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랑 나는 지극히 평범하다.
그래서 아기도 건강하게만 태어났으면 좋겠다.
둘 다 교육열이나 이런 건 별로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딱 한 가지
입양기관에서 일하면서, 아이를 임신하면서 남편에게 강력하게 말한 게 있다.
아이에게 성교육은 조금 빠르게, 강하게 하자.
남아면 남편이 더, 여아면 내가 더 나서서 가르쳐주자.
내가 임산부가 되고 보니 주차별로 필요한 영양제며, 피검사며, 초음파며 다양한 것들이 있었다.
이런 것 없이 건강히 태어난 아기들은 축복이지만
그렇지 못한 아기들도 많다.
산전 검사, 산부인과 병원 진료 한 번 받지 못하고 치명적 장애를 갖고 태어난 채 기관에 있는 아기들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냉정한 현실이지만 이 경우 입양이 힘들다.
(물론 검사를 해도 발생할 수 있긴 하지만)
모든 친생부모가 어린것은 아니다.
성인이지만 다양한 이유로 아동을 양육할 수 없는 일도 있다.
하지만 미성년자 부모들의 연령은 깜짝 놀랄 정도로 어리다.
고딩엄빠정도면 거의 성인인 거였다...
나는 성적인 얘기를 터부시 하는 가정에서 자랐다.
그런데 성교육을 쉬쉬하는 집의 문제점은 아이들이 청소년기 성에 눈뜰 때 잘못된 정보를 또래들과 공유하며 배울 수 있다는 점이다.
많은 미성년자 부모들이 '몰랐다'라고 한다.
임신할 줄 몰랐다. 임신인 줄 몰랐다.
생명은 축복이고 무지도 죄가 아니라 하지만
기대받지 못하고 태어나버린 아기들에 대한 책임은?
어린 나이에 임신했지만 한부모로 키우거나,
양가 부모님 도움으로 아동을 직접 양육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런 일은 꽤 드물다.
그렇다면 할 수 있는 최선은 이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뿐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특히나 남편에게 남아일 경우 '책임'에 대해서 더 강하게 알려줘야 한다고 말한다.
많은 친생모들은 남자와 관계가 단절된 이후 임신을 알게 되어 더 이상 알리고 싶지 않다.
친생부는 아동의 존재를 모른다. 한다.
아기를 끝까지 품고 낳아준 친생모를 비난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아동은 평생 자신의 근원인 친부를 알 기회를 잃는다.
이는 아동의 입장에서 보면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자녀와 성에 대해 열린 이야기를 하는 게 쉽지는 않을 거 같다.
하지만 막연한 호기심과, 책임 없는 쾌락에는 어떤 책임이 따르는지.
더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가르쳐줬으면 한다.
성교육 시간에 흔히 하는 2차 성징이, 난자와 정자가
이런 막연한 그림 말고 조금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그리고 그런 걸 해줄 수 있는 부모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