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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oN Jun 05. 2021

불과 물의 마법사

마법의 닭고기 수프



나는 불과 물을 다루는 마법사이다.     초보 마법사.




집에서 뛰어서 5분,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다는 장점 하나로 선택하게된 새 직장. 이곳에서 다른 많은 마법사들과 함께, 사람들의 혀를 즐겁게하고, 뱃속을 뜨끈하게 해주는 마법의 닭고기수프를 만드는 일을 한다. 


난 초보 마법사라서 닭고기 수프를 담아낼 뚝배기를 수없이 닦아서 말리고, 화로에서 닭고기 수프를 만드는 마법사에게 그 뚝배기들을 잔뜩 실어서 가져다 주는 일을 기본적으로 한다. 가끔씩, 마법의 재료들을 잔뜩 넣고 신비스러운 육수를 만들기 위해서 길다란 막대기를 들고 열심히 휘휘 젓기도 한다.      


따뜻한 물과 찬물들을 이용해 뚝배기와 큰 통들을 씻다보면 물에 흠뻑 젖어있고, 뜨거운 화로 옆에 서서 육수 입자가 고와질 때까지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100번씩 반복하며 수천번을 한참 넋을 잃고 돌리다보면 젖었던 몸은 불에 바싹 말라 있다. 가끔씩 뚝배기들과, 육수 젓기에 넋을 잃고, 내가 뭘하고 있지 싶을 때도 있지만,  띵동~ 주문과 함께 뜨끈한 마법의 닭고기 수프를 뚝배기에 가득 담아서 사람들에게 내보낼 때면 신기하기도 하고 보람있고 재미도 있다.           


 

이전에 알지 못했던 것들을 이곳에서 배운다. 그중 중요한 하나는 먹는 것에 관한 배움이다. 밥과 가끔의 간식, 그리고 나아가 물 한모금은 모두 마법의 완성물을 위한 노동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시원한 물 한모금에 기운이 번쩍 나고, 한끼의 식사를 통해 또 다음 노동을 위한 에너지원이 채워지는 것을 알게된다. 입맛이 당겨서 더 먹고, 배고픔을 몰랐던 시절에는 몰랐던 것들을 배운다.

   

참, 나는 이곳에서 우두머리 마법사를 비롯하여 다른 남녀 마법사들에게 이렇게 불린다. “삼촌!”   “삼촌, 탕소 하나요!” ( 참 이곳에선 특이하게도 탕수육도 만든다! )   “삼촌, 육수요!”   아! 식당 이모님들이 이런 기분이었겠구나! 새삼 알게된다. 내가 이렇게 조카가 많았나?  없던 조카들과 친척들이 여기 저기서 날 바삐 찾는다.

        

나는 불과 물을 다루어 마법의 닭고기 수프를 만드는 초보 마법사이다. 닉네임은 삼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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