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 날 일하면 벌어지는 일

Life in Canada

by 림스

10월 31일. 북미에서는 핼러윈 축제를 즐긴다. 핼러윈은 아일랜드 켈트족 중 삼하인(Samhain) 축제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그들은 사람이 죽은 뒤에도 1년 동안은 다른 사람 몸속에 있다고 믿어, 핼러윈 데이에 죽은 영혼이 다시 살아나 거리를 돌아다닌다고 생각했다. 그 귀신들의 기를 꺾기 위해 더 무서운 복장과 분장으로 핼러윈 축제를 즐겼다고 한다.


1840년대 아일랜드인들이 미국으로 대거 이주하면서 핼로윈이 퍼 저나 갔고 현재는 북미를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 잡았다. 캐나다에서는 10월 중순부터 핼러윈 데이를 기다리며 집집마다 개성을 살려 꾸며놓고 있었다. 출근을 위해 자전거를 타거나 버스를 타고 창가를 내다보면 핼러윈을 위해 꾸며놓은 집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곳의 핼러윈 데이는 10월 중순부터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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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마트들은 핼러윈 데이를 위한 초콜릿 키트들을 준비했고, 할인된 가격으로 팔기 시작했다. 내부도 핼러윈에 걸맞은 분위기로 탈바꿈하고 있었다. 이태원을 가야만 느낄 수 있는 핼러윈 분위기를 동네 마트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방인인 나에게 핼러윈 데이는 그저 일 하는 날이었다. 그것도 편의점 일. 사장님께서 초콜릿 대신 슬러시를 나눠준다고 하셨다. 다른 집에서 얻은 초콜릿을 계속 먹은 아이들에게 갈증을 해소시켜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해 괜찮은 아이디어일 것 같았다. 하지만 한 자릿수로 떨어진 기온 속에 슬러시를 먹는 아이들이 많을까?라는 의구심도 든 것은 사실이다.


날씨가 좋아 자전거로 출근을 했다. 한층 꾸며진 집들 사이를 달리니 핼러윈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아직 해도 떨어지지 않았는데 핼러윈 코스튬을 하는 사람들이 제법 보였다. 아무 감흥 없던 나에게도 괜히 덩다라 싱숭생숭하게 만드는 분위기였다. 오전 근무와 교대를 했다. 오전 근무자는 나에게 "Good Luck"이라는 말을 던지고는 웃었다. 그 웃음의 의미를 아는 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오후 손님들은 아이들을 위해 초콜릿을 구입하는 어른들이 주를 이뤘다. 평소에 잘 팔리지 않았던 초콜릿과 사탕들이 순식간에 팔렸다. 어느 손님은 자기 애들은 다 컸지만, 혹시 방문할지 모르는 어린아이들을 위해 초콜릿을 사러 오셨다고 했다. 마을 전체가 축제 분위기였다. 흡사 명절 분위기가 물씬 났다.


해가 떨어졌다. 딸랑. 문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Trick or Treat"


문 앞에는 어린 아카츠키 한 명과 할리 퀸 한 명이 서있었다. 동서양을 넘나드는 손님들이었다. 나는 웃으며 슬러시를 그들에게 주었다. 그들을 시작으로 한 시간 연속으로 계속 어린 손님들이 왔다.


"Trick or Treat"

"Trick or Treat"

"Trick or Tr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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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손님들이 왔다. 조커와 옛날 조커 그리고 길리 슈트를 입은 아이들까지. 각자 개성에 맞게 코스튬을 하고 등장했다. 이들은 주로 단체로 몰려오기 때문에 슬러시가 불티나게 나갔다. 슬러시를 공짜로 주는 소식에 평소에 못 보던 어린 손님들도 왔다. 분위기에 휩쓸려 분장을 하지 않은 나도 즐기고 있었다. 그리고 시계를 보니 어느덧 2시간이 훌쩍 지났고 피곤이 내 몸을 감쌌다. 오전 근무자의 Good Luck의 의미를 깨달았다.


조금 지쳐갔지만, 한창 바쁠 때의 힘듦은 아니었다. 핼러윈 분위기가 있고 없고의 차이인 듯했다. 또 아이들의 코스튬도 한 몫한 것 같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묘한 분위기를 만드는 매직 같은 하루, 핼러윈 데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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