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행하고 있는 브레이브걸스를 보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가끔 역주행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유명해지는 가수들이 있다. EXID가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는데, 하니의 직캠 영상이 화제가 되면서 '위아래' 노래가 역주행을 했고 그 후 EXID는 인기 아이돌 반열에 올랐다. 그때만 해도 역주행이라는 문화가 흔치 않았기 때문에 이렇게 갑자기 뜨는 그룹이 있다는 게 신기하기만 했다. 특히 '위아래' 노래는 당시 국민가요 수준으로 인기를 끌었는데, 웬만한 사람들은 한 번쯤은 시그니처 안무를 따라 해 봤을 것이다. 중독성 있는 노래의 후렴구와 안무 동작이 EXID라는 그룹의 인기를 뒷받침하기에 충분했다.
이후 다양한 가수들이 역주행으로 돌아왔다. 최근 가장 핫한 그룹은 브레이브 걸스. '롤린'이라는 노래는 2017년에 발매가 되었는데 무려 4년 만에 역주행을 했다. EXID의 직캠과는 달리 브레이브 걸스의 영상은 '위문열차' 무대와 음악 방송 무대를 교차 편집한 후 재미있는 댓글로 흥미를 끌었다. 영상을 보면 군인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은데 최근 다양한 방송에 나온 브레이브 걸스의 인터뷰 영상을 보고 알게 된 사실은 군대에서는 이미 '롤린'이라는 노래가 핫했다는 것이다. 전쟁 때 '롤린' 노래를 틀어주면 이길 수 있을 거라는 재치 있는 댓글만 봐도 군인들에게 이 노래가 얼마나 인기 있었는지 알 수 있다. 특히 가오리 춤이라고 불리는 춤을 다 같이 따라 추는 군인들의 모습에서 진짜 행복이 느껴졌다.
그 외에도 역주행의 신화를 쓴 가수 중 '1일 1 깡' 신드롬을 만들어 낸 비와 '우리 집 준호'라는 애칭까지 얻게 된 2PM의 준호가 눈에 띈다. 비의 경우 '깡'이라는 노래의 뮤직비디오에서 누구보다 진지하게 퍼포먼스를 보여주지만 그의 진지한 모습과는 달리 어딘지 모르게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분위기 때문에 시선을 끌었고, 비의 오랜 팬이 쓴 시무 20조라는 댓글 덕분에 더욱 인기를 끌게 되었다. 비는 2년 만에 역주행의 신화를 기록했고,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2PM의 준호는 직캠의 힘으로 일어섰다. 어느샌가 연기자로 활동하던 그가 군대에서 열심히 훈련을 받고 있을 무렵 갑작스럽게 '우리 집'이라는 노래의 직캠이 빵 떴다. 준호의 춤 선과 묘하게 섹시한 노래가 시너지를 이뤄 10대부터 30대 여심을 모두 앗아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제대를 했다는 소식과 함께 '우리 집 준호'에 열광하던 이들은 다시 한번 그 무대를 볼 수 있는 거냐며 기대를 하고 있다.
역주행이라는 문화가 발생된 것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유튜브 문화가 커지면서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짧게 올라와 있는 영상 하나가 급류를 타기 시작하면 재미있는 댓글과 함께 조회 수, 좋아요 수가 미친 듯이 올라간다. 사람들은 너나 할 거 없이 유명세를 치르기 시작한 동영상을 거론하며 '너 그거 봤어?'라는 말을 안부 인사 건네듯 건넨다. 마치 유행하는 그 영상을 아직도 안 봤냐며, 아마 너만 안 봤을 거라며 겁을 주듯 추천하는 사람들. 그렇게 엄청난 파급력으로 퍼지기 시작하는 영상 덕분에 누군가는 가수의 꿈을 접고 평범한 삶을 선택하려다가 꿈같은 일을 겪게 된다.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나온 브레이브 걸스의 인터뷰를 보고 참 기특하면서도 안쓰러웠다. 멤버들은 꽤 오랜 시간 활동을 해왔지만 큰 반응이 없자, 자격증을 따거나 가수 활동과 관련 없는 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언제 이 일을 그만두고 이직을 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그녀들은 불안함을 잠재우기 위한 방법으로 최선의 노력을 했으리라. 한 멤버는 멤버들과 활동을 정리하자는 말을 하기 위해 대표님과 약속을 잡았는데 그 다음날 동영상이 빵 뜨면서 그 자리가 앞으로 어떻게 활동할지를 이야기하는 자리가 되어 너무 신기했다고 말했다. 그리도 또 한 멤버는 일이 너무 풀리지 않아 그러면 안 되는 걸 알면서 엄마 앞에서 목 놓아 울었다고 했다. 아직은 브레이브 걸스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인터뷰를 보고 난 후 노력하는 사람들이 잘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응원하게 됐다. 밀 보드 차트 1위로 시작된 노래가 음악 프로그램에서 당당하게 1위를 차지했다. 고생한 만큼 더 많은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롤린'의 인기가 사그라들기 전에 브레이브 걸스가 더 좋은 노래를 만나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