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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캔캠 Nov 28. 2019

유방암 일지 #030

항암치료 2차 이후 상태

이제는 가족도 환자도 이 생활에 적응이 되어갑니다.


 처음 암을 맞닥뜨렸을 때의 충격과 혼란스러움은 이 길을 걸어본 사람이 아니면 절대 공감할 수가 없는 수준입니다. '암'이라는 친구는 분명히 머릿속으로는 죽을 확률보다 완치의 확률이 높은 병임을 알고 있음에도 아직 무턱대고 공포라는 친구가 마음속에 방문해서 이성적인 판단을 못 하게 만들죠. 

 저희 아버지는 어머니의 암 소식을 처음 듣고서는 삼성병원에서 확진이 나오기까지 45일가량을 잠도 제대로 못 주무시고 밤마다 몰래 방에서 우셨습니다. 평소 좋아하시던 운동도 거의 포기하신 채 그렇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겉으로는 덤덤한 척 버텼습니다. 아마도 어머니께서도 그러셨지 않을까 합니다.

 그래도 이제 항암치료를 시작하고 벌써 2회 차도 진행 중인 만큼 모두 이성적으로 판단을 할 정도의 여유는 생겼습니다. 이런 여유가 생기는 이유 중 가장 중요한 게 특별히 많은 검사를 하지 않아도 되고, 이제 항암치료 하나만 받으면 되기 때문일 겁니다. 많은 변수들이 사라졌기 때문에 이젠 모든 것이 명확해졌기 때문이죠. 

 병원을 치료받고 검사받으러 다니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들은 비교적 시스템이 잘 갖춰졌고 의사분들이 친절하게 응대해주었음에도 복잡하다는 겁니다. 젊은 저희 부부가 따라다니면서 모두 케어를 했기에 부모님께서는 그저 따라다니면서 받으라는 검사만 받았기에 덜 힘드셨거든요. 


[병원 접수, 정보 찾기 = 아내], [운전 = 나], [운전, 결제 = 아버지] 이런 식으로 저희는 완전한 분업을 해버렸어요. 혹시라도 병원 가는 날 동행하실 수 있다면 꼭 동행해서 함께 해주시는 게 여러 가지로 너무 중요합니다. 

 항암치료를 위해 혈관에 삽입한 관은 이제 어머니와 한 몸이 되었답니다. 이 친구는 혹여나 관이 막힐 수가 있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씩 꼭 협력병원에 가서 관청소를 해야 하는데요. 이제는 저희가 예약을 안도 와드려도 본인이 직접 예약하시고 가서 청소받고 오시고 계세요. 

 처음에 저는 항암치료를 하게 되면 운전 자체를 못할 정도로 몸이 완전히 무너지는 거라 생각했었지만, 저희 어머니는 매일 오전에 직접 운전하셔서 침과 뜸 치료를 받으러 다녀오시고, 오후에는 친구분들 만나시고 계십니다. 아무렇지 않게 생활하고 계세요.   



우리 함께 힘내요.

함께라면 이겨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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