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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by 리시안

베란다 문틈으로 슬며시 들어오는 바람이

보드라운 햇살이 되어 내 뺨을 어루만진다

나는 눈을 감고 바람과 바람 사이에 선다

마음과 마음 사이에 서 있다

바람의 막과 막 사이

차갑고 때로는 따뜻한


만개를 기다리는 도화의 봉우리마다

볼그레 수줍은 봄바람이 살랑거린다

당신은 몸을 굽혀 꽃과 꽃 사이에 선다

기다림과 기다림의 사이에 서 있다

꽃의 첫향과 잔향 사이

진하고 때로는 연한


머뭇거리다 놓쳐버린 계절보다

오지 않는 찬란한 계절보다

나와 당신이 꽃피울 계절은 선하다

사랑과 사랑의 사이에 서 있다

시작과 끝이 아니어도 되는 세상

애매모호한 그래서 아름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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