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릭스 에두아르 발로통
해 지는 배경이 이토록 아름답고 황홀할 수 있다니.
우리의 저물어가는 하루도, 인생도, 분명 아름다울 거예요. _<매일 그림 날마다 여행> 中
*
(작가, 미술 기법, 역사적 배경 등 일체의 객관적 사실을 배제한 하루키의 감각과 추상표현으로 쓴 감상입니다.)
+ 하루키 감상
스위스 로잔 태생 발로통은 1900년 프랑스 시민으로 귀화합니다.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군에 자원입대하지만 나이(48세) 문제로 군인이 될 수 없었습니다. 발로통은 포기하지 않고 프랑스인으로서 프랑스를 위해 활동합니다. 1918년 11월 11일 제1차 세계대전은 독일이 파리 베르사유 궁에서 항복문서에 서명함과 동시에 종전이 선언됩니다.
11월 11일 밤 발로통은 나비파* 절친 피에르 보나르, 에두아르 뷔야르와 몽마르트의 한 술집에서 조촐한 종전 파티를 했습니다. 술자리는 3차까지 이어졌고 시간은 어느새 새벽 4시에 가까워집니다. 술에 잔뜩 취한 셋은 몽마르트 거리를 비틀거리며 걷습니다. 대부분의 건물들은 폭격으로 부서졌지만, 살아남은 작은 술집과 카바레는 아직도 불빛이 휘황거리며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술 취한 사람들, 고성, 캉캉 음악소리, 발소리, 말소리, 모든 소리가 뭉뚱그려진 순간. 모호한 인상 같은 현실.
* 히브리어로 '예언자'라는 의미의 '나비 (Les Nabis)'로 상당히 정신적 가치를 추구하는 화가들의 모임이다. 이들은 예술이 종교적 역할을 하기를 바랐고,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믿었다. 고갱의 작품에서 영향받았다고 알려짐. _위키백과
발로통은 갑자기 바닥에 털썩 주저앉습니다. 그토록 원했던 전쟁은 끝났고, 프랑스는 승리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부터 자신이 무얼 해야 할지 앞이 막막합니다. 피에르 보나르와 에두아르 뷔야르와 헤어지고, 집에 도착한 발로통은 잠자고 있는 아내 헨리케스의 머리맡에 쪽지를 남기고 미술도구만 챙겨 생 라자르 역으로 향합니다. 노르망디행 첫 열차에 올라탑니다.
Mon cher Henriques, je vais au Havre, en Normandie. Ne t'inquiète pas, Vallotton.
"사랑하는 헨리케스, 노르망디 르아브르에 다녀올게. 걱정하지 말아요. 발로통"
발로통은 오후 5시쯤 르아브르 역에 도착합니다. 서둘러 차를 타고 그레이스 해변으로 향합니다. 기차 안에서 자다 깨다 하면서 본 바다. 노을이 지겠지. 바다가 그리고 싶다. 는 생각. 그레이스 해변에 도착한 발로통은 바다가 잘 보이는 언덕에 자리를 잡아 삼각대를 펼치고, 캔버스와 파렛트를 준비합니다. 하지만 붓은 들지 않습니다.
멍하니 수평선을 봅니다. 보라색 하늘, 청록색 바다, 오렌지빛 원형. 너무 느려 정지해 있는 것 같은 오렌지. 이를 둘러싼 하늘과 바다의 색은 다채롭게 변화합니다. 발로통은 낮은 목소리를 내뱉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지"
발로통은 붓을 듭니다.
&
1. 바람도 파도도 멈춘 해변에 오렌지빛 태양은 메마른 시간 속에 건조된 생명의 색 같다. 건조된 색은 내장 기관이 뜯긴 채 껍질만 남은 가죽과 같다. 애벌레의 허물이 아닌 박제된 생명.
2. 오렌지빛, 바다와 땅을 가른다. 박제된 생명의 비명 같다. 혹은 외마디. 나를 만지지 마라.*
* 나를 만지지 마라(놀리 메 탄게레Noli me tangere) [요한복음] 제20장, 13~18절
3. 소리를 질렀다. 아무 돌멩이나 집어던졌다. 나무를 흔들고, 발로 땅을 밟고, 거칠게 찼다. 소리가 나지 않는 흔들리지 않는 움직이지 않는 침묵의 반향들
4. 비탄한 (1. 비탄飛彈 날아오는 탄환. 2. 비탄悲嘆 매우 슬픈 탄식) 색은 빛의 속도로 나를 (관객을) 관통한다. 탕
* 화가 - 펠릭스 에두아르 발로통Felix Edouard Vallotton(1865 ~ 1925, 스위스, 프랑스)
+ 전기(1865-1890)
펠릭스 에두아르 발로통은 1865년 스위스 로잔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납니다. 어린 시절부터 예술에 대한 열정을 보였던 그는 16세에 부모를 설득해 파리로 유학을 갑니다.
1882년, 파리에 도착한 발로통은 줄리앙 아카데미에 입학하여 그림을 배우기 시작합니다. 이곳에서 그는 전통적인 아카데미 양식을 익히며 기초를 다집니다. 초기에는 주로 초상화와 풍경화를 그렸는데, 이 시기의 작품들은 아직 그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찾지 못한 채 전통적인 기법에 충실합니다.
1885년, 발로통은 생계를 위해 고전 거장 작품의 미술 복원가로 일했었고, 이 시기의 경험은 그의 예술적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같은 해, 그는 처음으로 살롱전에 출전해 화단에 첫발을 내딛습니다.
1880년대 후반, 발로통은 목판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이는 그의 예술 세계에 큰 전환점이 됩니다. 그는 목판화의 단순하고 대담한 표현 방식에 매료되어 자신의 회화에도 적용시킵니다.
+ 중기(1891-1914)
1891년, 발로통은 나비파* 그룹과 인연을 맺습니다. 나비파는 당시 프랑스 아방가르드 미술의 중심에 있던 젊은 예술가들의 모임이었습니다. 비록 공식 회원은 아니었지만, 발로통은 이들과 교류하며 자신의 예술 세계를 넓힙니다.
* 히브리어로 '예언자'라는 의미의 '나비 (Les Nabis)'로 상당히 정신적 가치를 추구하는 화가들의 모임이다. 이들은 예술이 종교적 역할을 하기를 바랐고,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믿었다. 고갱의 작품에서 영향받았다고 알려짐. _위키백과
이 시기 발로통은 목판화 기법을 더욱 발전시켜 '흑백의 예술가'라는 별명을 얻습니다. 그의 목판화는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흑백의 대비, 평면적 구성, 날카로운 윤곽선이 특징입니다. 1896년에 제작한 '친밀한 면들' 시리즈는 그의 대표작으로 꼽힙니다.
발로통의 회화 스타일은 이 시기 큰 변화를 겪습니다. 목판화에서 얻은 영감으로 단순화된 형태와 평면적 색면을 사용하는 독특한 화풍으로 발전시킵니다. 이러한 스타일은 당시 유행하던 아르누보와는 구별됩니다.
1899년, 발로통은 독일 출신 과부 가브리엘 로드리게스-헨리케스와 결혼합니다. 결혼을 계기로 그의 생활은 안정되고, 작품 활동에 전념합니다. 초상화, 누드화, 풍경화, 정물화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작업하였고, 실내 장면을 묘사한 작품이 유명합니다. 인물들 사이의 긴장과 불편한 분위기를 섬세하게 포착합니다.
+ 후기(1915-1925)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1914년 이후, 발로통의 작품 세계는 새로운 변화를 맞이합니다. 전쟁의 참혹함을 목격한 그는 보다 사실적이고 어두운 주제들을 다루기 시작합니다. 1917년에 완성한 '베르됭 전투' 연작은 이러한 변화를 보여줍니다.
말년에 접어들면서 발로통은 풍경화에 관심을 가졌고, 프랑스 노르망디 지방의 풍경을 자주 그립니다. 그의 후기 스타일은 부드러운 색채와 섬세한 빛 표현이 특징입니다. 1920년대에 들어서면서 발로통은 건강이 악화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하였고, 석판화, 에칭의 새로운 시도나 사진 작업도 합니다.
1925년(60세) 발로통은 파리에서 사망합니다. 그의 마지막 작품은 자화상이었다고 합니다.
+ 비평적 관점
일부 비평가들은 발로통의 작품이 지나치게 차갑고 감정이 결여되었다고 지적합니다. 그의 단순화된 형태와 평면적인 색채 사용이 때때로 관객과의 정서적 연결을 방해한다는 주장입니다. 또한, 발로통의 독특한 스타일이 그의 기술적 한계를 보여준 것이란 주장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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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특징
1. 아카데미 양식
초기 발로통은 전통적인 아카데미 양식 스타일로, 사실적인 초상화와 풍경화를 그렸으며, 세밀한 묘사와 정교한 명암 표현이 특징입니다. 색채 사용도 자연스럽고 풍부했습니다. 이 시기 작품들은 그의 뛰어난 기술적 능력을 보여주지만, 아직 독창적 스타일을 찾지 못한 상태입니다.
2. 나비파 영향과 목판화 작업
발로통은 나비파 그룹과 교류하면서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발전시킵니다. 특히 목판화 작업을 통해 '흑백의 예술가'로 명성을 얻게 됩니다. 대담한 흑백 대비, 평면적이고 단순화된 형태, (일본의) 우키요에 영향 등 그의 목판화 작업 스타일은 그의 회화에도 반영됩니다.
3. 사실주의와 실내장면
말년으로 갈수록 사실주의적 경향으로 회귀하지만, 초기의 아카데미 양식과는 다른 독특한 특징을 보입니다. 부르주아 가정의 실내 장면을 많이 그렸고, 인물들 사이의 미묘한 긴장관계를 포착하는데 탁월했습니다. 또한 풍경화에서는 부드러운 색채와 빛의 표현이 두드러집니다.
+ 의식 안의 미술관
발로통의 풍경화는 항공 뷰이거나 (동양의) 민화 같은 평면적 느낌이 강하게 부각됩니다. 놀라운 것은 그의 실내화, 초상화, 정물화를 보면 마치 다른 화가의 작업 같습니다.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발로통.
발로통의 풍경과 바다 풍경은 전통적인 관점과 기법을 피하고 특이한 관점을 제시합니다. 장면을 때때로 위에서 보이며, 그림에서 지평선이 매우 높거나 하늘이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형태는 단순화되고 인물은 종종 작고 거의 알아볼 수 없습니다. _Wiki
"라그리마는 눈물방울이라는 뜻입니다.
모든 음표는 눈물과 같습니다. 매우 섬세한 소품이지만,
악보에 표기되어 있는 것 이상의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_1일 1클래식
기타 현 위로. 툭. 투툭. 툭. 소리가 들린다. 하늘에서 떨어지면 빗방울, 눈-볼-턱끝을 지나 떨어지면 눈물방울, 오선지 위로 떨어지면 음표가 된다. 라그리마 _하루키
"라그리마Lágrima"는 스페인어로 "눈물"을 의미하며, 이 작품은 우아하고 선율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Francisco Tárrega의 작품 중에서도 "라그리마Lágrima"는 그의 감성적이고 아름다운 음악을 잘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