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 눈품팔기

옷 쇼핑을 하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by 몽상가 J

요즘 옷은 주로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입한다. 코로나 때문에 생긴 특수상황이라기보다는 오프라인 매장을 돌면서 장시간 쇼핑하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 1인이기에 이미 오래전부터 온라인으로 옷을 구매하는 게 익숙해졌다. 휴대폰으로 쇼핑몰을 뒤적이다 보면 1~2시간을 넘기는 건 예삿일이다. 그러다 보면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옷을 우연히 발견하기도 하지만, 아까 봤던 옷과 똑같은데 조금 저렴하거나 또는 더 비싸게 파는 쇼핑몰을 발견하게 된다. 마음에 드는 옷이 있어도 쉽게 옷을 지르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같은 옷을 여러 곳에서 판매하는 건 당연하다. 예쁘고, 질 좋은 옷은 어떤 판매자의 눈에도 가치 있는 상품이라고 여겨지기에 여기저기서 판매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가격이다. 적게는 몇 백 원부터 크게는 만 원에 가까운 가격 차이가 난다. 소비자가 이런 사태에 농락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다양한 의류 쇼핑몰을 한데 모아놓은 어플을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나는 이미 세 개의 유명 어플을 다운로드하여 수시로 지켜보고 있다. 손쉽게 가격 비교를 하는 걸로는 이만한 어플이 없다. 특히 이런 어플의 순기능은 내가 어떤 옷을 보고 있으면 똑같은 옷 또는 비슷한 옷을 파는 업체를 이어서 소개해 준다는 것이다. 한눈에 가격을 비교할 수 있는 기능 덕분에 발품 아닌 눈품을 팔아야 하는 소비자는 그 옷이 마음에 들어도 더 싸게 판매하는 곳이 있으면 바로 갈아탈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눈품을 파는 것이 발품을 파는 것보다 시간, 비용 대비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단점도 명확하다. 직접 보고 살 수 없기 때문에 재질을 확인할 수 없고, 모델이 입은 사진만 보고는 핏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 특히 포토샵이 점점 진화하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믿을 수 없다. 또 사이즈나 스판기(?)를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수치만 보고 샀다가 낭패를 보고 반품 또는 교환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추가 비용과 시간이 든다는 단점을 생각하면 직접 보고 사는 게 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웬만한 리뷰를 다 읽어보고 사기 때문에 실패한 적이 그리 많지는 않다. 간혹 생각지 못한 재질이나 상품의 문제가 있어서 반품을 하는 경우는 있지만.


퇴근길에 발길을 사로잡은 레드 원피스를 바로 지르지 않은 이유는 잠들기 전 한 시간 내외로 쇼핑몰을 둘러보다 보면 똑같은 옷을 최소 몇천 원은 싸게 구입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최근에 비슷한 유형의 원피스를 본 것도 같다. 어제 텅장이 되어버린 통장 잔고를 확인하고도 정신을 못 차리고 또다시 어플을 켜는 나란 인간. 그래도 몇 천 원 아끼겠다고 보자마자 지르지 않은 나에게 세미 박수를 쳐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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