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한달살기하며 발견한 곳들, 나만 알고 싶지만 소개합니다.
치앙마이 한달살기를 다녀와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또 가고 싶은 곳 있어?’였다. 있다. 너무 많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내가 실제로 다녀온 곳 중, 다시 치앙마이에 간다면 꼭 다시 가고 싶은 장소, 바로 ‘치앙마이 또갈집’을 소개하려 한다. 직접 경험한 로컬 맛집부터 감성 카페, 분위기 좋은 재즈바까지. 장기 여행자들이라면 분명 공감할 만한 공간들이다. 관광객들에게 많이 유명한 곳들 보다는 보다 로컬스러운 곳, 내 기준에 좋았던 곳을 주로 소개하려고 한다. 주관적인 기준일 수 있음을 미리 밝혀둔다. 한 달을 살아보니, 결국 자꾸 생각나는 곳이 정답이었다. 내가 치앙마이에서 만난 한국 사람들 5명 중 1명은 치앙마이에 다시 온 사람이었다. 그리고 2주 이상 이 도시에 머물렀던 사람들이었다. 그만큼 이 도시에 사랑에 빠진 사람들이 많았고, 반대로 말하면 치앙마이는 사랑에 빠질만한 도시인 것이다. 이 글을 마지막까지 읽는다면 당신도 사랑에 빠질지 모른다.
여행자로 맞이하는 치앙마이의 아침은 유난히 여유롭다. 하루를 여는 첫 식사는 그래서 더 특별해야 했다. 한달살기 중 자주 찾은 브런치 맛집들, 맛은 물론 분위기까지 좋아서 매일 가고 싶었던 공간들을 또갈집으로 소개한다.
위치: 산티탐
대표 메뉴: 다양한 죽 메뉴, 오믈렛, 갓 구운 빵
분위기: 조용한 실내, 현지인과 서양인 모두 많음
한줄 감상: 조식뷔페만큼 다양한 메뉴, 합리적 가격, 화덕에서 갓 구워낸 빵 최고!
나의 경험: 추천받고 가본 식당이었는데 화려하지 않고 로컬스러운 면이 마음에 들어 자주 찾았다. 주인아주머니는 주문 즉시 따끈하게 태국식 죽을 끓여내 주시는데 별다른 토핑이 없는데도 이 죽이 상당히 맛있었다. 이 식당은 저녁에는 화덕피자 맛집으로 변신하는데, 그만큼 화덕의 맛(?)이 좋다. 아침에는 화덕에서 갓 구운 빵을 꺼내 썰어주는데 퐁신하고 따끈한 빵과 커피가 계속 생각이 난다. 내가 갔을 때는 늘 서양인 할아버지들이 브런치를 즐기고 계셨다.
위치: 쩻욧
대표 메뉴: 끈적 국수, 네 가지 디핑크림과 토스트
분위기: 햇살 가득한 테라스, 손님이 끊이지 않음, 치앙마이 대학생들에게도 인기
한줄 감상: 맛과 분위기 모두 잡은 조식 전문 식당, 해장으로도 최고!
나의 경험: 네 가지 색깔의 디핑소스가 너무 예쁘고 궁금해서 찾았는데 맛도 맛이지만 분위기가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테라스에 린넨천으로 햇볕을 가려뒀는데, 천 사이로 살짝살짝 비치는 햇볕과 살살 부는 바람이 특유의 분위기를 자아냈다. 처음 갔을 때는 토스트와 오믈렛을, 두 번째 갔을 때는 끈적국수를 먹었는데 이 끈적국수가 소위 대박이었다. 진한 육수와 쫄깃한 면발, 선지로 보이는 토핑이 얹어있어서 해장이 필요할 때마다 생각나는 곳이었다.
늘 아침을 거하게(?) 먹다 보니 점심은 거의 거르거나 국수로 간단히 먹는 일이 많았다. 치앙마이에는 국숫집이 굉장히 많은데 태국북부에서만 먹는 메뉴로 ‘카오쏘이’라는 카레국수가 있다. 코코넛 커리 베이스에 고기나 해산물 토핑을 올리고 계란으로 만든 국수를 넣어 만드는 음식이다. 치앙마이에 오면 카오쏘이는 꼭 맛봐야 한다. 점심에는 주로 토핑을 바꿔가며 카오쏘이를 많이 먹었다. 딤섬으로 유명한 바미 째후아라는 식당도 딤섬과 마라탕면이 맛도 수준급이고 점심으로 먹기에 좋은 구성이었다.
위치: 산티탐
대표 메뉴: 카오쏘이(카레누들)
분위기: 로컬스러운 분위기, 오픈키친, 미슐랭이라 사람들이 무척 많고 회전율이 빠르다.
한줄 감상: 많은 카오쏘이 가게들 중 내 입맛엔 여기가 최고
나의 경험: 님만해민에 있는 ‘카오쏘이 님만’에서만 카오쏘이를 먹어보다가 이곳도 유명하다기에 한 번 먹어봤는데 조금 더 현지스러운 맛이라고 느껴졌다. 카레맛도 강하고 향신료 맛이 강하게 와닿았다. 호불호가 있을 수 있지만 묵직하고 특색 있는 맛이 내게는 더 좋았다. 카오쏘이 전문점답게 여러 가지 메뉴를 팔지 않고 딱 국수만 판매하는 점이 더욱 미더워 자주 찾았다. 나는 닭다리가 들어간 카오쏘이를 제일 좋아한다.
위치: 창클란
대표 메뉴: 중화국수(순한맛/마라맛), 믹스딤섬, 족발덮밥
분위기: 미슐랭 맛집, 1-2층 실내 모두 붐비는 분위기
한줄 감상: 국수맛은 Top3! 네 가지 맛의 믹스만두는 별미!
나의 경험: 여행 초기에는 이 지역이 홍수로 인해 침수되어 문을 닫아 가볼 수 없었다. 여행 후반에 폭포 투어를 다녀온 오빠들과 함께 찾았는데 네 명 모두 이곳의 국수 맛에 만점을 주었다. 그리고 만두 종류가 굉장히 많아 고민했는데 결국 모든 맛을 맛볼 수 있는 믹스딤섬 메뉴로 시켰다. 고기만두, 새우만두, 치즈만두, 치킨만두 모두 특색 있는 맛이었다.
저녁식사는 주로 투어를 같이한 사람들과 함께 먹거나, 동행을 구해 함께 먹는 일이 잦았다. 혼자서는 가지 못할 식당들을 가서 다양한 메뉴를 먹어볼 수 있었다. 분위기와 맛 모두 좋았던 식당들을 치앙마이 또갈집으로 소개한다.
위치: 치앙마이대학교 정문(나머) 야시장 내
대표 메뉴: 오리 스테이크, 포크 스테이크, 햄버거
분위기: 캐주얼한 패밀리 레스토랑 느낌, 대학생들이 데이트하기 좋은 곳
한줄 감상: 보기도 좋고 맛도 좋고, 가성비 최고!
나의 경험: 여행자 단톡방에서 이곳에 대한 칭찬이 자자해 내심 궁금했다. 치앙마이 대학교 내에 있는 앙깨우 저수지 산책을 마치고 정문으로 내려와 동행들과 함께 거의 모든 메뉴를 맛보았다. 오리, 돼지고기, 소고기 스테이크를 각각 시켰고 크림 파스타와 햄버거를 나눠 먹었다. 모든 메뉴가 훌륭했고 나는 오리스테이크가 가장 맛있었다. 이 가격에 이렇게 예쁜 플레이팅과 퀄리티라니.. 치앙마이 대학교 구경 후 꼭 가보기를 추천한다.
위치: 쩻욧
대표 메뉴: 마라꼬치, 치킨, 새우튀김
분위기: 캠핑컨셉의 꼬치집. 우리 팀 빼고 다 현지인이었던 현지인 핫플!
한줄 감상: 내 맘대로 고르는 꼬치구이와 맥주로 즐기는 캠핑
나의 경험: 한국에도 캠핑 콘셉트의 바비큐 식당들이 있지만 치앙마이에는 이제야 막 이런 콘셉트의 식당이 생기고 있다고 한다. 치앙마이 대학생들과 현지인들이 주말 저녁에 주로 찾는 핫플이라고 해서 찾아가 보았다. 마라탕집처럼 꼬치에 들어갈 재료들을 직접 골라 계산하면 꼬치가 구워져서 나온다. 천막 아래 캠핑 의자와 테이블을 두고 꼬치와 맥주를 마시며 로컬 분위기와 선선한 치앙마이의 밤을 즐기기 좋은 곳이었다.
커피의 도시라는 명성답게 걷다 보면 마주치는 수많은 카페들. 그중에서도 한 달 동안 두 번 이상 찾게 된 곳들이 있다. 카페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하루에 무조건 한 개 이상의 카페를 갔기 때문에 베스트 카페를 고르기 너무 어려웠다. 그리하여 분야를 나누어 각각 가장 좋았던 곳을 소개해보려고 한다.
위치: 반캉왓 근처
추천 메뉴:
포인트: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에메랄드빛 연못을 둘러싼 트리하우스
한줄 감상: 모두가 가는 데는 이유가 있다!
나의 경험: 치앙마이에 여행을 온다면 이 카페는 꼭 방문한다고 보면 된다. 마치 물감을 탄 것 같은 색의 연못이 이국적인 데다, 연못을 둘러싼 야외좌석에서 초록초록한 나무들, 쏟아지는 햇볕을 느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또 트리하우스가 남아있어 포토존으로도 손색이 없다. 연못 위의 야외무대에서는 매일 버스킹 공연이 열린다. 내가 갔을 때는 여성 듀오의 버스킹 공연이 이뤄지고 있었다. 중국인 부부가 사진을 요청해 찍어준 뒤로 함께 이야기도 나누고, 내 사진도 남길 수 있었다. 의자에 앉아 연못 물도 바라보고 초록초록한 풍경에 멍 때리고 있다 보면 시간이 훌쩍 간다(모기가 많아 기피제는 필수!)
위치: 님만해민
추천 메뉴: 카페라떼
포인트: 실내와 루프탑 모두에서 누릴 수 있는 전망
한줄 감상: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님만해민이 모두 내려다보이는 전망대 카페
나의 경험: 전망이 좋은 카페라고 해서 찾아가 봤는데 겉에서 보기에는 전혀 그곳에 카페가 있는 줄 모를 수 있다. 독특한 형태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루프탑 카페가 짠하고 나타난다. 비행기가 지나다니는 길목이라 고도제한이 있어서인지 5층인데도 불구하고 시야가 탁 트여 저 멀리 산까지 보인다. 풍경을 보면서 커피도 마시고, 책도 읽는 사람들이 많았다. 비행기가 지나가는 장면도 포착 가능해서 사진 스폿으로도 인기가 많다.
위치: 올드타운점/ 산티탐 본점
추천 메뉴: 더티커피, 당근케이크
포인트: 내 기준 더티커피 가장 맛있는 곳
한줄 감상: 고산족이 직접 수확한 원두로 만드는 아름다운 커피
나의 경험: 숙성우유 또는 연유가 들어가는 더티커피는 치앙마이의 대표적인 커피메뉴이다. 여러 카페에서 이 더티커피(더티라떼)를 팔지만 내 입맛에는 아카아마 커피의 더티커피가 가장 맛있었다. 여행자 단톡방에서 만난 사람들과 갔을 때도, 엄마를 모시고 갔을 때도 모두 맛있다는 반응이 돌아왔다! 너무 달거나 느끼하지 않아서 좋은 듯하다. 올드타운 점은 커피맛뿐만 아니라 2층으로 된 건물의 구조도 독특하고 인테리어도 멋져서 가볼만 하다. 산티탐 본점은 좀 더 로컬 느낌이 나고 올드타운 지점보다 여유롭다.
위치: 산티탐
추천 메뉴: 오렌지커피
포인트: 부자가 운영하는 로컬 카페
한줄 감상: 오렌지 커피 가장 맛있고 너무너무 친절한 곳
나의 경험: 아빠와 아들이 운영하는 카페이자 오렌지커피가 맛있다고 단톡방에서 유명한 곳이었다. 산티탐에서 피부관리를 받고 근처이길래 한번 방문해 보았다. 아직도 기억나는 것이 오렌지커피를 한입 맛보자마자 피부관리를 받고 나른해졌던 내 두 눈이 번쩍 뜨였던 순간이다. 그 순간이 동영상으로 남아있는데 그 정도로 처음 맛보는 오렌지커피의 맛이 강렬하고 새로웠다. 그리고 무엇보다 맛있었다! 몇 모금만에 커피를 다 마시고 사장님에게 다가가 ”커피가 너무 맛있어요! “라고 말했더니 “이 정도는 치앙마이에서 보통정도예요.” 라며 겸연쩍게 웃었다. 그 겸손과 친절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그 이후로 나는 오렌지커피는 이곳에서만 마셨다.
위치: 님만해민
추천 메뉴: 홋카이도 우유 도넛
포인트: 담백하고 폭신한 도넛을 연유에 찍어먹는 맛, 테이크아웃 전문
한줄 감상: 치앙마이에서 맛보는 홋카이도 도넛
나의 경험: 해가 쨍쨍한데 갑자기 비가 쏟아지던 날, 가게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 비도 피할 겸 나도 줄을 서봤다. 우연히 맛보게 된 도넛인데 엄청 달지 않고 담백했다. 퐁신퐁신한 도넛인데 함께 주는 우유크림에 찍어먹는 것이었다. 홋카이도가 유제품으로 유명한데 그 지역 우유로 만든 도넛과 크림이라고 했다. 테이크아웃만 가능하지만 가게 앞에 야외 바좌석이 있어 먹고 갈 수도 있다.
위치: 핑강 근처
추천 메뉴: 당근케이크, 스콘, 까눌레
포인트: 강 주변 조용한 분위기와 직접 구워내는 디저트
한줄 감상: 센스 있는 미니멀한 인테리어와 맛있는 디저트
나의 경험: 핑강을 산책하다 들른 카페였는데 들어서자마자 디저트 굽는 냄새가 너무 맛있게 났다. 미니멀하면서도 따뜻한 인테리어와 귀여운 빈티지 가구들이 예뻤던 공간이다. 스콘은 클로티드 크림, 잼과 함께 나오는데 무척 고소하고 달콤해서 아주 좋았다. 당근 케이크 위에 올라간 크림치즈도 두툼하고 진해서 디저트를 잘하는 집이라는 인상이 강하게 남았다. 커피맛이 도드라지기보다는 디저트와 어우러져서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블렌드 커피였다.
위치: 쩻욧
추천 메뉴: 드립커피
포인트: 서울 성수동이라고 해도 믿을만한 카페
한줄 감상: 분위기도 커피맛도 좋은데 아무도 모르는 것 같은 곳
나의 경험: 이름부터가 어려운 카페였다. 급하게 처리 해야 할 일이 있어 노트북 작업하기 좋을만한 곳을 찾다가 발견한 곳이다. 세련된 인테리어와 드립바는 서울의 트렌디한 카페 못지않았다. 아직 알려지지 않았는지 내가 머무는 내내 손님이 아무도 없었다. 커피는 원두를 직접 로스팅하는 곳인 만큼 아주 신선하고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어서 선택지가 많았다. 조용하고 테이블 높이가 적당해서 작업에 집중해야 할 때 종종 찾은 곳이다(여전히 아무도 모르면 좋겠다).
위치: 반캉왓 근처
추천 메뉴: 사워도우, 애플파이
포인트: 넓은 정원과 멋진 목조주택에서 즐기는 맛있는 빵
한줄 감상: 시골 할머니댁에 놀러 온 것 같은 느낌
나의 경험: 넓은 마당, 살랑이던 바람, 나뭇잎이 스치던 소리, 새소리와 섞여 들리던 풍경 소리, 새콤달콤하던 애플파이의 맛, 라탄 의자에 앉아 바라보던 하늘, 친절한 사장님과 직원분들, 테이블마다 한 송이씩 예쁘게 꽂혀있던 화병, 예쁜 접시와 식기, 모든 것이 마음에 오래 남는 공간이었다. 이곳은 한국에 돌아와서도 내 내 그리울 정도로 다시 가고 싶은 곳이다.
치앙마이의 밤은 조용하지만, 음악이 흐르는 곳에선 이야기가 생긴다. 치앙마이에서 가장 유명한 재즈바는 노스게이트 재즈펍(North gate jazz pub)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일밤 재즈바 내부는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로 꽉 차고, 음악이 재즈바 밖으로까지 흘러나와 춤추는 사람들의 열기가 도로를 가득 메운다. 그리고 매주 화요일에는 즉석 합주인 잼(jam)도 열려 재즈 공연의 일부가 되어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인지 이곳에 큰 정이 가지 않았다. 오히려 작고 조용한 곳에서 뮤지션들과 가까이 호흡할 수 있는 곳들이 좋았다. 재즈 선율이 흐르는 오붓한 공간에서 보낸 밤, 그 여운을 잊지 못해 다시 찾은 재즈바 또갈집을 소개한다.
위치: 올드타운
분위기: 1층과 2층에서 모두 감상 가능, 캐주얼하고 편안한 분위기
한줄 감상: 맥주 한잔으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재즈 공연
나의 경험: 여행 첫날 올드타운을 산책하다가 분위기가 좋아 보여 무작정 들어간 곳이다. 맥주 한 잔만 시켜도 눈앞에서 공연을 볼 수 있다. 1층과 2층에 모두 공연이 감상 가능한 좌석이 있지만 가게 자체가 협소한 편이라 객석규모가 작다. 오붓하게 뮤지션과 소통하며 공연을 즐기기 좋은 곳이다. 두 번째 방문도 지나가다 들어갔을 정도로 접근성이 좋다.
위치: 나이트바자, 핑강 주변
분위기: 그랜드 피아노를 중심으로 고급진 분위기
한줄 감상: 고급진 바에서 진행되는 고급진 재즈공연
나의 경험: 와인과 칵테일 종류가 다양해서 여러가지 주류를 조금씩 맛볼 수 있다. 오픈바가 길고 넓으며, 바텐더들의 무브가 화려해서 보는 재미가 있다. 가격대가 싸지는 않지만 라이브 공연을 바로 앞에서 보는 비용이라고 생각하면 저렴하다. 치앙마이 대학 교수로 있는 피아니스트의 공연은 정말 수준이 높았고, 그 뒤로 팝송 공연과 로컬 밴드의 공연은 가볍게 즐기기 좋았다.
여행지에서 어떤 공간은 그냥 스쳐 지나가지만, 어떤 곳은 마음에 오래 남는다. 맛집과 카페, 그리고 재즈바에서의 치앙마이 하루하루는 참 길고도 따뜻했다. 로컬 맛집에서의 풍성한 식사, 감성 카페에서의 여유, 재즈바에서의 음악과 치앙마이의 밤. 그 속에서 나는 단순한 여행자가 아닌, 이 도시의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아직 전하지 못한 치앙마이 또갈집들이 있다. 피로를 녹여준 힐링 마사지 숍, 현지인의 삶을 엿볼 수 있었던 로컬 마켓, 그리고 사유의 시간을 선물해 준 치앙마이 공원들. 다음 편에서는 마사지, 마켓, 공원 또갈집들을 정리해보려 한다. 그 공간들 속에서, 당신의 여행도 잠시 머물 수 있기를 바란다. ‘또 가고 싶다’는 마음은 결국, 그 공간이 내게 선물한 감정의 깊이에서 오는 것 아닐까.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도, 그런 장소가 생기길 바란다.
성공한 여행이란 없고, 실패한 여행 역시 없다.
어떤 이들은 책이나 인터넷에서
일러주는 대로 보고 느끼지 못하면
자신을 실패한 여행자라고 여기는 듯하지만,
나만의 이야기가 가득한 여행이라면
누가 먹으라는 곳에서 먹지 않고
묵으라는 곳에서 묵지 않아도 상관없다.
(정은우,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라이킷과 댓글은 큰 힘이 됩니다. 여러분들이 치앙마이에 방문하게 된다면 제 글만 봐도 좋을 만큼 리스트를 뽑아봤는데 어떠셨어요? 치앙마이에서 더 알고 싶은 곳이나 궁금하신 점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