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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키 Jul 02. 2022

4개월, 3주 ... 그리고 2일

BBC 선정 21세기 100대 영화 15위

BBC 선정 21세기 100대 영화 15위. 2007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ㅡ 예술영화일까? 궁금하다. ㅡ 좀 더 살펴보면 루마니아 감독과 배우가 나온 영화였다. 생소했다. ㅡ 제목에서 느껴지는 불쾌감 왜일까? ㅡ 시작한다. "딸깍, 딸깍"



01.

1987년 루마니아. 오틸리아(안나마리아 마링카)와 가비타(로라 바실리우)는 대학생인, 같은 방을 사용하는 룸메이트였다. ㅡ 전체적으로 영상은 회색 톤으로 채도 높은 컬러를 찾기 힘들었다. ㅡ 가비타의 임신, 고민 끝에 인공 임신 중절(=낙태)을 결심한다. 오틸리아는 가비타를 돕는다. ㅡ 영화에선 2개의 방이 나온다. 햇빛이 드는 밝은 회색 톤의 기숙사 방과 인공 임신 중절(=낙태)을 하기 위해 투숙한 또 다른 회색 톤의 호텔 방 ㅡ 감독의 말 없는 시선(카메라)은 조용히 뒤따른다. ㅡ 당시 루마니아의 사회적 분위기 및 '출산 강요 정책'에 대한 배경지식은 필요하겠지? ㅡ


* 인공임신중절 - 낙태(태아가 달이 차기 전에 죽어서 나옴)보다 권장되는 표현.



02.

궁금하다. 여자와 남자의 차이. 감성의 다름? 지능의 다름? 혹은 육체의 다름? (곰곰이) 혹, 자궁의 유무는 아닐까? ㅡ 자궁은 또 다른 방 ㅡ 생명이 탄생하고 머물고 보호받는 곳. 인류의 고향. ㅡ 그렇다면 신神이 최초의 인간으로 아담을 만들었다면 신神은 곧 여자를 뜻하는 걸까? ㅡ 영화 속 남자들은 태생적 이기심으로 여자의 신성을 깨닫지 못한 채 권위를 강요한다. ㅡ 그런 걸까? ㅡ



#또다른 #영화정보

1965년 루마니아는 차우셰스쿠 독재 정권이 들어섭니다. 차우셰스쿠 서기장은 루마니아의 경제 부흥을 위해 인구 부양 정책을 추진합니다. 정책명은 '출산 강요 정책'.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피임 낙태 전면 금지

2. 가정당 4명 이상의 자녀 의무 출산

3. 월경 경찰 운영

4. 산부인과 강제 검진

5. 비 출산시 엄청난 세금 부여(장애인, 불임 여성 포함)


<4개월, 3주 ... 그리고 2일>은 차우셰스쿠 독재 정권 차하에서 사회적 약자인 여성과 인공 임신 중단(=낙태)을 다룹니다.



03.

매우, 짙은 메타포. 주인공 오틸리아(안나마리아 마링카). 그녀는 친구인 가비타(로라 바실리우)의 인공 임신 중절(=낙태) 성공을 위해 적극성을 넘은 헌신을 한다. ㅡ 사이가 좋았던 남자 친구에게조차 그저 스쳐 지나가는 남자를 대하듯 ... ㅡ 오틸리아는 남자 친구와의 대사에서 만약 자신이 인공 임신 중절(=낙태)의 순간이 오면 자신을 도울 사람은 가비타 뿐이라는 확신을 말했다. ㅡ 오틸리아는 남자에 대한 불신이 깊다. ㅡ 어느 순간부터 오틸리아는 화려한 여전사로 보이기 시작했다. ㅡ 여신 *아테나가 황금 전차를 타고 전쟁터를 누비는 것 같은 ㅡ 영화 속 엔딩은 해피엔딩일까? 새드엔딩일일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오틸리아가 목적을 달성했다는 것.


* 아테나 -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나오는 지혜와 전쟁의 여신



마지막으로...

하루키는 남자다. 그렇지만 몰입해 영화를 봤다. 정말 개운치 못한 감정과 묘한 긴장감은 영화를 보고 있다는 생각보다 체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ㅡ 남자에게조차 전해지는 찝찝한 불안 ㅡ 나아가, 배우의 열연보단 감독의 계산된 촬영과 로케이션이 담아낸 리얼리티. 영화라는 사실조차 잊게 만든, ㅡ 훌륭한 영화는 영화 속 픽션 감과 영화 밖 현실감의 경계가 구분되지 않음의 경험 ㅡ 거짓의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진실의 날 것, 카메라를 마주하지 못하는 배우의 불안한 시선, 관객은 영화에서 쉽사리 헤어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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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키의 영화 생각

1. 영화는 시詩라 생각합니다.
2. 평점을 매기지 않습니다.
3. 감상은 미니멀을 추구합니다.




* 영상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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