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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석, ‘마블리’에 필적하는 깜찍함

영화 ‘봉이 김선달’

by 나효진 Jun 22.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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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 KS마크’라 일컬어지는 다작 배우의 쌍두마차는 이경영과 오달수입니다. 출연작보다 안 나오는 영화를 꼽는 것이 더 빠를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두 사람은 ‘다작 요정’이라는 별명까지 보유하고 있죠. 그렇다면 충무로에서 가장 러블리한 ‘귀요미’계의 양대산맥은 누가 지키고 있을까요?


‘마블리’ 혹은 ‘마요미’로 불리는 마동석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신체 비율을 해치는 굵직한 팔다리와 풀린 듯하면서도 날카로운 눈은 그의 귀여운 면모와 완벽히 배치되며 외려 매력을 돋보이게 만듭니다. 그런데 ‘마블리’의 아성을 위협하는 깜찍한 배우가 한 명 더 있습니다. 고창석이 그 주인공입니다. 쭉 째진 눈과 투실투실한 볼, 덥수룩한 수염까지 ‘악당 포스’를 온몸으로 내뿜고 있지만 사랑스러움으로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죠. ‘헬로우 고스트’의 골초 귀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땅굴파기 전문가,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남한 고정간첩으로서 보여줬던 연기들로 남다른 존재감을 뽐내왔던 그입니다.


오는 7월 6일 개봉하는 영화 ‘봉이 김선달’에서는 고창석의 깜찍함이 한층 더 폭발했습니다. 그는 의적 비슷한 인물로 그려지는 김선달(유승호 분)의 조수 역할을 하는 보원으로 분했는데요. 언뜻 둔해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임기응변으로는 따라갈 자가 없는 순발력을 자랑합니다.



지난 21일 열린 ‘봉이 김선달’의 기자간담회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고창석은 무려 23살 연하의 유승호보다도 귀여운 모습과 말투로 다소 굳어 있던 회장의 분위기를 녹였습니다. 취재 중이라 웃을 틈이 없던 기자석도 그의 너스레에 한바탕 웃음바다가 되곤 했습니다. 질문을 받을 때마다 답변 말미 ‘감사합니다’를 꼭 붙이는 예의 바른 모습도 그에 대한 호감도를 쭉쭉 올렸습니다.


고창석은 극 중 사기패의 일원으로 등장하다 보니 의금부에게 쫓기는 장면들을 많이 찍었는데요. 의외의 날렵함이 모두를 놀라게 했습니다. 이에 대해 고창석은 “뚱뚱한 사람들이 둔하면 잘 안 팔려요”라고 말문을 열어 폭소를 자아냈습니다. 그러면서 “그래서 운동을 많이 했는데, 인간이니까 살이 빠져요. 이 몸을 유지하려고 밤낮으로 많이 먹는 게 힘들었습니다”라고 덧붙이기도 했죠. 몸 쓰는 연기가 생각보다 재미있었다는 고창석은 언제까지 날렵하게 움직일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네요.



그가 영화 속 가짜 무당 역할을 맡은 라미란과 펼치는 러브라인은 단연 ‘봉이 김선달’의 볼거리입니다. 고창석은 “여태까지 멜로 라인이 별로 없었는데, 미란씨랑 열심히 찍어 보려고 했습니다”라며 “그런데 카메라 밖에서는 미란씨가 항상 유승호나 시우민이랑 놀지 저랑 안 놀아 줘서 솔직히 섭섭했습니다”라고 너무나도 솔직한 후일담을 털어놔 모두의 웃음보를 자극했습니다. 이어 “미란아, 섭섭했다!”라고 크게 외친 후에는 “카메라 돌 때 만큼은 열심히 했습니다. 왜, 우리는 프로니까”라고 답변을 마무리해 다시 한 번 큰 웃음을 선사했죠.


마지막 인사까지도 예사롭지 않은 귀여움이 엿보였습니다. 고창석은 이날 회장에 수수한 티셔츠 차림으로 등장했는데요. 영화에 대한 기대를 당부하기 직전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자신과 유승호의 의상을 언급했습니다. “제작보고회 때 유승호가 옷을 수수하게 입고 와서 저도 양복을 입고 오려고 하다가 이렇게 입었는데, 승호가 마이클 잭슨 복장을 하고 올 줄은 몰랐습니다”라고 쑥스러워하며 말하는 고창석 때문에 얼굴에서 미소를 지우기가 힘들었습니다. 이날 유승호는 올블랙에 반짝이는 장식이 돋보이는 멋진 의상을 입었거든요. 간담회 내내 얼마나 신경을 썼던 걸까요. 고창석은 “미용실에서 머리는 하고 왔는데… ‘저 자식 성의 없게 뭐야’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유승호 군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 였으니까”라고 깜찍한 변명을 늘어 놓는 그는 과연 충무로 ‘귀요미’계의 TOP2라 불릴 만했습니다.


그런 고창석의 러블리함이 제대로 양념 역할을 한 작품, ‘봉이 김선달’은 ‘마블리’ 마동석의 ‘굿바이 싱글’과는 일주일 차이를 두고 개봉합니다. 이 ‘귀요미’들의 격돌을 지켜 보는 것도 두 영화를 보는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을 듯하네요.


[사진] ‘봉이 김선달’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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