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소개팅이 들어온다.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누군가를 만나는 거 자체가 불안하고 꺼려지지만 들어오는 소개팅을 마다하지는 않는다. 물론 당장 만나기는 어려울 것 같아서 연락 정도만 주고받고, 코로나가 조금 잠잠해지면 만나기로 합의(?) 했다.
얼마 전, 후배에게서 요즘은 화상 소개팅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말 그대로 온택트 시대이다 보니 현실적 대안으로 나온 방법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화상 소개팅에 이점이 있는 반면 애매한 경우들이 있다고 한다. 예를 들면, 앉은 자리에서 상반신만 보여주며 대화를 하기 때문에 남자의 키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여자들에게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것. 또는 은은하게 느껴지는 체취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 역시 판단할 기준이 사라지는 것이다.
어릴 때는 나도 다양한 조건들을 체크했었다. 키, 몸매, 얼굴 생김새, 손 크기, 성격, 향수 냄새 등 모든 게 완벽한 사람을 찾았었는데 나이가 들다 보니 다 부질없음을 깨달았다. 내가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다정하고 온화한 성격과 미래에 대한 계획이 확실한 사람! 키나 얼굴, 외모에 대한 의미 부여를 포기한지는 꽤 되었다. 나와 비슷한 키의 사람을 만나기도 했었고, 타인의 눈에는 못생겼지만 내 눈에 귀여운 사람을 만난 적도 있었다. 그 사람의 매력을 느끼면 외적인 부분은 아무 소용 없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화상 소개팅이라는 건 결국 외적인 모습을 중점적으로 보게 되는 시스템인 것 같다. 특히 얼굴! 대화를 나누면서 웃음 코드라든지, 취향, 말투, 성격을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자주 만나는 친구와도 영상 통화를 하면 어색하고 낯설게 느껴지는데 처음 보는 사람과 모니터를 통해 소통하는 것이 얼마나 진정성 있게 다가올까? 직접 마주하면서 대화를 나눴을 때 풍겨지는 이미지, 아주 가끔씩 느껴지는 향기, 사소하지만 불현듯 튀어나오는 배려심 등을 아예 느낄 수 없다니. 인간미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화상 소개팅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코로나 시대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 연애를 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그보다는 좋아하는 감정을 마음 편히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 마음 놓고 사람을 만나고, 밤늦은 시간에도 사람들과 함께 술잔을 기울일 수 있는 그런 순간이 왔으면 좋겠다. 사소했던 일상이 너무나도 그리운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