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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oN Oct 24. 2021

내일은 나오시는 거죠?

마법의 닭고기 수프

내일 나오시는거죠? 

마법의 닭고기수프를 만드는 마법사 일을 시작한 첫날부터 자주 들었던 말이다. 

첫날 일을 그럭 저럭 마무리하고 퇴근하는데, 친절하게 생긴 마법사 직원 한분, 일 괜찮으세요? 걱정스러운 표정이다. 홀쪽의 마법사 이모님 한분의 말씀, 내일 나오시는거죠? 나는 웃으며 그럼요, 내일 뵙겠습니다! 라고 외쳤었다.      


일을 하다보니 자꾸 다친다. 몸 여기 저기가 아프기 시작했다. 나처럼 늦게 일을 배운 사람, 일머리 부족한 사람만 요령없이 일을 해서, 몸을 자꾸 다치나보다, 속으로 스스로에게 툴툴거리곤 했는데. 저 젋은 주방직원들은 무거운 물건도 혼자서 번쩍 번쩍 잘들고, 부상도 없어보이곤 했는데. 홀쪽의 서빙을 관리하는 이모님들은 괜찮으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모두들 알게 모르게 잔 부상과 직업병을 달고 있었나보다.    

  

들어가고 1주일 째, 새로운 신입직원이 들어왔다. 투잡, 쓰리잡까지 뛰어봤다던 그 사람은 음식점 경험도 있고해서 나보다 훨씬 적응을 잘 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만만치 않네요. 하더니 다음날부터 못보았다.      

알고보니 직장에서는 매달마다 새로운 마법사를 뽑는 광고가 올라오곤 했다. 

내가 쉬는 날에 새로 면접왔던 또 다른 사람들도 하루 해보고 연락없이 오지않는다고 했다.

순두부집 10년 경력자란 분도 와서, 아침의 닭작업 한번 같이 해보시더니, 음~ 허리가 아프구만 하시더니, 다음날 소식이 없었다.      


내가 올 때부터 있던 젊은 청년 직원도 가족분들 병환 얘기와 함께, 사라졌고,  이제 좀 많이 친해졌나싶은 홀쪽의 이모님 한분도 건강을 이유로 얼마전에 갑자기 그만두셨다. 이전에는 오히려 내가 언제 그만두려나 걱정스럽고 약간의 의구심이 담긴 시선으로 보던 분들이 사라지니, 기분이 묘하다. 심지어는 내 사부님에 해당되던 분도 9월부터 다른 지점에 파견근무가기로 약속이 되어서 못보나 했는데, 크게 부상을 당하며 앞으로 어떻게 볼 수 있을지 알기 힘들게 되었다. 잠시 수원 본점에서 파견 근무 왔던 마음맞던 또래의 직원분도 사정이 생겨 다른 지점에 파견되면서 정들자 곧 헤어지게 되었다.    

 

손목과 허리가 안좋아서 병원에 가면 우선,  그 일 꼭 계속 하셔야겠습니까? 라며 걱정어린 시선을 먼저 던지는 의사선생님. 우선 계속 할 것 같은데요? 하하. 웃음으로 얼버무리고 아픈 주사를 꾹꾹 허리에 맞는다.      

이거, 우두머리 마법사님 빼고, 한 반년에서 일년에 한번씩 싹 다 바뀌는 거 아닌가 몰라? 라는 생각이 불쑥 든다. 내일을 당장 알기 힘들고, 사람들간에 개인적인 약속이 어려운 곳이 이곳인가 싶다.  

   

내일 나오시는거죠?     네. 그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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