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닭고기 수프
비오는 날. 주방안에서는 정신없이 설거지하고 닭을 삶고, 육수에 담아 내놓고, 필요한 여러 가지 일들을 챙기느라 바깥 날씨를 신경쓸 겨를이 없다. 가끔, 바깥에 천둥 번개가 몰아치고 폭우가 쏟아지면 그 소리가 지붕과 벽을 두드리면 깜짝 놀라 주방쪽 뒷문을 열고 알게되곤 한다.
어릴적부터 비오는 날을 좋아해서 초등학교 때부터 우산을 쓰고 밖에 나가 비오는 풍경 속으로 직접 들어가는 것을 즐겨했고, 사실 우산이 없어도 그냥 비맞는 것이 좋았다. 더 크고 어른이 되어서는 따뜻한 집안 건물 안에서 빗소리 듣는 것을 좋아했는데.
머리를 쓰는 일을 하게 되고부터는 교통편이 불편해지는게 싫어서 조금씩 비에게서 정이 떨어진 기분이었는데. 묘하게도, 이곳에서 비를 보기 힘들어지고 나서는 다시 비가 그리워지기 시작한다. 사실 나는 불을 무서워하고, 물과 친한 편인데 여기서는 불을 꽤 많이 보고 있으니 사람 일은 모르겠다.
바깥에 천둥번개와 함께 어두운 하늘에 빗줄기가 몰아치면, 초등학교, 중학교 때 선생님께서 재밌는 얘기, 무서운 얘기 들려주시는 걸 듣던 신나는 기억이 떠오르고,
소나기가 한바탕 지나가면 조금은 어른이 되어서 나름 운치있게, 나는 비 개인 맑은 하늘을 기다리며 비오는 날을 즐기겠다고, 파란 색, 하늘색 우산을 쓰고 다녔던 기억이 살아난다.
하루가, 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게 정신없이 바쁜 중에, 빗소리와 함께, 숨쉴 틈이 찾아오고, 비어있던 머릿속에 추억 한토막들이 찾아든다.
아... 감상어린 추억을 깨는 주문 벨소리와 외침. 해물 파전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