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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태현 Sep 30. 2015

가시 투성이 삶에 피는 꽃

#001 "누구나 한 번 쯤은 꽃 피울 꿈을 꾸며 산다"



가시 투성이의 인생을 살아도 누구나 한 번 쯤은 꽃 피울 꿈을 꾸며 산다







선인장에 핀 꽃은 귀한 편이다. 쉽게 접할 수 없기에 신기하기도 하고 더 아름다워 보이기도 한다. 어떤 선인장의 꽃은 백 년 만에 핀다고 하기도 하고, 과장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천 년 만에 핀다고도 말한다. 그만큼 귀하다는 뜻이다.


어느 따사로운 날 식물원에 들렀다가 우연히 선인장의 꽃을 한 송이 보았다. 무성한 가시 투성이의 몸에서 피었다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천사의 날개와도 같은 이파리를 한껏 펼친 아름다운 꽃이었다.

'어찌 이리도 가상하게 꽃을 피웠을까?'

감탄을 하며 한 참을 앉아있었다.

그렇게 앉아 있다 보니 인생에 대한 여러 가지 단상들이 떠올랐다.







지금 내 모습을 보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돌아보니 끼니를 잇지 못해 굶주리던 때도 있었고, 학비가 없어 전전긍긍하던 때도 있었다.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실패와 배신도 경험했었다. 때때로 그런 일들이 기억이라는 길을 따라 나를 찾아와 찌르고 박혀 가시가 되었다. 나를 찌르던 것들이 오히려 방향이 바뀌어 내가 남을 찌르는 가시가 되어버리곤 했다. 그렇게 나의 상처는 더욱더 나를 외롭고 괴롭게 만들었다. 그런 내 모습이 어떤 때는 괴물이라도 된 것 같았다.







우리 인생은 동화책에 나오는 유리로 된 반짝이는 계단이 아닐 수도 있다. 유리조각도 있고, 돌멩이도 있고, 심지어 못도 삐죽 튀어나와 있는 험한 계단일 때가 더 많다. 하지만 외롭고 괴로워도 위를 바라보며 계단을 하나씩 올라서 보면 놀랍게도 매번 다른 세상이 열린다. 아래에서는 도저히 볼 수 없었던 풍경과, 알 수 없었던 지식을 만나게 된다.


괴롭더라도 꿈을 잃지 말고 한 계단씩 인생을 올라가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세상이 끝난 것 같고, 인생이 실패한 것 같아도 포기하기 전까지는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가시 투성이의 삶이라고 해서 꽃이 없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더 귀하고 예쁜 꽃이 필 수도 있다. 자기 인생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고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백 날이 걸리든 천 날이 걸리든 그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해도, 반드시 꽃은 피게 마련이다. 천사의 날개와도 같은 아름다운 꽃이 필뿐 아니라, 그 꽃으로 인해 열매가 맺히게 되는 법이다.







선인장이 피워낸 아름다운 꽃을 보며 떠오른 단상들이 있다. 가시 투성이의 내 삶에도 이런 꽃이 피어나리라는 기대와, 그 누구라도 한 번 쯤은 꽃을 피울 꿈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 그래서 나를 포함한 그 누구라도 먼저 포기부터 해서는 안 된다는 것.


가상하게 아름다운 꽃을 피운 선인장을 보며, 가시 투성이의 인생에도 꽃이 피어난다는 진실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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