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타기

너의 이마에 입을 맞출게.

by JONGREE

" Valle de la Luna "

아타카마에서 달의 계곡 투어를 했어. 정말 아름다운 거야. 최고의 투어를 뽑으라면 달의 계곡이라고 말할 정도니까.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알겠지? 마치 시에 나오거나 소설 혹은 아름다운 가사에 나올 것 같은 풍경이었지. 노을이 지고 있었고 바람은 적당히 불었으며 투어 하는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려. 무슨 말인지 무슨 뜻인지 모르겠지만 그들의 말소리는 BGM이 되었어. 저 멀리까지 달의 표면과 같은 울퉁불퉁한 지형들이 보이고 여기가 달의 계곡이라고 소개하는 가이드 목소리가 들려. 점점 하늘은 핑크빛에서 보랏빛으로 물들어가고 달이 보이기 시작해. 달의 계곡이라는 말에 딱 알맞은 장면이야. 보여주고 싶다... 이런 곳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오면 어떨까?라는 상상을 하는 와중에 어디선가 환호와 박수소리가 들리길래 시선을 돌렸더니 한쪽 무릎을 꿇은 한 남자와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한 여성이 서있더라.

" WOULD YOU MARRY ME? "

내가 이 순간에 대해서 이야기를 꺼낸 건 너 때문이야. 너에게 언젠가는 같은 말을 같은 동작으로 다른 장소에서 다른 시간에 건네게 되겠지? 너가 마음의 준비가 되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너를 처음 만나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우리가 함께 살아가고 사랑하는 모습을 그려왔었어. 너도 알다시피 나는 계획 세우는 걸 좋아하니까. 너를 만나기 전에도 항상 고민해왔어. 내가 나중에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하면 사랑하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 내가 사랑하는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 그리고 삶을 살아가는 방법, 육아에 대한 방향성, 가족으로써 추구해야 할 가치관 등 다양하고 수많은 것들을 지금 나의 부모님을 빗대어 보며 상상해 오고 밑그림을 그렸었지. 주변 사람들에게 혹은 인생 선배들에게 " 좋은 아빠가 되려면 회사생활을 어떻게 해야 합니까? "라고 물어보고 다녔었거든. 그리고 항상 준비하고 있었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했을 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닮은 아이가 생겼을 때, 육아휴직과 사랑하는 사람의 경력과 우리의 생활 기준을 정할 때, 아이가 한참 부모님의 손길이 필요할 때, 학생으로서 공부를 해 나아갈 때, 대학교를 진학했을 때.... 나는 과연 어떤 남편의 모습, 아빠의 모습으로 존재할까? 허공에 떠도는 생각이고 상상뿐일 테지만 내가 바라는 청사진은 존재하거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세상 모든 열정을 쏟아부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잠이 들기 전,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잘 준비를 하고 침대에 누워 있으면 이불을 덮어주고 이마에 입맞춤해주는 그런 사람. 사랑한다는 말은 자주 꺼내지 않더라도 매번 마음으로 말할 것이고, 사랑한다 표현이 잦지 않지만 온갖 모든 신경은 사랑하는 너를 향하고 있는 사람. 그렇게 나는 누구보다 너에게 사랑의 본연의 형체를 줄 수 있고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의 모습을 지금처럼 계속 생각하면서 미래를 그려나가다 보면 진짜로 그 모습이 되는 것을 내가 경험했기에 더더욱 미래를 상상해보고 있어.

이 마음 변치 않기를 오늘도 다짐하며 내 옆에 너가 있는 꿈속으로 들어가. 사랑하는 사람이 너고 사람을 사랑하는 것도 너야. 여기서 총 20번 정도 말했나? 너를 만나고 나는 가장 뜨거운 순간을 마주하고 있어.

사랑해..

10-2.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