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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지민 Apr 10. 2017

생각에도 꽃이 피다

대학원생 5주차의 일기

봄이 왔다. 꽃이 피었다. 학교 캠퍼스는 더 파릇파릇 알록달록 봄스럽다. 총 16주의 학기 중 5주가 지나갔으니 이제 겨우 1/3 정도 왔다. 물론 아직도 너무 부족한 생무지의 학생이지만, 수업의 횟수를 거듭할수록 내 머릿 속에도 호기심이 꽃처럼 피어나고 있다. '봄의 효과'인지 모르겠지만 내 머릿 속에도 봄이 오고 있는 기분이다.


무엇에 대해 질문을 가진다는 것. 참으로 괴롭지만 설레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하루하루 일에 치일 때는 호기심이라는 걸 가질 새가 없었다. 업무를 하다가는 질문이 들어도 당장 마무리를 해야하는 일정이 잡혀있으니 질문에 더 깊게 파묻힐 여유가 없었다. 일상이 바쁠수록 질문은 사치가 된다. 그래서 요즘은 질문에 답을 구하기 위해 바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역시 쉽지는 않다.


학교에서 교수님들은 '왜?'라는 질문을 던지라고 학생들에게 요구하신다. '남들이 그렇다고 하니까'가 아닌 내가 납득할 수 있을만한 답변을 찾아내기를 요구하신다. '왜?'라는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인내심과 상상력이다. 질문에 대한 답을 창의적으로 찾아낼 수 있는 상상력과 그 질문의 끝까지 파고들 수 있는 집요한 인내심이 필요하다. 상상력이나 인내심이나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덕목은 아니기에 질문의 답을 찾는 과정은 정말 쉽지가 않다.


과제를 단 한 줄로 내주시는 교수님의 수업을 듣고 있다. 이번 주의 경우에도 '공유경제형 관광사업 육성을 위한 정책 대안 마련'이라는 과제를 내주셨다. 이 과제를 하기 위해서는 공유경제란 과연 무엇인가라는 질문부터 시작해서, 공유경제형 관광사업이란 무엇인가, 왜 공유경제형 관광사업의 육성이 필요한가, 무엇이 어떻게 필요한가 등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을 수 밖에 없었다. 결국 나는 일주일 내내 머릿 속에 그 주제에 대해 문득문득 생각이 나면 고민하게되었다. 마치 손에 박힌 작은 가시처럼 평소엔 잘 못 느끼지만 괜히 거슬리고 보다보면 더 아픈 것 같이 매주마다 일주일을 과제에 대한 고민과 함께 보낸다.


그래도 이렇게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는 연습을 하면 할수록 더 많은 질문이 떠오른다. 여행을 할 때나 업무를 했을 때의 경험들이 다시 떠오르면서 '아, 그 때 그런 의문이 들었었는데 이것도 답을 구할 수 있으려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리고 그 답을 구하는 방법 또한 조금씩 배우고 있다. 공부를 계속 하다보면 언젠가는 스스로 질문하고 스스로 대답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거라는 꿈을 꾸게된다.


완연한 봄이 오니 생각에도 꽃이 핀다는 느낌이다.

과연 이 꽃은 열매를 맺을 수 있을까?

일단은 꽃이 피고 있는 것만으로 만족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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