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작가의 시선
매우 반가운 의뢰였다. 거주하고 있는 지역에서의 촬영은 다양한 방면으로 유리한 점들이 있다. 일단 현장을 자주 방문할 수 있다는 것과 건축주와 좀 더 친밀하게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은 빛의 방향과 세기에 따라서 피사체의 모습을 매우 다르게 표현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장을 자주 방문한다는 것은 그만큼 건축물의 모습을 다채롭게 담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현장은 집과 가까웠기 때문에 지나가다가도 현장을 방문하여 촬영을 진행했다. 이런 작업이 가능했던 이유는 건축주께서 사진 촬영에 있어서 매우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세종시 도담동 주택은 곡선을 좋아하고 그린 인테리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얼라이브어스(Aliveus)에서 설계를 진행했다. 건축에서 곡선은 대형 건축물이나 공공건축물이 아니면 만나기 쉬운 형태는 아니다. 그런 디자인을 주택에 적용했다는 것에 신선했고 놀라웠다. 주택 외부와 내부 마당인 중정에서의 조경 또한 일반적인 주택에서 만날 수 없는 인테리어 디자인을 선사한다. 이는 설계자가 의도한 도담동 주택의 건축 이야기가 되는 셈이다.
건축주는 주택이라는 공간을 안과 밖에서 동시에 누릴 수 있는 구조가 된다.
우리는 때때로 넓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 너무 많은 것을 놓치는 경우가 있다. 넓은 거실, 넓은 주방, 넓은 방과 같은 크기에서 오는 욕심은 실질적으로 삶을 사는 데 있어서 큰 만족감을 제공하지 못한다. 삶의 경험은 넓이가 아니라 균형에서 오는 것이다. 자연과의 균형, 가족 구성원 간의 균형, 거주 공간과 비거주 공간의 균형이 잘 맞춰져야지만 그 속에서 균형 있는 행복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현장은 그런 균형들이 적절하게 잘 분배되어 있는 모습이었다.
건축에서의 곡선은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선과 면이 만나는 지점을 물이 흐르 듯 곡선으로 표현한다는 것은 건축 시공 방법에서 도전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순하지 않기 때문에, 평범하지 않기 때문에 현장에서 곡선을 만나게 되면 그것을 어떻게 표현할지 한참을 고민하게 된다. 세종 도담동 주택 촬영 현장도 마찬가지였다.
건축은 외부의 화려함만 추구해서는 좋은 설계라고 할 수 없다. 인간은 외부보다 내부에서 오랜 시간을 머무르기 때문에 내부에서의 공간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공간을 활용할 사람이 어떤 동선으로 움직임을 가질 것인지 그리고 무엇을 할 것인지 깊게 고민해야 된다. 설계 도면은 그것을 담아내는 작업이고 시공은 생각을 표현하는 과정이다. 세종 도담동 단독주택은 건축주가 좋아하는 색을 중심으로 공간을 배치하고 동선을 만들어냈다. 세상 모든 집들이 마찬가지겠지만 건축주의 삶에 대한 방식이 곧 도면이라고 할 수 있다. 따뜻함이 느껴지는 색감과 가구 그리고 동선을 관찰해 본다.
Use. 단독주택
Location. 세종특별자치시
Architects. 얼라이브어스 (www.aliveus.net)
Text|Photos. 김진철 (@rawkkim)
Edited. 아키프레소 (www.archipreso.com) / 포토그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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