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_12_22
친구가 아침부터 영상을 하나 보내줬다. 누군가가 걸어가다가 30km 속도 제한인 곳에서 어이쿠 하며 돌아가는 모습이 찍힌 영상이었는데, 우리 어떡하냐는 말도 함께 보냈다. 어떡하긴 어떡해. 하지만 초치기는 싫어서 그냥 답장했다. 우리 서른까지 딱 일주일 남았다. 하고
어린 시절부터 나는 어른이 되고 싶었다. 아마 유치원생쯤. 유치원부터 다니기가 싫었고, 초등학교도 중학교도 고등학교도 지긋지긋하게 싫었다. 언제 어른이 되나 8살때부터 1년씩 카운트 해봤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래서인지 불행의 대명사인 고3때도 이제 곧 청소년이 끝난다는 생각에 마냥 설렜다. 마지막 청소년을 갇혀서 보내는 건 아쉽지만, 어쨌든 이 시기가 빨리 지나가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렇지만 그때에도 서른살까지 생각해보진 못했던 것 같다. 서른은 너무 많은 나이였다. 요즈음의 서른은 특히 더 애매한 것 같다. 많은 나이라기엔 적고, 적은 나이라기엔 많다. 그렇다면 나는 내가 목표로 하던 어른이 되었을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오래 살고 있어서 요즘에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을 때가 많다.
회사를 4번이나 옮겼고, 업계도 두번이나 옮겼다. 웹소설을 정말 좋아하고 업계를 사랑하지만 거기에 내가 있을 자리는 없었다. 같은 업계인 친구는 심정적으로도 이제는 뿌리 뽑을 때가 된거 같다는 말을 했다. 그말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면 당시 친했던 PD님과 각자의 장르에서 최강자가 되자고 했던 약속이 자꾸 떠오른다.
교육일은 내가 목표로 했던 일은 아니었고, 그보다는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많다. 대학원에 가는게 맞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은 여전하다. 그런데도 내가 아직 가지 않는 까닭은 무엇을 공부해야 할지 공부를 하는 게 맞는지 글을 쓰는게 맞는지 헷갈리기 때문이다.
작가를 목표로 살게 된 후로 내 삶은 완전히 엉망이 되었다. 취업도 공부도 모든게 흐릿해져버린 상황이다. 누군가는 다 이뤄가면서 살지도 모르겠다. 취업도 공부도 글도. 하지만 나의 서른은 그렇지 못해서, 내 삶은 여전히 표류중이다. 어디에 가 닿을지 모르는 기분으로. 맞는걸까? 아직 서른이라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