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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 Jun 07. 2024

에필로그


(나는 당신과 실패의 경험을 자랑스레 이야기하고 싶었다.) 훈장 같은 실패담은 없지만 실체 없는 실패감이 가득했다. 당신이 혹할만한 성공스토리도 내겐 없지만, 겨우 출발선을 끊고 시작한 릴레이에서 나는 작은 성취를 맛보았다. 그것은 어쩌면 성취라고 명명하기에도 미미한 성취감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이야기를 들려주고 나서 ‘그러니 당신도 할 수 있다’고 말해주기 전에 나의 실패감을 먼저 함께 나누고 싶었다.


그래서 월 천만 원이 아니라 일 천 명 정도가 방문하는, 이웃 수도 명 정도인 블로거 주제에 전자책을 썼다.(지금은 조금 늘었다.) 만약 이 전자책의 펀딩이 실패한다면(실패했다), 나는 당신과 나눌 수 있는 실패의 경험담이 하나 생긴 셈이다.(생겼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의 전환 덕분에 나는 용기를 내 도전할 수 있었다.     

사람들이 1%의 성공담을 이야기하기 위해 벼르고 있는 동안, 나는 당신과 먼저 99%의 실패담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나는 이제 결심했다. 언제 이룰지도 모르는 1%의 성공을 위해 나를 실체 없는 실패감 속에 몰아넣지 않기로. 이제 나의 목표는 성공이 아니라 현실을 마주하는 것이다.


내가 붙잡고자 붙좇았던 것들은 누가 심어준 목표였던가. 누가 심어준 적도 없는, 내가 주워 담은 목표들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그것은 꿈인가 허상인가. 꿈은 자석처럼 우리를 이끈다. 꿈은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이끌어주기도 한다. 실패를 넘어설 정도의 이끌림이 없는 것은 꿈이 아니다. 실패가 두려워서 시작하지 못하는 마음에는 꿈이 없다. 나에게 속아버린 나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있을 뿐이다.


성공이 특별하고 실패는 일반이다. 다른 사람의 성공은 내게 허상이고, 나의 실패는 지극한 현실이다. 그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당신은 용기 있는 사람이다. 덮어두었던 꿈을 펼칠 수 있는 용기가 있는 사람이다. <연년생엄마의 릴레이블로그>는 마침내 결승선을 통과한 이야기가 아니다. 겨우 출발선을 끊어낸 이야기에 불과하지만, 이야기는 릴레이처럼 계속될 것이다. 이야기를 읽어준 당신에게 바통을 넘기고자 한다. 당신의 또 다른 출발은 무엇인가?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오늘 하루를 살아내는 것이 될 수도 있겠다. 그게 무엇이든, 당신의 새로운 시도를 진심으로 응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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