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스트 얘기는 안 하려고 했는데 딱 한명만 얘기하려고 한다. 그분은 개인적인 정보를 밝히기를 꺼려하니 그냥 게스트 하우스가 뭔지 몰랐던 게스트라고 하겠다. 이 분은 오아시스에 오기 전에 출장으로 몇 번 서울에 온 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때는 시내에 특급 호텔에 묵었고 관광객들이 많이 가는 관광지와 식당 등을 갔었고 특별히 한국에 대한 감정이 없었다고 한다. 좋지도 싫지도 않은 그냥 일본과 비슷한 곳 정도. 아무리 인테리어가 좋고 서비스가 좋은 호텔이라도 호텔 방에 혼자 있으면 그렇게 신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다 갑자기 서울에 오게 되었고 직접 예약을 하면서 실수로 오아시스 게스트 하우스를 클릭하게 되었고 결재까지 끝냈다.
오기 전 까진 게스트 하우스가 뭔지도 몰랐다. 공항 택시를 타고 도착해보니 호텔이 아닌 가정집, 뭐 거기까진 어떻게 견디겠는 데 방문을 열어보고 진심 놀랐다고 한다.
이분의 기준에 화장실이 없는 호텔방은 말이 안 되는 거였기에. 너무 당황해해서 내가 오늘은 밤이 늦었으니 그냥 주무시고 내일 호텔을 찾아서 옮기라고 했다. 숙박비는 전액 환불해 주겠다고. 그날 밤 나와 다른 게스트들과 저녁을 먹고 거실에서 맥주 파티까지 하고 이미 많은 친구를 사귀었다. 그분은 당연히 오아시스에 묵었고 휴가를 연장해서 일주일을 더 있었다. 그 후로 출장과 휴가 등 기회만 있으면 오아시스에 묵다보니 삼 개월에 여섯 번이나 오게 되었다.
그분의 가족은 도대체 오아짱이 누구 길래 가족보다도 더 자주 만나냐고 했고 그분의 회사 사장은 처음엔 게스트 하우스에 묵는 것에 위험하다고 반대했으나 거기만 갔다 오면 더 생기가 돌고 영어와 한국어 실력이 눈에 띄게 느는 것을 보고 오아시스에 묵는 것을 적극 찬성하였다. 처음 게스트 하우스가 뭔지도 몰랐고 영어도 단어 몇 마디만 할 수 있었던 그분은 삼 개월 뒤 영어로 수다를 다섯 시간은 너끈히 떨 수 있는 사람으로 변해있었다.
이분이 처음 오아시스를 잘 못 예약한 것이 아름다운 실수였다고 했다. 올 때마다 같이 먹을 음식을 잔뜩 가져와 풍성한 파티를 열어줬고 아직도 제일 기억에 남는 게스트가 되었다. 이분은 이미 게스트 하우스의 매력에 흠뻑 빠져 오아시스에 안 오더라도 호텔보다는 게스트 하우스에 묵을 것이다. 이게 바로 게스트 하우스가 호텔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게스트 하우스도 호텔보다 큰 장점 하나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