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쓰는 코코 누나 Apr 24. 2023

어느 날, 코코 가슴에 혹이 생겼다.

견생 10살이면 아픈 곳이 생긴다. - 1

코코는 잘 때 혀를 내밀고 귀여운 척한다. 예쁘다.

아낌없이 주는 반려견


우리는 매번 강아지를 만지고 들어 올리고 예쁘다고 한다. 사실 마냥 예쁜 우리 반려견이 아픈 걸 눈치가 빠르거나 꼼꼼하면 강아지가 금세 눈치챌 거고, 무심하거나 무딘 사람들은 그냥 스치고 지나갈 수도 있다. 나는 아마도 후자인 듯하다. 왜냐하면, 코코의 가슴에 혹이 생긴 걸 처음에 알아채지 못했기 때문이다.


벌써 몇 년 된 일이다. 평소에도 퇴근하고 돌아오면 코코에게 뽀뽀하고, 등을 쓸면서 안정감을 찾고 피곤함을 풀었다. 코코는 밤에 잘 때 기분이 좋거나 안심이 많이 되면 배를 등에 대고 사람처럼 잔다. 그때 가슴과 배를 쓸어내릴 때 따끈한 온기와 복슬복슬한 하얀 털이 좋아서 많이 만진다.


반려견은 보호자에게 존재 그 자체만으로 행복함을 준다. 그리고 본인이 가진 걸 다 내준다. 아픈 것도 모른 채.  


우연히 발견된 코코의 혹


그날도 코코 털을 만지다 우연히 오른쪽 팔 근처 가슴에서 볼록한 게 느껴졌다. 처음엔 긴가민가했다. 그냥 뼈인가 싶어서 무심코 넘겼는데 몇 날 며칠이 지나도 줄어들지 않고 점점 커져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이걸 알아채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나마 다행인 건 코코가 아파하지 않는다는 거다. 아무래도 병원에 가서 검사해 봐야 할 것 같아서 데리고 갔다.


병원에 갔더니 의사 선생님은 크기나 모양으로 봐서 ‘지방종’인 것 같은데 확실하지 않다며 정확하게 하려면 안에 있는 걸 뽑아서 검사해 봐야 한다고 했다. 금액이 좀 들어가긴 했지만 돈보다도 코코의 건강이 더 중요했기에 검사해 달라고 했다. 그 결과 내부에서 ‘지방’이 검출되었다고 했다. 지방종이 맞았다.


지방종이 뭔지 궁금해서 집으로 와 인터넷으로 좀 더 찾아봤다.


자료에 따르면 반려견의 피부에 발생하는 혹은 단순 염증이거나 종양일 가능성이 있고 한다. 종양은 체내 세포가 과잉 증식한 상태로 양성과 악성으로 나뉘는데 양성은 신체에 큰 해를 끼치지 않는다. 대표적인 양성종양으로는 지방종과 선종이 있는데 지방종은 통증도 없고 다른 기관에 전이하지 않아 급하게 수술하지 않아도 된다. 대신 크기가 커져 근육이나 뼈를 압박하면 수술로 제거한단다.


의사 선생님도 지방종은 불편하면 제거해도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그냥 둬도 된다고 했다. 결국, 그냥 두기로 했다.

코코 가슴에 있는 지방종을 덮을 수 있는 넓은 하네스로 바꿨다.


코코에게 맞는 하네스 찾기


일단 더는 번지지 않으면 괜찮을 거 같아 걱정이 줄어들긴 했지만, 더 커지거나 불편해 보이는 걸 줄여줘야 할 것 같아 혹을 자극할 만한 게 뭐가 있나 곰곰이 생각했다. 그때 딱 하나가 떠올랐다. 바로 하네스였다.


하네스는 강아지가 산책할 때 쓰는 줄인데 목줄이 목에 두르는 거면 하네스는 가슴에 두른다. 코코는 크기가 작은 소형견이라 하네스를 아기 때부터 썼다. 코코가 산책할 때 말을 안 듣거나 멈춰야 할 때 줄을 당기면 가슴 쪽에 걸친 줄이 당겨진다. 그런데 하네스 줄을 자세히 보면 1㎝에서 2㎝ 정도 되는데 양쪽 끝부분이 단단하고, 위치가 코코 지방종 근처라 자극되기 딱 좋았다.


아무래도 걱정이 되었다. 말 못 하는 강아지가 얼마나 아팠을까 싶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조금이라도 편하게 해주고 싶어 고민하기 시작했다. 우선 하네스를 바꿀 생각에 인터넷 검색을 했다. 가슴에 있는 지방종을 다 덮을만한 크기면 될 거 같아 사이트 이곳저곳을 뒤져 다행히 맞는 걸 하나 찾았다.


코코의 머리부터 꼬리까지의 길이, 등부터 발바닥까지의 길이 그리고 살집까지 고려해야 해서 맞는 걸 찾기 애매했다. 소형견인데 살이 있는 편이라 작은 걸로 안되기 때문이다. 인터넷 사이트에 하네스 크기가 자세히 나와서 우선 맞다 싶은 걸로 주문했다.


하네스는 천으로 된 건데 코코의 가슴을 넓게 감싸서 혹을 자극하지 않아 다행이었다. 여름에 더울 때가 걱정되기는 하지만 코코의 지방종이 커지지 않는 게 더 중요했다. 코코는 넓어진 하네스에 잘 적응했고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더 커지지 않고 잘 지내고 있다. 어느 정도 해결이 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그런데 마음 아프게도 지방종이 해결된 이후 코코에게 또 다른 증상이 나타났다.


▶ 다음 편에 계속

▶ 출처

- 사진 출처 : 개인 소장 & pexels

- 지방종 자료 : 네이버 지식백과

이전 11화 강아지가 살찌면 수술이 힘들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