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생 10살이면 아픈 곳이 생긴다. - 2
그날도 늘 그렇듯 예쁘다고 얼굴을 만지고 뽀뽀하고 털도 쓸어주고 있었다. 퇴근하고 코코를 만지는 건 인사이며 서로에 대한 공감이다. 동시에 아픈 곳은 없는지 본능적으로 살핀다. 그런데 평소와 달리 눈이 뭔가 볼록한 게 모양이 이상해서 자세히 봤다. 바로 병원에 가기엔 애매했고 하루 이틀이면 괜찮아지겠지 싶어 일단 지켜보기로 하고 뒀다. 문제는 시간이 지나도 좋아지지 않고 오히려 더 안 좋아지는 거다. 결국, 병원에 데리고 갔다.
집 근처에 있는 병원에서는 단순 염증이라며 약을 지어주었다. 보통 5일에서 7일 정도 분량의 약을 지어주었는데 하루 이틀 지나고 나면 서서히 좋아지는 게 보였다. 그러다 며칠 지나서 가라앉았고 금세 코코 눈에 대한 걱정이 사라졌다. 굉장히 단순한 생각이었다. 눈에 뭐가 나는 걸 보고 코코 나이가 7살이 넘어가며 노견이 되어가고 있는 탓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며칠 지나고 또다시 코코 눈에 다래끼같이 뭔가 툭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괜찮아지면 며칠 지나고 또 나기를 반복했다. 약을 먹이면 잠시 괜찮아지다가 며칠 후에 또 생겼다. 뭐라도 먹여야 하나 싶어 눈 영양제를 알아보고 먹이기도 했다. 그때 머릿속에 좀 더 전문적인 다른 병원에 데리고 가야 하나 스치고 지나갔지만 쉽지 않았던 게 당시 우리 집 상황이 좋지 않았다.
아빠가 많이 아팠다. 아빠는 지병이 있었고 당시 병원에 꾸준히 다니고 검사하고 약 드시고 그걸 반복하던 때였다. 게다가 상태가 매우 안 좋아서 코코를 더 자세히 다른 병원에 데리고 갈 여유가 없었다. 코코가 약을 먹으면 상태가 좋아지고 며칠은 괜찮아서 더 큰 병원에 갈 생각을 못했던 탓도 있다.
또 한 가지 문제는 내가 차가 없고 운전을 못해서 무조건 동생과 가야 한다는 것이다. 아니면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강아지가 타거나 들어가면 안 되는 곳이 꽤 많은 데다가 코코가 잘 짖는 편이라 웬만하면 동생과 시간 맞춰 같이 간다. 한 번은 동생과 함께 가지 못해 혼자 코코만 데리고 옆 동네 병원에 갔다가 어쩔 수 없이 택시를 타야 했는데 부탁하고 또 부탁해서 겨우 탔다.
무던히 약 먹고 가라앉고 그저 넘기고 한 게 일 년을 넘어갔고 그사이 우리 집은 이사를 하게 되었다. 병원도 바뀌고 환경도 바뀌었다. 시간이 더 흘러 코코는 어느새 열 살을 향해 가고 있었다. 이사 오고 나서 한동안 괜찮아서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다시 눈에 뭔가가 나기 시작했다.
정말 우연히 발견했는데 눈 안쪽에 하얗고 동그란 게 볼록 올라왔다. 코코를 데리고 새로 다니기 사직한 집 근처 병원에 데려갔다. 전에 살던 동네에서 다녔던 병원과 똑같이 염증을 가라앉히는 약을 줘서 결국 또 먹였다. 역시 가라앉기 시작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고 또다시 눈 안에 하얗게 염증이 올라왔다. 그때 깨달았다. 이건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말이다. 이게 집 근처 병원에 간다고 될 일이 아니고, 나는 돈을 투자할 만큼 투자했으며 뭔가 다른 대책을 세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본적인 원인을 알 필요성이 있었다.
▶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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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개인 소장 및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