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엄마와 아빠 곁에 있으면 좋다
아이 둘의 엄마가 된다는 건,
항상 내가 돌봐야할 존재들이 있다는 것이다.
나는 이 존재들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씻겨야하고, 먹여야하고, 재워야한다.
게다가 무한한 사랑을 줘야만 한다.
어엿한 38살, 아이 둘의 엄마이지만,
사실은 나도 돌봄이 필요한 존재였다.
친정부모님과 함께하는 여행에서는
나도 엄마가 있고 아빠가 있으니
아직은 온전한 딸로 돌봄을 받는다.
다 커서 아이를 둘 씩이나 낳았는데도
엄마는 새 옷을 입어보는 나에게
“어머 우리 딸 너무 예쁘다!!”라고 말해주고
아빠는 골프를 처음 쳐보는 나에게
“역시 내 딸이라 잘한다!!”고 말해준다.
나 먹고싶은 거 부터 물어봐주고,
나 편하라고 애들도 봐준다.
아이들을 돌보는 엄마가 아니라
우리 엄마아빠에게만큼은 나도
온전한 딸일 수 있는 시간들이 너무나도 귀했다.
아직 나를 돌봐줄 수 있을만큼
엄마아빠가 건강해주어서
그저 감사하고 또 감사했다.
아이들 아침에 등원시켜놓고
셋이서 알콩달콩 놀고 먹으며
온전하게 딸로 지내던 시간들
인생에서 너무 귀하게 기억될 것 같다.
이토록 무한하고 드넓은 사랑을
나는 언제쯤 되갚을 수 있을까.
내 아이들에게는 물려줄 수 있을까.
이렇게 세대가 지나가고 또 이어지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