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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캔캠 Aug 28. 2020

유방암 일지 #055

유방암 수술 D+2 / Part.1

삶을 살아가며 중요한 것을 잊고 산다는 것은 마치 공갈빵 같은 느낌이지 않을까?


 통증과 고통을 오롯이 엄마(환자)가 감당해야 하기에, 이겨내는 동안에 겪는 외로움이라도 덜어드리고 싶은게 아들(가족)의 마음이다. 간병을 하는 동안 누군가 나에게 말하길 "어머니가 원하는게 간병일까? 그 동안에 일해서 병원비를 드리는 것도 효도의 방법이다." 했다. 예전의 나였다면 그 말에 100% 공감했고, 이미 그런 선택을 했을 것 같다. 


내가 모든 일정을 중단하고 어머니의 간병인을 자처한 이유는 2019년을 보내며 삶을 살아가는 방향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돈은 기본사항임은 틀림없지만 더 중요한걸 절대 잊어선 공갈빵같은 인생일뿐'이라는 삶을 살아가는 방향성을 갖게 되었는데, 자세히 말하자면 인생의 좌우관인 '후회없는 삶'이라는 대전제를 기반한다. 


살아가며 어떤 경험을 하든 항상 '피가되고 살이 되리라' 하며 생각의 전환을 하여 힘든 상황도 순기능으로 만드는게 습관이다보니 문득 어머니의 암수술을 이렇게 바라보게 되었다. "일생을 살아가며 부모님이 암 수술을 하는 경험을 하는게 10명중 몇이나 될까?" 이왕 경험하는 것 즐겁게 그리고 새로운 인생의 방향대로 살겠다. 이게 모든 일정을 중단하고 오롯이 어머니 옆에서 간병을 하게된 이유다.


엄마를 간병하는 기간동안에 간병인을 쓰는 환자나 가족을 보지는 못했다. 대부분 가족이 간병을 하러 오는데, 유방암 수술자체가 입원부터 퇴원까지의 기간이 타 부위의 수술보다 짧기 때문인 듯 하다. 아쉬운 부분은 간병하는 사람들 중 남성들[남편, 아들]의 특징이 휴대폰만 바라보는 것이라는 것. 나는 말이 너무 많아서... 하루종일 떠들기 바빳는데.. 내가 이상한건가..?


간병을 할때 주요한 것은 그저 옆에 있어주는게 아니라, 그 동안 못했던 많은 대화와 관심이지 않을까? 휴대폰만 하며 관심이 없다면 간병인을 고용하는게 환자에게 훨씬 도움이 되리라. 




01. [05:10] 혈압 / 체온 확인

02. [07:20] 혈압 / 체온 확인, 배액수거 30cc

03. [07:45] 조식제공

04. [08:20] 혈압 / 체온 확인, 소화제 1정, 림프부종제 1정

05. [08:40] 수술부위 스템플러 제거 / 소독 (담당의사)

06. [09:11] 수술부위 확인 (간호사)

07. [12:30] 중식제공

08. [13:10] 혈압 / 체온 확인, 소화제 1정, 배액수거

09. [16:20] 혈압 / 체온 확인, 배액체크

10. [17:00] 이정언교수 회진

11. [18:30] 석식제공

12. [18:45] 소화제 1정, 림프부종제 1정

13. [23:20] 혈압 / 체온 측정




 사진을 계속 올릴까 말까 고민하던 중 제가 올리는 수기들과 수술 경과 사진이 도움이 많이 되었다는 많은 분들의 응원이 섞인 연락을 받게되서 어머니 허락을 구하고 올립니다. 수술 이후 2일이 지나면 수술부위의 붓기가 모두 가라 앉고 스템플러를 모두 제거하게 됩니다. 스템플러를 이용한 수술 방법은 처음보았기에 이게 제거할때 어떤식으로 되는지도 궁금했고 걱정도 했었답니다. 혹시나 통증이 생기지 않을까 해서말이죠. 막상 스템플러를 제거하는 순간 지켜보며 기존에 접했던 실로 봉합하고 나서 제거하는 방법보다 훨씬 편리하고 통증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유방암은 수술한 당일이 가장 힘들고 이 후 부터는 회복세가 눈에 보입니다. 통증도 다른 수술에 비해 적은편이랍니다. 아무래도 개복을하지 않는 수술이기에 더욱 그런듯 해요. 게다가 음식을 바로 섭취할 수 있기에 몸의 회복도 그만큼 빠릅니다.  





 미세먼지가 가득한 날이지만, 아침에는 꼭 사우나를 갑니다. 하루종일 병원에 있는건 너무 힘든 일이거든요. 게다가 24시간 환자와 함께 있기때문에 잠시라도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순간도 필요합니다. 사우나까지는 도보로 왕복 1시간, 씻는데 1시간 걸리니 총 2시간은 온전하게 혼자만의 시간을 갖을 수 있죠. 모두가 바쁜 출근시간에 홀로 사우나를 가는 순간의 짜릿함.. 느껴보세요. ㅎㅎ [간병하는 순간에도 행복을 찾아봅시다.] 사우나 이후 병원으로 들어가는 길이 출근하는 기븐이랍니다.


사우나로 갈때 "엄마 나 다녀올게!" 병원에 들어와서 "엄마 나 왔어!" 단순한 인사말이지만 결혼 혹은 독립을 하고나서 이런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있을까요?




 

 병원식은 생각보다 잘나오는 편입니다. 사진에는 어머니 지인께서 챙겨주신 반찬이 함께 있지만, 따로 반찬을 해서 가지 않아도 충분해요. 저희도 2끼 정도는 선물받은 반찬과 함께 식사를 했지만 이후에는 기존에 나오는 반찬들로 해결했답니다. 환자식으로 나오는 음식들은 환자마다 걸리는 병의 종류에 따라 식단이 바뀌는 듯 합니다. 예를 들자면 유바암환자의 경우 여성호르몬(에스테로겐)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 음식들은 하루 권장 섭취량 만큼만 나오는 것. 식단이 하루에 섭취해야할 영양에 맞게 식이섬유, 단백질, 탄수화물, 염분, 지방을 계산해서 나온다는 것. 무엇보다 음식 맛이 나쁘지 않아요. [암센터 지하1층 식당과 비교하면 특히 더 그렇습니다.] 


걱정해야할 문제는 보호자식의 금액입니다. 환자식은 보험처리가 되어서 한끼당 2,000원 정도의 금액이 책정되지만 보호자식은 보험처리가 되지 않기 때문에 한끼에 12,000원이랍니다. 비록 부담되긴 하지만 어머니가 혼자 식사하게 할 순 없죠. 다른 분들은 라면을 드시거나, 컵밥을 드시기도 하셨습니다. 


저는 한끼 식사를 하는데, 마주보고 같은 식단을 먹는 것이 인스턴트로 대체해서 함께 먹는 것보다 환자에게 더 큰 위안과 마음까지 간병을 하는 것이라 생각하여 처음부터 쭉 함께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식단은 A,B가 있어서 항상 따로 시켜서 반찬을 나눠 먹었고 있어요. 




우리 함께 힘내요.

함께라면 이겨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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