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는 취업했고 나는 여전히 MVP를 만들고 있다

by 정명훈


동기는 취업했고 나는 여전히 MVP를 만들고 있다


졸업하고 6개월이 지났다.


동기들 카톡 프로필이 하나둘 바뀌기 시작했다. 회사 로고가 생기고, 명함 사진이 올라오고, 첫 월급 인증이 올라왔다.


나는 그날도 카페에서 노트북을 켰다.


축하한다는 말을 보내면서 잠깐 멈칫했다.


부럽냐고 물으면, 솔직히 모르겠다고 할 것 같았다.


창업을 선택한 건 나였다.


후회는 없었다. 근데 흔들리는 건 다른 문제였다.


그 시기에 제일 힘들었던 게 뭔지 아는가.


사업이 안 풀리는 것보다, 설명할 수가 없다는 거였다.


"요즘 뭐 해?"


"아, 창업 준비 중이야."


"오, 잘 돼가?"


"...응, 조금씩."


잘 돼가냐는 질문에 제대로 답한 적이 없었다. 아직 MVP도 못 냈으니까. 매출은 당연히 없었고. 그냥 만들고 있는 중이었다.


그게 부끄러웠던 건지, 아니면 나 스스로도 확신이 없었던 건지.


그때는 구분이 안 됐다.


지금은 안다.


그 시간이 없었으면 지금도 없었다.


동기가 첫 월급 받을 때 나는 첫 고객을 만났다.


동기가 승진할 때 나는 첫 매출을 냈다.


타이밍이 달랐을 뿐이다.


창업은 취업보다 늦게 시작되는 게 아니다.


그냥 다른 시계로 돌아가는 거다.


MVP 만드는 중이라면, 잘 하고 있는 거다.


그 시간이 쌓여야 다음이 온다.


조급해하지 않아도 된다.


근데 멈추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