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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렁뚱땅의 부작용

나는야 경계마니아

by 컴쟁이

추석 전후로 한동안은 일에 대한 고민이 거의 없었다.

큰 문제도, 특별한 고민도 없이 그저 무난하게 말그대로 얼렁뚱땅 회사생활을 이어왔다. 그런데 그 평온함에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있었다. 역시 인생엔 뭐든 장단이 있는 법이다. (장단하냐?)

조금만 어려운 문제가 터져도 해결책을 찾기보단, 꼼수나 처세를 먼저 떠올리는 나를 발견했다. 이상적인 나와는 거리가 있는 모습이었다. 흐린눈 + 정신승리 + 합리화로 이 시기를 적당히 즐겨보려 했지만,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영락없이 나의 얄팍한 수는 다 들켜버렸다.


잠깐의 고집과 후회, 그리고 ‘왜 그랬을까’ 하는 자책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차근히 해결책을 찾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 감정을 걷어내고 보니, 오히려 자기객관화가 되었다. 위기는 그렇게, 기회로 바뀌었다.


앞으로는 일할 때 조금 더 긴장감을 유지해야겠다.

‘나는 월급만큼의 일을 하고 있는가?’

이 질문을 가끔은 스스로에게 던져보자.


그리고 하나 더.

상황에 따라 대화의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 입장을 바꿔놓고 ⭐️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고,

의견을 명확히 전달해야 할 때는 ‘말하면서 생각하기’보다 ’생각하고 말하기’를 연습하자.



모든 단점의 이면에는 장점이 있다.


고집이 세다 ~> 줏대가 있다

스스로 해결하려 하지 않는다 ~> 공유를 잘한다

우유부단하다 ~> 모든 사람의 의견을 존중한다

매뉴얼을 지키지 않는다 ~> 새로운 방법을 고안한다

성격이 급하다 ~> 행동이 빠르다


하지만, 아무리 억지로 찾아보려 해도

장점으로 바꾸기 어려운 게 있다.


부정적인 말을 하는 것,

쉽게 포기해버리는 것,

감정적으로 대하는 것.


이건 아무리 돌려봐도 ‘그나마 괜찮다’는 말이 붙지 않는다.


물론 인간이기에 단박에 바뀌긴 어렵겠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경계해보려 한다.

나는야… 경계마니아, 계기마니아, 경험마니아, 생각마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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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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