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코코가 어느 날 다리 한쪽을 들고 절뚝거리며 걸었다. 그 모습을 뒤에서 살펴보다 깜짝 놀라 속으로 ‘쟤가 왜 저러지?’, ‘일시적인 거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리고서 다급하게 휴대전화를 들고 검색을 했다. 소형견에게 가장 많이 생긴다는 ‘슬개골 탈구’ 일 가능성이 크다고 나왔다.
우선 가까운 병원에 데리고 가서 엑스레이를 찍었다. 양쪽 다리를 다 찍었는데 슬개골 탈구가 맞고 심해지면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다. 바로 수술하기에는 당시 다리 상태가 그리 심각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마냥 내버려 둘 수는 없어서 다급하게 인터넷을 검색하고 강아지 관련 카페를 검색해 가입했다.
카페에서 추천한 방법은 슬개골 탈구 관련 영양제를 먹이다 상태를 봐서 수술하라고 했다. 바로 수술하기에는 솔직히 금액도 부담스러웠다. 사람 수술도 아니고 강아지 수술이면 보험도 안 되고 그 돈을 다 내야 하는데 모을 시간도 필요했다. 당시 풍문으로 강아지 보험을 알고 있긴 했지만, 돈만 가져가지 큰 도움이 안 된다는 말이 많았다. 결국, 영양제부터 적극적으로 알아보았다.
코코의 인생템
수많은 것 중 많은 사람이 추천하는 ‘○○퀸’을 선택했다. 영양제를 주기적으로 먹여야 하는데, 기호성 좋고 성능도 괜찮았다. 며칠 후 사 온 영양제를 코코 몸무게에 따라 반 잘라 먹였다. 순간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안 먹으면 어떻게 하지? 다음엔 뭘 사지?’
다행히 코코는 아주 잘 먹었다. 말 그대로 ‘순삭’했다. 코코는 그 뒤로도 영양제만 보면 환장했다. 무슨 영양제를 간식으로 알고 먹었다. 원래 그런 강아지인 줄 알았는데 다른 영양제 중에서는 안 먹는 것도 있었다. 다른 분들 말대로 기호성이 좋았다.
영양제는 참 드라마틱했다. 코코가 다리를 들고 걷지 않았다. 다리를 다시 땅바닥에 붙이고 잘 걸었다. 중간에 걱정스러워서 엑스레이 촬영과 진료는 한 번씩 봤다. 의사 선생님 말씀으로는 한 살 되기 전에 슬개골 탈구가 생긴 건 선천적으로 다리가 약한 거라고 했다.
코코는 동물병원에서 파는 걸 사 왔다. 아마도 코코의 엄마는 강아지 공장 출신일 거고 그 환경이 좋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제대로 대비하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가끔 뉴스에서 슬개골 탈구에 걸린 강아지 수술시켜 주기 부담스러워 버리는 개 주인이 있다고 볼 때마다 한숨이 나왔다.
자세히 보면 뒷다리가 안쪽으로 휜 걸 알 수 있다.
생각 없이 말을 툭 내뱉는 수많은 사람들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건 주기적으로 코코 다리를 살펴보는 것이었다. 그 와중에 안타까운 건 코코다리가 점점 안쪽으로 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뒤에서 보면 확연하게 티가 날 정도여서 지나가는 사람이 어쩌다 발견하면 말을 할 정도였다. 은근 그게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누군가 자기 얘기를 하며 지적하는 걸 알아챈 똑똑한 코코가 예민해지는 걸 여러 번 보았다.
동물도 다 안다. 무심코 툭 던진 말이 상처가 될 수 있다. 제발 역지사지라는 사자성어를 생각하며 말했으면 좋겠다.
아빠도 코코다리가 안 좋다는 걸 알고 걷는 것보다 자주 안아주었다. 안아주면 코코도 신이 나 주변을 둘러보고 다녔다. 게다가 늘 함께 하며 주변을 돌아다니다 보니 아빠와 코코 얼굴을 알아보는 상인들이 늘어나 우리 집에 ‘코코네 집’이 된 것이다.
코코 다리가 새끼 때 그대로였으면 좋았을 텐데 날이 갈수록 더 심해졌다.
▶ 다음 편에 계속
▶ 출처
- 사진 출처 : 개인 소장 (개인이 찍은 사진과 엑스레이는 병원에서 받은 사진)
★병원 엑스레이 사진은 실제 코코 걸로 병원에서 견주인 저에게 준 것이지만 혹시나 문제가 되면 내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