다. 파스텔로 그린 프랑스 귀족 부인의 그림. 피부의 윤기와 눈빛의 생생함, 파스텔 방식의 묘사만이 만들 수 있는 따스한 분위기. 루이 15세는 한참을 감상합니다. 정신을 차린 루이 15세는 리오타르에게 아델라이드의 초상화를 주문합니다. 단, 한 가지 조건을 답니다.


오리엔탈리즘적 신비를 담은 초상화로 그려 달라는,



&



1. 회백질 방이 보입니다. 커다란 초록색 소파가 반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소파 위에는 아델라이드가 비스듬히 기대어 한 손에는 책을, 한 손은 쿠션에 걸치고 있습니다. 그녀는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궁중 복식 여성용 카프탄Kaftan을 입고 있습니다. 카프탄에 장식된 문양은 마치 아델라이드의 순수한 열정을 상징하듯 한여름의 꽃들로 가득합니다. 


시선을 옮겼습니다. 단정히 손질한 머리와 인디고 색으로 물들인 개량 터번을 진주로 엮어 만든 줄로 연결합니다. 고귀함 같습니다. 개량 터번 위의 사막 여우 털로 만든 장식이 은은했습니다. 고결함 같은. 언뜻 화려해 보이지만, 10캐럿 크기의 울트라 마린 색 사파이어 귀걸이와 그녀의 아우라는 어우러져 조화로웠습니다. 


2. 정적이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저의) 숨소리가 들립니다. 숨소리에 집중하는 동안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고, 다른 숨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곧 책장이 느릿히 넘어가는 소리가 들립니다. 소리를 쫓아 아델라이드가 들고 있는 책을 봤습니다. 그녀는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읽고 있었고, 읽고 있는 부분은 햄릿과 오필리아*의 사랑에 대한 부분입니다. 그녀는 영어로 된 『햄릿』을 막힘없이 읽고 있습니다.


* 오필리아 - 덴마크의 젊은 귀족으로 폴로니어스의 딸이자 레어티즈의 동생이다. 햄릿 왕자의 왕비 후보이기도 하다. 비극적으로 죽는다


3. 그녀의 손과 책을 쫓다 그녀의 시선을 발견해 유심히 관찰했습니다. 그녀의 시선 안쪽 깊숙한 곳, 눈동자. 눈이 곧 감겨질것 같은, 눈이 감겨지면 영원히 그녀를 알 수 없을 것만 같은. 길고 짙은 속눈썹의 그녀. 은은한 그녀의 눈 밑 홍조. 그녀에 대한 궁금증에 애가 타기 시작합니다. 문득 그녀의 얼굴 뒤 빨간 창살을 발견합니다. 햇살은 그녀와 책을 비추었고, 그녀의 심장박동은 미묘히 불규칙적으로 뛰고 있습니다.


쿵, 쿵쿵, 쿠-ㅇ

* 화가 - 장 에티엔느 리오타르Jean-Étienne Liotard(1702–1789, 스위스)

[전기]


장 에티엔 리오타르는 1702년 제네바에서 태어납니다. 그의 아버지는 보석상이었고, 리오타드 역시 이 분야에서 교육을 받습니다. 그러나 일찍부터 예술에 관심을 보였던 그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그는 특히 네덜란드 플랑드르 화가들의 작품에 관심이 많았고 그들의 작품을 모사하는 데 시간을 보냅니다.


1720년대 리오타르는 파리와 베니스 등지를 여행하였고, 이 기간 동안 리오타르는 네덜란드 회화의 정밀함과 이탈리아 회화의 드라마를 결합한 독특한 스타일을 개발합니다.


[중기]


1730년대 리오타르는 콘스탄티노플(현 이스탄불)로 여행을 합니다. 그는 그곳에서 몇 년 동안 오스만 투르크 문화를 연구하고 현지 사람들의 초상화를 그렸습니다. 이 초상화들은 사실감과 디테일에 대한 세심한 배려로 높은 평가를 받습니다.


유럽으로 돌아온 리오타르는 유럽 왕족과 귀족의 초상화로 유명해집니다. 그는 특히 피사체의 개성을 포착하는 데 능숙했으며 그의 초상화는 많은 인기를 얻습니다. 또한 정물화와 장르적 장면을 포함한 일상 생활의 장면을 계속해 그립니다.


[후기]


말년에 리오타르는 제네바로 돌아와 초상화와 장르적 장면을 계속해 그립니다. 그는 또한 색과 질감의 섬세한 뉘앙스를 포착하는 방법으로 파스텔 페인팅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이 기간 동안 그는 아름다운 파스텔 초상화를 많이 그립니다.


리오타르는 1789년 제네바에서 87세의 나이로 사망합니다. 그의 작품은 생전에 높은 평가를 받지만, 사후 몇 년이 지나서 인기가 떨어졌고, 20세기가 되어서야 그의 작품은 다시 한 번 재평가 받고 있습니다.


+ 비평적 관점


일부 비평가들은 그의 작품이 지나치게 우아하고 화려하며, 사실적인 묘사에 실패했다고 지적합니다. 또한, 그의 작품이 주로 귀족과 상인을 대상으로 한 초상화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대중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 * *


+ 회화 스타일


1. 파스텔의 대가


리오타르는 파스텔의 대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파스텔은 가볍고 자유로운 방식으로 사용되었지만, 리오타르는 다르게 접근합니다. 그의 초상화는 광택이 났으며, 세부 사항에 대한 묘사가 놀라울 정도로 철저합니다.


2. 사실주의


그는 놀라운 디테일이 특징입니다. 이는 18세기의 지적 발전, 즉 자연에 대한 직접적인 관찰을 중시하는 과학과 경험주의 철학과 연결지어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는 초상화 속 인물들을 이상화하지 않았고, 있는 그대로 묘사를 하였습니다. ‘모든 것을 다 보여주는’ 접근법은 그의 초상화가 대중에게 전시되지 않고 개인 소장용으로 그렸기 때문입니다.



3. 계몽주의


일반적으로 당시의 초상화들은 진지한 분위기를 취했습니다. 리오타르 초상화 특유의 경쾌함은 그에게 영향을 끼쳤던 계몽주의 철학이 반영된 것입니다. 또한 그는 시대를 반영한 작품을 시도했습니다.



+ 의식 안의 미술관


당시 사진도 없었는데 ... 정말 세밀합니다. 살아 있는 초상화 같은, 하지만 해부학적 접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고도의 완성도 높은, 미니어쳐 혹은 인형같은-

출처: artvee.com






"새해 전야

샴페인을 터트리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를!" _1일 1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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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하여, 2024년 _하루키

Strauss - Polka Champagne Op. 211




삶이 고양될지 혹은 무해할지, 의식 안의 미술관을 꿈꾸며 ... 감사합니다. 하루키





+ 출처


[1] 위키피디아: Jean-Étienne Liotard

[2] britannica: Jean-Étienne Liotard

[3] wikiwand: Jean-Étienne Liot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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