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불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 자신이 좋아하는 무언가를 강력하게 이야기할 때면 우리는 흔히 이런 말을 한다.
"넌 호불호가 강하구나. 취향이 정말 확고해!"
나는 이 말이 누군가에게 실례가 될 거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얼마 전 취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언니의 말에 충격을 받았다. 언니는 누군가로부터 취향이 확고하다는 말을 듣는 게 싫다고 했다. 호불호가 강하다거나 취향이 확고하다는 말이 이기적이라는 의미로 들린다고 했다. 순간적으로 어떻게 그게 그 뜻이 될 수 있지,라고 생각했다.
취향이 확고하다. 호불호가 강하다. 이기적이다.
이해를 해보려 노력했다. 예를 들어, 세 명의 친구가 식당에 간다. 무슨 메뉴를 고를까 고민하고 있는데 아무거나를 외치는 두 명과 확고하게 메뉴를 읊는 친구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아무거나 파 친구들은 확고한 취향의 친구에게 '난 싫은데? 넌 왜 이렇게 이기적이야?'라고 할까? 아니면 '네 덕분에 빨리 결정했다.'라고 할까?
나는 사실 아무거나 파에 가까운 사람이다. 좋아하는 음식이 없는 건 아니지만 지인들과 식당에 갈 때 뭘 먹고 싶다고 강하게 주장한 적은 거의 없다. 진짜 미친 듯이 당기는 음식이 있지 않는 한! 그런데 이럴 때 누군가가 '나 이거 먹고 싶어!'라고 하면 그게 참 좋다. 한 사람의 확고한 취향이 결정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의 고민을 덜어주고, 그만큼의 시간을 단축시켜주었으니 고마울 지경! 그런데 왜 우리 언니는 호불호가 강한 걸 이기적인 것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이기적의 사전적 정의는 '자기 자신의 이익만을 꾀하는 것'. 만약 위의 예에서 확고한 취향이 이기적인 것이 되려면, 호불호 강한 친구가 말한 메뉴에 대해 아무거나를 외치던 친구가 싫은 내색을 표했는데도 무시하고 그 메뉴를 시켜야 한다. 하지만 아무리 취향이 확고해도 남이 싫다는 걸 무시하고 강행하는 사람은 없지 않을까. 그 취향이라는 것은 보통 자기 내면과 삶 속에서의 기준이지, 남에게 악영향을 미치면서까지 기준으로 내세우는 경우는 없으니까.
여러 가지로 생각해 보았지만, 취향이 확실한 건 절대 이기적인 게 아니다. 나는 그렇게 결론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