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사람을 잇는 이자영 대표
“여기는 뭘까?” 시끌벅적한 석촌호수 동호 부근 먹자골목에 얌전히 터를 잡은 독특한 외관의 5층 건물. 호기심 자극하는 실험적인 건축물 송파마이크로하우징은 ‘그림 공간’을 품고 있다.
‘에브리데이몬데이’ 그림을 테마로 꾸며진 공간으로 2층은 갤러리, 지하 1층과 2층은 갤러리 아트숍과 카페다. 아담한 공간은 독창적이다.
갤러리카페는 지하지만 창을 통해 햇살이 들어오며 사방을 화이트 톤으로 꾸며 화사하다. 1층 카페는 유리 통창을 통해 전시가 바뀔 때마다 달라지는 건물 벽면의 벽화를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2층 갤러리는 한눈에 모든 걸 보여주는 여느 전시장과 달리 아기자기해 공간을 분리해 작품 전시를 독창적으로 할 수 있도록 꾸몄다.
에브리데이몬데이는 미술의 여러 장르 중에서 일러스트, 캐릭터 아트, 뉴컨템포러리아트 계열 작품에 집중한 색깔이 분명한 갤러리다. 2014년 갤러리 문을 연 후 이자영 대표가 강단 있게 공간을 이끌어가고 있다.
그동안 장콸, 김희수, 노보 등 국내 작가들과 미국의 엔디 리멘터, 호주 제레미빌, 네덜란드 레이몬드 램스트라 같은 해외 작가들, 해외에서 활동중인 한국 출신의 스티키 몽거, 윤협 작가 전시회가 열렸다.
뉴욕에서 일러스트를 공부하며 동화작가를 꿈꾸던 이 대표는 우연히 찾아온 갤러리 운영 기회를 꽉 붙잡았다.
“뉴욕에서 미술 공부할 때 학교 주변에 이 같은 갤러리가 많았어요. 틈나는 대로 전시 감상하러 다니며 영감을 받았지요. 전시장은 작가님과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소통 창구이기도 했어요. 이런 경험들이 내 그림 작업을 할 때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우리나라에 이런 갤러리를 만들고 싶었고 전공이 일러스트라 내가 자신 있는 장르에 집중했지요.”
“일반인들은 ‘작가의 세계’를 궁금해 하세요. 소통의 기회를 다양하게 마련하며 작가와 관람객을 이어주는 게 갤러리의 몫이지요. 갤러리 밖으로 찾아가는 미술 퍼포먼스도 호응이 좋습니다. 일본 작가 아키노리 오이시는 갤러리 전시 기간 중에 송파 일대 학교 복도에 벽화 그리기를 진행해 호평 받기도 했습니다. 한달 동안 국내에 머물려 한국적인 색깔을 발견한 작가에게도 프로젝트를 기획한 우리 갤러리도, 또 작가의 벽화 작업 모습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학생들에게도 색다른 경험이었지요.”
“마이크로하우징은 갤러리 공간을 제외하고는 3층부터 5층까지는 원룸형 셰어하우스 14채가 옹기종기 모여 있고 스테인리스 스틸을 꼬아 만든 가느다란 구조물이 외관을 감싸고 있는 튀는 건물이지요. 한국과 미국에서 주는 건축상을 여러 개 수상했어요. 원래는 지하1층부터 2층까지 갤러리를 테마로 하나로 연결되는 공간으로 설계했는데 우리나라 건축법 때문에 따로따로 분리돼 버려 많이 아쉽죠. 지하1층 카페에는 전시가 바뀔 때마다 작가의 작품을 걸며 갤러리 연장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어요. 작가의 굿즈, 아트상품을 선보이는 아트샵을 마련해 카페를 찾는 손님들이 그림에 관심 가질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전시와 연계해 작가 캐릭터를 살린 한정한 카페 메뉴를 선보이기도 해요. 건물 외벽에는 전시 테마에 맞춰 야외 벽화를 그리는데 1층 카페는 ‘벽화 뷰포인트’에 초점을 둬 벽면을 통유리로 설치했습니다. 갤러리는 전시 콘셉트에 맞춰 공간 구성, 컬러를 매번 바꿉니다. 현재 열리는 그랙 앤 칼 전시는 강렬한 레드로 공간 전체를 꾸몄습니다.”
“좋아하는 공간에서 좋아하는 일 하고 싶어서 부푼 기대감 안고 멋모르고 갤러리 사업에 뛰어들었는데 정말 힘들어요. 전시 바뀔 때마다 작업복 입고 페인트 칠 하는 막노동을 감수해야 하고 까다롭고 예민한 작가들과 의견 조율은 늘 피를 말리죠. 금전적으로 손익 맞추기는 늘 숙제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전시를 기획해 대중에게 작가들 소개하고 관람객의 반응을 이끌어내는 작업 과정이 재밌고 좋아서 힘듦을 이겨냅니다. 우리 갤러리는 모든 전시를 기획전으로만 진행해요. 국내외 작가. 작품들 세심하게 모니터링하며 자체적으로 전시 기회를 합니다. 갤러리 대관 문의 많이 받고 실제로 공간 빌려주면 금전적인 도움도 될 테지만 모두 거절해요. 우리 갤러리만의 색깔을 유지하고 싶어서입니다. 우연히 방문했는데 에브리데이몬데이에서 엉뚱한 전시가 열리면 배신감을 느끼지 않겠어요. 힘들어도 버티니까 새로운 기회가 계속 생겨요. 기업, 백화점들이 계속 콜라보 협업의 문을 두드리네요. 현재 우리 갤러리와 잠실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아트홀, 부산롯데 광복점 세 군데서 그랙 앤 칼 전시가 동시에 열고 있습니다. 우리 갤러리를 거쳐 국내외에서 유명해진 작가분들로 여럿 나오고 있어요. 꾸준히 작가인력풀을 축적해온 덕분에 아트페어 참여도 준비중입니다.”
에브리데이몬데이 갤러리 투어에는 성인뿐만 아니라 미대 중비중인 고교생들과 그림 좋아하는 초중생도 함께 참여해 여유롭게 차 마시며 공간 곳곳을 둘러보고 작품을 감상했다. 전시장 틀을 벗어나 공간 전체를 작품 전시에 활용한다는 이 대표의 설명을 다들 흥미롭게 경청했다.
“아직 에브리데이몬데이를 모르는 분들이 많은데 갤러리 가까이 사는 다양한 분들이 우리 공간에 오셔서 미술 작품과 친해질 기회를 갖게 되어 기쁩니다. 그림으로 지역과 자유롭게 소통하고 싶다는 소망은 늘 갖고 있습니다”
인연을 맺은 작가들과 활동 영역을 차근차근 확장해 나가는 이 대표의 에브리데이몬데이, 미래가 궁금하고 기대된다
에브리데이몬데이 이자영대표 인터뷰와 갤러리 투어 이모저모를 동영상으로 감상하세요!
에브리데이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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