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동안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행복하기
방콕에서 일주일을 보내고 파타야로 넘어온 다음날 아침, 방콕발 비행기의 무안공항 참사 소식을 들었다. 우리가 방콕에 있다는 걸 알고 혹시나하는 마음에 아침부터 연락준 지인들도 있었고, 다함께 놀란 마음을 쓸어내렸다.
불안해할까봐 아이들에게는 알리지않고 준비되었던 일정들을 소화하면서도, 며칠 전에 그분들도 이 곳에 왔었을텐데, 우리처럼 이 곳을 거닐었을텐데하는 마음들이 순간순간 올라와 울컥하는 슬픔이 있었다.
일 때문에 아빠만 남겨두고 떠난 가족여행이라, 계속 내게 귀국길에 사고가 났다면 어떻게 됐을까, 이 아이들을 내가 지킬 수 있을까, 남겨진 남편의 마음은 어떨까, 떠난 이들과 남겨진 유족들의 마음을 생각하면 끝없이 슬프고 슬픈 생각뿐이 안 들어 뉴스를 볼 수도 없었다.
일년의 마지막 날로 들뜨고 흥겨운 파타야의 분위기 속에서, 얼마 전까지만해도 우리처럼 이 곳에서 추억이 가득했을 분들을 생각하며 마음으로 기도하고 애도하며 남은 일정을 보냈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에,
그래서 이렇게 흘려보내는 인생의 모든 순간들이 기적이구나.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하는 모든 순간들을 기적이라 여기며 충실해야겠다.
살아있는동안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행복하며,
기적을 감사하며 살아야겠다,
이런 다짐으로 2024년의 마지막 노을을 보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