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아서 몰랐던
실금 같은 상처가
틈 사이로 꽁꽁 숨어버렸다
시퍼런 구멍이 뚫린 날
작은 상처라서 괜찮은 건 없단 걸
거울에 비친 나의 오만이
흔들리며 알려주었다
기어이 바닥을 보고서야
차오르는 눈물은
하루 이틀 지나 굳어 버렸다
갈 곳 잃어 주저앉은 마음에
움켜잡지 못한 고백도
넋 놓고 있던 나의 불안에
더 이상 떨리지 않았다
슬픔은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고
낯선 기계가
자근거리며 기억을 지웠다
모르는 사실은
슬픔은 기억 밖의 일
천둥치던 아침
몸이 기억하고 있었다