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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캔캠 Nov 28. 2019

유방암 일지 #021

삭발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한다면 삭발


 암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모습은 모두 한결같이 두건을 쓰거나 모자를 쓰고 있는 모습입니다. 어머니에게 클라라가 오기 전까지는 그저 신경도 안 쓰이던 그런 모습들이 이젠 하나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얼마 전에는 히든싱어를 보는데 방청객의 모습이 스쳐 지나가는 순간 속에서 저분은 항암 중이시구나 하며 순간포착을 할 정도로 이제 사소한 일이 아닌 일상 속에 한 부분이 되었네요.

 사실 직접 보기 전까지는 와 닿지 않는 게 사람 일이죠. 저 또한 막상 어머니의 민머리를 보기 전까지는 와 닿지 않았습니다. 치료 이후로 하루하루 살이 빠져가는 게 모이긴 했지만, 머리카락은 풍성하셨기에 보통 이맘때 즈음이면 빠진다는 머리카락이 왜 안 빠질까..? 혹시 우리 집은 정말 예외의 변수인 것가!?라는 생각까지 했었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가 문득 차 몰고 오셔서 차에서 물건 꺼내야 하니까 나오라고 하시기에 별생각 없이 나갔더니... " 짜잔!! " 아니.. 이럴 수가.. 그 풍성하던 머리카락은 없고. 민머리를 이렇게 갑작스럽게 보여주다니요. 알고 있었지만 역시아 유쾌하신 어머니입니다. 

 왜 갑자기 머리를 밀고 왔냐는 물음에 사실 며칠 전부터 머리를 감으면 머리카락이 엄청 많이 빠졌다고 하시더라고요. 해서 미용실 가서 바로 머리를 자르시고는 그 자리에서 셀카 한 장 찍어서 카카오톡 프사를 그 사진으로 당당히 교체하신고 바로 왔다고 합니다. 사진 교체 이후로 주변 지인분들의 폭발적인 전화와 문자에 한참을 한참을 시달리시더니 다시 바꾸셨어요 ㅋㅋ 

 항암치료 시작 전에 미리 준비해 놓은 두건들로 머리를 세팅하시고 잘 가리고 다니시고 계십니다. 하지만 미리 구매 했던 제품들 중에서 가발 형식의 제품은 실사용이 거의 없을 듯합니다. 가발 추가형 모자를 쓰면 머리를 밀었다는 것이 거의 티가 나지 않지만 체온조절에 있어서 불편하기에 그저 두건만 사용하실 듯해요.

 머리카락을 전부 미셨지만 자연스럽게 전부 빠진 상태가 아니어서 다시 조금씩 자라나는 녀석들이 빠질 때마다 곤혹스러움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자고 일어나면 정말 짧은 털들이 베개와 이불에 가시 박히듯 박히는 현상들도 있고요. 비니를 쓰고 벗으면 비니에 머리카락이 박혀 있는 등.. 처음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하는 이 시즌에만 겪는 일이라 생각됩니다. 



우리 함께 힘내요.

함께라면 이겨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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