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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용 Oct 29. 2024

나사랑 챌린지(7)

추억의 사진첩을 꺼내며

[발행 7일차 241017] 추억의 사진첩을 꺼내며


우리 아빠는 거의 프로급 사진작가에게 뒤지지 않을 만큼 사진 찍기에 남다른 취미를 가지고 계셨다. 그래서 집에서건 밖에서건 내가 어렸을 적부터 엄청 많은 사진을 찍어주셨다. 아빠는 틈만 나면 여기 이렇게 서봐라, 요런 포즈를 해봐라  주문 아닌 주문을 하셔서 어색하기도 하고 귀찮기도 했었는데, 지금 와서 앨범을 다시 들여다보니 정말 한 폭의 그림같은 사진들이 많아 아빠께 감사한 마음이 든다. 더욱 감사한 것은 그 사진들을 보고 있노라면 아빠와 함께했던 많은 추억들이 생생하게  떠오르는 것이다. 그 때의 분위기, 장소, 나누었던 말들.. 모든 것들이 살아서 움직인다.


아빠는 필름 사진 뿐 아니라 슬라이드 사진도 많이 찍어주셨다. 내가 초등학교 시절 우리집에는 환등기와 스크린이 있었는데 직접 찍으신 슬라이드를 환등기에 넣고 하나씩 넘겨가면서 사진을 설명해 주시는 이른바 '아빠표 사진 발표회'를 종종 가졌던 기억도 난다.


다 잊은 줄 알았는데 신기하게도 옛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내 뉴런에 마법의 가루가 뿌려진 양 새록새록 그 때의 기억이 솟아오른다. 나는 어느 순간 그 장소에 이미 가 있고 그 때의 분위기 속에 젖어 나도 모르게 그 순간에 머문다. 거기서 나오고 싶지 않기도 하고, 빨리 나오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좋든 그렇지 않든 다 그러한 순간들을 거쳤기에 지금의 내가 되어 있겠지.


우리 아이들도 먼 훗날 자신들이 걸어왔던 역사를 되돌아볼 수 있도록 그들의 귀한 사진들을 앨범으로 꾸며주고 싶다. 우리 아빠가 그렇게 해주셨던 것처럼.



요즘엔 핸드폰으로 손쉽게 사진을 찍을 수 있어서 참 편리합니다.

게다가 해상도는 또 왜 이리 좋은지요.

사진 찍은 필름을 사진관에 맡기고 며칠을 기다렸다 나온 사진들을 하나씩 넘겨보던 설레임이 가끔씩 그립기도 합니다.

어쨌든 남는 건 사진밖에 없다는 말이 맞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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